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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도 있고 흥겨움도 있는 결혼식
결혼식도 작은 결혼식이 대세
2013-01-21 16:23:06최종 업데이트 : 2013-01-21 16:23:06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지난 주말 지인의 자녀 결혼식에 다녀왔다. 다행이 날씨가 영하의 기온이 아니어서 다녀오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결혼식 참석 여부와 축의금에 대하여 결정하기 전까지 쉽지 않았다. 결혼식장이 근교도 아니거니와 자동차로 몇 시간을 달려야 할 거리이고 친척도 아닌 '형님 아우'하면서 지내지만 지인 자녀의 결혼식인데 축의금 액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결혼식이 오전
11시였기 때문에 아침부터 서둘러 출발했다
8
시에 출발한 우리는 약간의 도로 정체가 있었지만 웨딩홀이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 근처였기 때문에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다. 전형적인 시골마을 조금 벗어나 마을의 안쪽 아늑한 곳에 웨딩홀이 있었다. 경상도에서 올라오는 지인의 일행은 아직 보이지 않았고 신랑 가족들이 띄엄띄엄 오는 하객들을 맞고 있었다

연신 싱글벙글 웃는 신랑의 모습이 밝고 경쾌하다
. 갑자기 신랑의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쪽으로 보았더니 지인이 버스에서 막 내리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는 하객들은 가족들 위주로 지방에서 명성을 가지고 있는 지인의 인맥은 예상 밖으로 단출했다

다섯 명의 딸 중 막내딸로 집안의 귀여움을 받고 자랐음에도 출가시키는 마음은 섭섭하기만 한지 지인 아내의 눈은 한 차례 눈물 바람을 했는지 벌써 안구가 붉어 있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아름다웠다. 남들보다 공부하는 시간이 길었던 신부는 "나이 먹어 시집가서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하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로 여유 있고 행복에 겨운 얼굴이었다

곧 식이 시작 된다는 방송을 듣고 예식장으로 들어가려는데 깜빡하고 잊었던 축의금 봉투를 접수하려는데 난감하게 접수처를 찾을 수가 없었다
. 식장에서 만난 다른 지인에게 물어보고서야 축의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의미도 있고 흥겨움도 있는 결혼식_1
의미도 있고 흥겨움도 있는 결혼식_1

성큼성큼 씩씩하게 신랑 입장하고 뒤이어 지인이 막내딸인 신부의 손을 잡고 입장한다. 장인으로부터 인도 받은 신부의 손을 잡고 신랑이 하객들 앞에 섰다. 일반적으로 성혼선언문은 주례가 하는데 대신 신랑의 아버지가 성혼선언문을 낭독했다

더불어 똑똑하고 예쁜 며느리를 맞은 기쁨을 하객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 뒤를 이어 올라간 지인인 신부의 아버지는 혼인을 축하하고 함께 해 준 하객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낭독하고 사위인 신랑과 신부를 꼭 안아주었다

신부의 답례는 친정 부모님과 시부모님께 쓰는 장문의 편지였다
. 딸 다섯을 키우면서 서러움을 받았을 친정엄마의 마음과 어렸을 때부터 허약체질로 고생했던 엄마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 지인 아내인 친정 엄마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껴 울었다
진정하라는 지인의 다독임도 효과 없이 어깨는 더욱 심하게 들썩거렸다. 장내는 숙연해지고 신부가 목이 메여 읽지 못하는 편지를 신랑이 대신 끝까지 읽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장난기 있는 사회자의 위트로 다시 밝아지고 친구들의 축가가 이어졌다

콘서트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의 수준급으로 '지금 이 순간을' 열창했다. 순간순간 신랑과 신부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멀티비젼으로 볼 수 있었다. 행복해 보였다. 그렇게 의미는 있었지만 짧은 예식 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요즘 결혼식은 기계로 찍어낸 듯 정형화 되어 있다
. 엄청 난 비용을 들여서 짧게는 15분 길게는 20분 예식 시간이 소요 된다. 그래서 가까운 친척이 아닌 다음에야 예식은 보지 않고 식당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제 식도 끝나가고 가족들의 사진촬영이 있을 텐데 이젠 정말 밥 먹으러 갈 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그 순간 다시 사회자의 이벤트 안내 방송이 나왔다

의미도 있고 흥겨움도 있는 결혼식_2
의미도 있고 흥겨움도 있는 결혼식_2

신부와 신랑이 근무하는 병원 직원들이 축하 공연이 시작 되었다. 파격적인 의상의 댄서들과 범상치 않은 보컬의 고음에 '아악~'하고 공연장의 분위기도 같이 확 역전되었다
인기 예능프로인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이 불렀던 '강북멋쟁이'는 아이들도 '네모춤'에 가세하게 했다. 메들리로 엮어서 부르는 노래에 신랑도 깜짝 출연하여 하객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신랑도 근무하는 병원의 밴드 동아리 회원으로 예능에도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예식이 모두 끝나고 집을 돌아오는 길에 다른 지인에 의해서 결혼식에 대한 얽힌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방도시에서 교육 공무원으로 퇴직을 몇 년 남기지 않은 지인은 마지막 딸 출가는 가족들과 아주 가까운 하객들만 불러서 대접하고 싶어했다고 한다
의도를 이해해 신랑 신부도 최대한 작은 결혼식을 준비했고 기계로 찍어낸 결혼식이 아닌 의미 있지만 신랑신부만을 위한 결혼식이 아닌 흥겨운 잔칫날을 재현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그런 혼주의 마음도 모르고 형식에 얽매인 자신이 한 없이 작고 초라해지는 날이었다

며칠 전 앞으로 다가올 아이들의 결혼식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작은 결혼식을 거론 했었다. 의무감이나 상부상조의 개념이 아닌 진정으로 축하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축복 해 줄 사람들과 자리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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