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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홀로 밥먹기' 쑥스러운 나이
우리도 일본처럼 식당의 카운터석과 개인형 식탁을 늘렸으면
2013-01-02 01:16:32최종 업데이트 : 2013-01-02 01:16:32 작성자 : 시민기자   남준희

해가 바뀌어 내 나이도 51살이 되었다.  나이가 많다 적다를 논하기는 어려울것 같다. 내 나이를 보는 사람들이 몇 살이냐에 따라 기준이 제각각일테니까.
다만, 직장생활의 정년이 60세 또는 요즘 오륙도를 기준으로 한다면 적은 나이가 아니다. 필자도 직장에서는 내 나이에 맞는 직책에 있고, 나를 바라보는 부하 직원이 내가 바라봐야 하는 상사보다 많으니 적은 나이가 아닌건 분명하다.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다고는 할수 없으나 일단 생물학적인 나이를 좀 먹었고, 직장에서도 웬만한 나이와 직책의 위치에 있다 보니 한가지 고민이 생겼다.
그건 점심식사 때와 가끔씩 회사 업무상 저녁까지 먹을 경우 식사 방식의 문제이다.
일에 쫓기다 보면 끼니 때를 놓치게 되고, 졸지에 혼자서 식사를 해야 하는 일이 자꾸만 생기는데 이때  밖에서 홀로 밥 먹기가 무척 괴롭다. 

'식당에서 홀로 밥먹기' 쑥스러운 나이_1
'식당에서 홀로 밥먹기' 쑥스러운 나이_1

홀로 식당에 가자니 체면이 말이 아니고, 그렇다고 이미 식사를 마친 부하 직원을 불러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나마 다른 부서의 비슷한 연배의 직위에 있거나 나이가 비슷한 동료 직원을 불러내서 같이 앉아 있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아니면 어떤 때는 점심시간을 놓칠것 같으면 아예 아랫 직원중 한두명을 골라 "이따가 나와 함께 식사합시다"라며 미리 붙잡아 두기도 한다.
이 직원은 졸지에 밥 사역을 하는 셈이다. '밥 상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언젠가는 점심식사 시간을 놓쳐 오후 3시쯤 혼자서 식당에 앉아 꾸역꾸역 밥을 먹고 있는데 다른 부서의 여직원 서너명이 같은 식당에 들아와 옆에 앉는 바람에 얼마나 낯이 뜨거웠는지 모른다.
그렇다.  우리네 정서상 혼자 하려면 영 어색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식사다. 물론 가끔은 조용히 혼자만의 식사를 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혼자 음식점에 들어가 밥을 사먹으면 왠지 초라해 보인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혼자 먹는 것이라면 그 순간은 괜찮지만 회사 근처에서 직원들이 언제 쳐다 볼지 모르는 상황이면 웬만한 강심장 아니면 차라리 굶고 말지 혼자 밥먹기는 아주 꺼려지는게 우리네의 정서다. 남들의 시선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내 생각과는 별개로 주위를 돌아보면 의외로 홀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요즘들어 부쩍 그런 모습을 자주 본다.

딱히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쉬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퇴직자, 혹은 혼자 사는 노인, 심지어 지금 내가 난감함을 호소했던 이 나이때쯤의 직장인 간부들 등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던 차에 최근에 텔레비전에서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하나 소개 되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하루 세 끼를 모두 혼자 해결하는 사람이 무려 30%나 된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일본 후생성 통계라고 하는데 이렇게 홀로 밥을 먹는 일본인들의 특성은 우리네의 정서와 약간 차이가 있었다.

일본의 음식점들은 홀로 식사를 하는 손님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밥 먹는것까지 시스템이라고 일컫는게 좀 이상할수도 있으나 이건 어디까지나 사회 현상을 제대로 대변하는 것이었다.
예컨데 일본의 식당들은 혼자 앉아서 먹어도 부담 없는 카운터 석을 많이 만들어 두었다.  이곳이 꽉 차면 합석을 권하기도 했다. 합석 손님끼리 고기 굽는 불판을 함께 쓰도록 하는 곳도 있었다. 손님들도 이를 당연히 여긴다. 

그 장면을 보면서 일본은 이미 우리보다 훨씬 이전부터 고령화가 진행되어 혼자 밥 먹는것조차도 인식이 깨어 있었고, 그걸 당연한걸로 받아들이고 있구나 싶었다. 
사회가 변하다 보니 식당들도 그런 추세에 맞춰 홀로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카운터석과 개인용 탁자를 늘렸고, 개인들이 늘어나다 보니 이미 혼자 식사를 하고 있던 손님들조차도 내 앞자리에 홀로 온 손님을 앉히는 것을 전혀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갈수록 고령화 돼가고 있다. 앞서 나의 경험은 회사 생활에 관한 일종의 애환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혼자 식사를 할때 느끼는 난감함을 설명코자 하는 것이었고, 궁극적으로는 이제 우리도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점차 홀로 식사를 하는 노인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우리도 이젠 자연스레 홀로 하는 식사를 스스럼 없이 받아들이고 마음속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에, 식당들 역시 홀로 식사를 할수 있는 카운터석이나 개인형 식탁을 더 늘리는 형태로 사회 트렌드를 맞춰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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