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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겨울잠 자던 동물이 깨어난다는 경칩날
경칩날 보리 성장 보고 풍‧흉년 알 수 있어…작년 파종한 보리 얼지 않고 잘 자라
2020-03-05 11:20:32최종 업데이트 : 2020-03-06 15:13:19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고구마 묘종을 심고있는 도시농부의 아내.

고구마 묘종을 심고있는 도시농부의 아내.

오늘은 24절기 중 세 번째인 경칩(驚蟄)날이다. '우수(雨水)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말도 있다. 얼음 이나 언 땅이 녹아 날씨가 풀린다는 뜻이다. 경칩날에는 땅속에 들어가 겨울잠을 자던 동물이 깜작 놀라 깨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무렵이다. 음력으로는 2월 중이고 양력으로는 3월 5일 경이다. 개구리들은 번식기인 봄을 맞아 논에 물이 괸 곳에 알을 까놓는다. 풀들도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난다. 땅에서부터 오는 봄 소식이다.

 

요즘 아침저녁으로 일교차는 크지만 낮에는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 성종 실록에 의하면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하였다. 우수와 경칩은 새싹이 돋는 것을 기념하고 본격적인 농사 준비를 하는 중요한 절기'라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왕이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을 경칩이 지난 해일에 선농제와 함께 행하도록  정했으며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들이나 갓 자라는 풀이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을 내렸다'라고 한다. 예로부터 경칩에 전해 내려오는 여러 풍습들도 있다.

 

경칩에 개구리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데 좋고 낭습이 없어진다는 풍속이 있어 시골 장날이면 개구리알을 팔고 사 먹기도 한다. 경칩 때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벽을 바르는 집도 있다. 옛날에는 빈대와 벼룩이 많았다. 밝은 낮에는 벽이 갈라진 틈새에 숨어 있다가 밤이면 기어 나와 자는 사람을 물어 피를 빨아먹고 산다. 흙을 발라 벽 틈새를 메꾸니 빈대가 없어지는 풍습에서 비롯되었다.

농사지은 감자를 캐고있는 도시 농부(2019년 봄 촬영).

농사지은 감자를 캐고 있는 도시 농부(2019년 봄 촬영).

경칩 무렵에 고로쇠나무 수액을 먹으면 위장병이나 속병에 특효가 있다고 전한다. 보통 나무는 춘분이 지나야 나무에 물이 오르는데 전남 구례지방의 남쪽에 고로쇠나무는 일직 물이 오르기 때문에 나무에 구멍을 뚫어 수액을 받아 마시는데 한해의 새 기운을 받는 풍습에서 비롯돼 지금도 고로쇠 수액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경칩날에 보리의 성장을 보아 그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가을 추수가 끝나면 이듬해 여름철 식량으로 먹을 보리를 파종했다. 10~15cm쯤 자란 보리는 혹독한 겨울을 넘긴다. 겨울에 얼어 죽지 않고 잘 자라면 풍년이 들고 많이 얼어 죽으면 흉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다.
 

기자도 버스로 20분 거리에 딸이 살고 있는 화성 봉담읍 와우리에 밭 10평을 10만 원에 세를 얻어 몇해 전 부터 운동삼아 다니면서 밭농사를 짓는다. 봄이면 상추, 쑥갓, 오이, 감자, 부추, 강낭콩 고구마 등 10여 가지를 심는다.보리잎이 건강을 유지하는 다양한 식품으로 알려져 지난해 봄부터는 보리를 갈아 새싹을 잘라 상추와 함께 쌈 싸 먹었다. 일반적으로 보리는 가을에 씨를 뿌려 겨울을 넘기지만 봄에 파종해도 된다. 보리는 씨를 뿌리고 일주일쯤 되면 싹이 돋아나 쉽게 잘 자란다.
 

보리 잎이 10cm쯤 자라면 잘라서 믹서기에 갈아 즙을 내먹기도 하고 부추와 함께 부침개를 만들어먹기도 한다. 보리는 잘라내도 며칠 지나면 또 자란다 봄에 파종해도 4~5차례 잘라먹고 마지막에는 보리로 키우거나 아니면 보리 뿌리까지 캐서 믹서기에 갈아 즙으로 먹는다.

겨울을 넘긴 보리(위)와 시금치(아래).

겨울을 넘긴 보리(위)와 시금치(아래).

보리 잎의 효능은 다양하다. 우리 몸에 독소를 제거하는 것이 간의 역할이다. 보리 잎에는 '사포나린'이 함유돼 있어 간에 독소를 배출시키고 지방간 경감 효과에 효능이 있다. 철분이 시금치의 5배로 빈 열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폴리코사놀과 폴리페놀이 중성지방을 막아주고 지방 분해를 도와주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식이섬유는 고구마보다 20배가 많아 장기능을 원활하게 하여 변비 예방과 숙변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보리 잎에 주성분인 폴리페놀과 폴리코사놀은 혈관 노폐물을 제거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어 콜레스테롤을 배출시켜 혈관 청소를 한다. 피부 노화를 막아주는 비타민C가 레몬보다 약 2~3배 많다. 그래서 여성들의 미백, 주름, 기미, 제거 등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품이다.

 

작년 가을에 보리를 파종해서 새싹을 두 차례 잘라먹고 곧바로 서리가 내려서 새싹이 나오지 못하고 얼어 죽었는지 살았는지 궁금해서 경칩날 밭에 가보았다. 보리는  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는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파리를 다 잘라냈는데도 겨울에 잎이 5cm쯤 자라서 겨울을 넘겼다.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풀들은 겨울이면 이파리가 다 고사되는데 보리가 살아 있는 것은 보리가 따뜻한 기운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리가 얼어 죽지 않고 잘 자란 것을 보니 올 밭농사는 잘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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