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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매실도서관 글쓰기 동아리 ‘서도락’
2017-02-19 09:07:10최종 업데이트 : 2017-02-19 09:07:1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작년 가을 학기에 서수원에 위치한 호매실 도서관에서 '글쓰기와 삶읽기' 라는 강좌를 진행했다. 여러 도서관에서 글쓰기 수업을 했지만 호매실 도서관은 처음이었다. 새로운 도서관이 들어서면 '나도 이곳에서 강의를 하면 좋겠다' 는 생각을 한다. 도서관과 인연이 닿아 글쓰기나 토론 등의 강의를 하게 될 때면 기분이 좋다. 다른 지역보다 살고 있는 수원의 도서관을 더욱 사랑하기 때문이다. 

호매실도서관 글쓰기 동아리 '서도락' _1
호매실 도서관 토론 글쓰기 동아리 '서도락'

지난 12월까지 수업을 마치고, 끝내는 것이 아쉬운 마음에 회원들에게 권유하여 글쓰기 동아리를 만들자 했다. 무언가를 함께 쓰고, 읽는 사람들의 모임이 흔치 않다. 이미 8주 이상 수업을 하면서 마음이 맞고, 서로의 성향을 잘 파악했기 때문에 동아리로 이어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일부러 동아리를 만들기 위하여 모인 것이 아니다. 글쓰기 수업에서 만나 자연스럽게 친해진 사람들끼리 꾸준히 이어서 모임을 해 보자는 것이었다. 

12명 정도의 동아리 회원들은 모여서 반장도 정하고, 동아리명도 지었다. 여러 이름이 건의되었지만 결국 '서도락' 이라는 뜻으로 낙찰되었다. 식도락은 여러 음식을 두루 맛보며 즐거움을 얻는 일을 뜻한다. 먹을 '食'을 글 '書'로 바꾸어서 표기하여 서도락이 되었다. 다양한 글을 쓰는 사람들이 모여 각각의 이야기의 즐거움을 느낀다는 뜻이라고나 할까. 

한 달에 두 번 모여 정해진 책을 읽고 우선 독후감을 쓰는 것으로 시작해보았다. 책 선정도 서로 의견을 주고 받아서 한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은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초등학교 시절 독후감의 쓰린 추억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책을 읽은 감흥을 글로 쓰는 것이지만 만만치 않다. 책을 요약 정리하는 것에서부터 막힌다. 또한 자신의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글쓰기도 보통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말로는 표현할 수 있지만 글로 정리하는 것은 한 번 더 정제되기 때문이다. 

호매실도서관 글쓰기 동아리 '서도락' _2
책을 함께 읽는 즐거움,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낭독하다

2월 '서도락' 에서는 나태주 시인의 책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라는 시집을 읽었다. 그런데 미리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누지 않고 함께 모여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시 한 편씩을 천천히 소리내어 읽었고 2시간 가까이 걸려 한 권을 다 읽었다. 지난 주에 나태주 시인이 수원 영통 도서관에 오기 때문에 함께 책을 읽고 강좌에 가기 위함이었다. 눈으로 혼자 읽을 때와는 다른 감흥이 함께 낭독하기를 통해서 생겨나는 듯하다. 

이전 1월달에는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 위하여 '대통령의 글쓰기' 를 읽고 토론해보았다. 글쓰기도 어느 정도의 규칙과 이론이 있음을 이해하고, 실제로 적용해보고자 했다. 읽고, 쓰고, 토론하면서 자연스레 시간이 쌓여갈 것이다. 서로가 보듬어주며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호매실 도서관의 이병덕 관장은 글쓰기 동아리를 적극 지원해 주겠다고 하면서 앞으로 좋은 글을 많이 써달라 했다. 

멤버들은 다양한 재주를 지니고 있다. 패러디 글을 잘 쓰시는 분도 있고, 북아트 작가도 있다. 캘리그라피 전문가도 있으며, 요리를 잘 하시는 분이나 그림책 전문가도 있다. 지역에서 살고 있는 30~50대 가까운 주부들일 뿐인데 능력이 출중한 숨은 고수들이다. 뒤늦게 책으로 만났지만 독서의욕도 높다. 서로 추천해 준 책이 다들 재미있다면서 기대가 크다. 다음 주에 만나 토론할 책은 '나미야 잡화점' 이다. 

사실 많은 인문학 강의가 수원시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결국 스스로의 삶을 변화해나가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듣는 것 자체가 인문학의 전부는 아니다. 자기계발식의 인문학 강의는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 그것으로 어떻게 자신의 삶을 바꾸어나갈 것을 고민하는 것이 진짜 인문학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찾아가는 일이 인문학의 시작이다. 인문학 강좌를 마련하여 시민들이 강당에서 유명인의 강연을 듣도록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토론모임이나 자조모임 등 함께 모여 고민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공론장이 필요하다. 

최근 도서관 담당자들의 고민도 그러하다. 강좌를 끝낸 이후 좋은 인력 풀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동아리를 만들어 자발적으로 모임을 형성하고, 도서관에 봉사활동도 연계되고, 재능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원하길 바란다. 하지만 도서관 내의 재원이나 인력이 부족하다. 자발성이 중요하다. 의미는 스스로 찾아나갈 때 변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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