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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일손 바빠지는 도시농부들
노지에서 자란 상추‧오이‧토마토 향과 맛에 농사일 손 못놔
2020-03-29 17:55:20최종 업데이트 : 2020-03-30 14:13:43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코로나 19로 인해 일상도 잊은 채 살다 보니 벌써 3월도 말일이 되었다. 3월 중순부터 4월 초순까지는 봄채소를 심는 시기다. 농부들에게는 한해 첫 농사의 시작이라 일손이 바쁜 달이다. 주말농장에 밭농사를 짓는 도시농부들의 일손도 바빠진다. 일요일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다. 와우리 주말농장에도 도시농부들이 나와 봄채소를 심기 위해 밭을 파고 비닐을 씌우고 모종을 심느라 손놀림들이 바쁘다.
 

봄 채소를 심을려고 밭을파고 비닐을 씌우고 모종을 심는 도시농부들

봄채소를 심으려고 밭을 파고 비닐을 씌우고 모종을 심는 도시농부들


도시농부들이 밭일을 하자 주변에는 까치와  비둘기가 주변을 맴돈다. 기자는 몇 년째 밭농사를 짓다 보니 이놈들이 왜 주변을 맴도는지를 안다. 옛날에는 집 주변에서 까치가 '깍깍' 짖어대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소식을 전해주는 전령사로 귀히 여겼다. 비둘기는 사랑과 평화의 상징으로 사람들이 잡지도 않고 모이도 주고 집도 지어주고 귀히 여겼다. 그런데 지금은 농부들을 괴롭히는 적이 되었다.

 

까치와 비둘기는 밭에 무엇을 심는지 정찰하러 온 것이다. 4월 초순부터는 강낭콩, 파란 콩 등을 심는다. 그러면 냄새를 맡는지 용케도 알고 와서 다 파먹는다. 비둘기를 관찰해 보면 영악스럽기 까지 하다. 농부들이 밭일을 하면 비둘기 한 마리가 와서 정찰을 한다. 빙 한 바퀴 돌고 가서 여러 마리를 데리고 와서 전선주에 앉아 기다렸다가 사람들이 가면 파먹는다. 콩을 심고 파먹지 못하게 모기장을 씌워 놓으면 모기장에 똥을 싸놓고 엉덩이로 문 지러 놓기도 한다. 이렇게 심술이 고약한 비둘기를 누가 평화의 상징으로 정했는지 모르겠다.
 

씨앗을 뿌리고 까치나 비둘기가 파먹지 못하게 모기장을 씌웠다

씨앗을 뿌리고 까치나 비둘기가 파먹지 못하게 모기장을 씌웠다


농촌이 도시화로 개발되면서 농지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하우스 농사를 지으니 옛날처럼 자연에서 먹이를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농부들이 심은 콩이나 씨앗까지 다 파먹는다. 참깨나 들깨도 널어놓으면 비들기와 까치가 와서 다 쪼아 먹는다. 까치는 잘 익은 토마토만 골라서 파먹기도 한다. 도시농부들에게는 까치와 비둘기가  골칫거리다.

 

지난주 일요일에는 상추와 쑥갓, 아욱, 당근 등 씨앗을 뿌렸다. 씨앗이 바늘귀만큼이나 작아 설마 까치나 비둘기가 먹을 것 같지 않아서 모기장을 덮지 않았다. 오늘은 감자를 심으러 밭에 와보니 까치가 그랬는지 비둘기가 그랬는지 발톱으로 긁어 이리저리 헤쳐 놓고 구멍을 파놓는 등 난장을 쳐 놓았다. 설마 했는데 먹을 게 없으니 심술을 부린 것이다. 다시 씨앗을 뿌리기도 그렇고 정말 속이 상한다. 이 난중에도 까치 두 마리가 전선에 앉아 우리 먹을 것도 좀 심었어야지 하며 조롱이라도 하듯 깍깍 짖어대기 까지 한다.
 

