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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스승의 날, 잊지 못할 추억으로 선물을 대신할까요?
선행초 1학년, 편지를 종이비행기로 접어서 날린 깜짝 이벤트로 감동
2018-05-15 07:03:12최종 업데이트 : 2018-05-17 15:13:2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스승의 날이 참 각박해졌다.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스승의 날 본래 의미를 퇴색시키는 선물, 꽃바구니 등 일체 선물을 받지 않는다는 공고를 냈다. 교육청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육청과 통화 결과 반회장이 아이들 보는 앞에서 대표로 담임교사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는 것은 괜찮지만 아이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한 송이라도 드리는 건 금지라고 한다.

또 대표로 드리는 것도 담임교사에게 한정하고 타 전담교사 등에게는 안 된다고 한다. 대표성이 있는 담임교사 외에는 다른 의미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담임교사에게 대표로 꽃을 전달하는 경우에도 통상적인 꽃 외에 비누 꽃다발 등 가격이 높은 꽃도 지양하라는 답변이다. 이제는 고마움을 표현할 방법도 이리저리 고민해야하는 현실이다.

예전에는 스승의 날이라면 당연히 선물, 꽃 등을 준비해 갔다. 편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부모님께서 준비해주신 선물도 정성스레 포장했다. 이 날 아니면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전달할 방법이 없었다. 선물도 드리고, 노래도 부르며 스승의 날 1교시는 수업 대신 선생님을 위한 시간으로 꾸며졌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풍경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순수한 마음으로 전달된 선물과는 달리 다른 의도를 가지게 된 선물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제는 꽃 한 송이를 드려도 괜찮을지 고민하다 주저하고, 그러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생략되면서 스승의 날이 점점 잊혀져가나 하는 걱정이 든다.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을 향한 고마움이 비행기처럼 교실을 날아다녔다

그래도 스승의 날을 잊지 않고 챙긴 고마운 마음들이 모인 교실이 있었다. 바로 선행초등학교 1학년 한 교실. 학교를 처음 알고 배우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새싹들이 모인 곳이다. 아이들과 학부모는 지난 주말부터 스승의 날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을 시작했다. 꽃도 안 된다는 말에 그냥 넘어갈까도 했지만 감사함을 전달하는 의미는 꼭 전달하고 싶었다. 그동안 어떻게 보냈는지 고학년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물어보았더니 몇몇 친구들은 편지를 써서 전했다고 한다. 그럼 우리도 편지를 쓰되,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면 어떨까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주말동안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고마움을 담은 편지를 썼다. 빈 공간이 있으면 예쁘게 그림도 그렸다. '선생님, 저희를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씨도 삐뚤빼뚤 쓰고 아직 한글을 모르는 아이들도 글씨를 따라 썼다. 그림으로 그려 정성스럽게 편지를 완성한 아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편지를 종이비행기로 접어 가방 깊숙이 넣어 두었다. 어떤 아이들은 혹시나 편지를 놓고 오는 친구들이 있을지도 몰라 한두 장을 더 접기도 했다.
곱게 편지를 써서 접은 종비비행기

곱게 편지를 써서 접은 종비비행기

스승의 날 하루 전인 14일 월요일은 학부모가 교사 대신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엄마품 책읽기'가 있는 날이었다. 30여분 짧은 시간이지만 엄마가 학교에서 수업을 하는 색다른 모습에 아이들은 집중하며 그림책을 읽었다. 활동지도 하고 발표도 하며 수업이 끝나갈 무렵, 엄마품 교사는 다른 엄마에게 눈짓을 하고 마지막 발표를 이어갔다. 갑자기 다른 엄마가 할 이야기가 있다며 담임교사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지금이 기회다! 엄마품 교사는 아이들에게 작은 목소리로 준비한 편지로 접은 종이비행기를 꺼내 손에 들고 있으라고 했다. 아이들은 재빠르게 편지를 꺼냈고 가져오지 못한 친구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했다. 그리고 1분 뒤,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자 아이들은 함께 소리치며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선생님, 사랑해요!"
아이들이 외치는 우렁찬 소리와 함께 종이비행기는 교실을 한동안 날아다녔다. 종이비행기는 교실에 떨어졌다가 다시 날아다니기도 했다. 아이들은 바닥에 떨어진 종이비행기를 선생님에게 주었다. 깜짝 놀란 선생님은 말을 잊지 못했다. "아이들이 준비한지 전혀 몰랐어요. 오늘 아침에 아이들에게 화를 냈는데 너무 미안해지네요.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줘서 너무 고마워요!"  
선생님께 드린 한 편지. 아이들이 생각하는 마음을 오랫동안 간직하시길

선생님께 드린 한 편지. 아이들이 생각하는 마음을 오랫동안 간직하시길

어쩌면 값비싼 선물보다 더 기억에 남는 추억이 아니었을까. 선물은 사용하면 곧 없어지지만 추억은 두고두고 오래가니 말이다. 아이들도 이번 이벤트를 통해 마음을 전하는 방법을 알았으리라. 선물을 사는 것보다 그 사람을 생각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일이 더욱 값지다는 것을. 행사도 선물도 점점 사라지는 스승의 날, 가르침의 고마움을 색다르게 전하며 추억을 쌓아보면 어떨까.  
 

스승의 날, 편지, 종이비행기,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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