까치 2마리가 전선주에 앉아 무엇을 심나 관찰하고 있다

까치 2마리가 전선주에 앉아 무엇을 심나 관찰하고 있다


채소를 심는 것도 나이 든 노인들은 옛날 방식으로 씨앗을 사다 뿌리지만 젊은이들은 대부분 비닐을 씌우고 모종을 사다 심는다. 비닐을 씌우는 것은 풀을 매지 않고 가뭄에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한 것이다. 우리도 처음에는 풀을 매지 않으려고 비닐을 씌웠더니 그 속에서 풀이 거름을 빨아먹고 무성하게 더 잘 자란다. 그래서 지금은 비닐을 씌우지 않고 풀이 나는 대로 뽑아준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라고 했다. 주인이 자주 밭에 가서 풀도 매 주고 거름이 부족한 듯싶으면 퇴비도 뿌려주고 병충해가 없는지 보살펴 줘야 채소가 잘 자란다는 뜻이다. 봄채소인 상추나 쑥갓, 아욱,  시금치 등의 채소는 심어만 놓으면 병충해도 없고 적당한 수분만 있으면 손볼 일 없이 잘 자란다.

 

하지만 감자는 다르다. 싹을 틔운 씨감자를 심을 때는 절반을 잘라서 싹이 윗방향으로 심는다. 농촌에서는 짚을 태워 감자 자른 부위에 재를 묻혀서 심는다. 짚 재는 산성이라 양잿물기가 있어 감자가 썩는 것을 방지한다. 옛날부터 해오던 방식인데 재가 없으면 그냥 심어도 된다. 감자를 심을 때 간격은 30cm 정도 띄어 심고 10~ 15cm 정도 깊이로 심는다. 감자 순이 한 구멍에서 줄기가 2~4개까지 나오는데 줄기 1~2개만 키워야 감자알이 굵어진다. 
 

장마가 들기전에 감자를 캐는 도시농부

장마가 들기 전에 감자를 캐는 도시농부. (작년 여름)


감자를 캐는 시기는 심은 후 80~100일이 지난  하지(夏至) 전후에 캔다. 그래서 일명 하지감자라고도 한다. 장마가 6월 하순경 시작되므로 그전에 수확하는 것이 좋다. 장마철에 물을 많이 흡수하면 보관상 상하기 쉽다 그래서 장마가 오기 전 가물을 때 캐는 것이 좋다.

 

밭농사를 짓다 보면 1년 내내 풀과 병충해와 사람과의 전쟁이다. 봄철에 제일 먼저 찾아오는 해충이 무당벌레다. 무당벌레는 날개를 접으면 둥그스름하니 바가지를 엎어 놓은 등처럼 생겼다. 노란색 등에 검은 반점이 28개 있는 무당벌레와 빨간색 등에 검은 반점 7개 있는 칠성 무당벌레가 있다. 칠성 무당벌레는 가지나 오이 등 이파리에 진액을 빨아먹는 진딧물을 잡아먹고사는 익충(益蟲)이지만 등에 28개의 점박이 무당벌레는 이파리를 갉아먹는 해충(害蟲)이라 보는 대로 잡아 없애야 한다.
 

토마토와 오이가 잘 자라고 있다

토마토와 오이가 잘 자라고 있다. (작년 여름)


애들은 투자하는 돈(밭 임대료, 퇴비, 씨앗, 농자재, 농약대 등 25여만 원)으로 편하게 사 먹는 게 났다고 하지만 모르는 소리다. 하우스에서 키운 상추나 오이, 토마토 등을 마트에서 사다 먹는 것은 향도 없고 맛이 없다. '먹어봐야 맛을 안다'라고 노지에서 햇볕을 쬐면서 비바람 맞으며 자란 상추나 오이, 토마토는 영양은 물론 향과 맛이 좋아 농사를 계속하게 된다. 4월이면 강낭콩, 파란 콩, 토마토, 오이, 가지, 호박, 고추 등을 심어 여름 밥상에 올려놓는다. 이것이 농부들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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