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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췌장암, 이제 치료해 볼 만한 난치병!
이종찬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2022-05-26 13:28:52최종 업데이트 : 2022-05-26 13:26:54 작성자 :   e수원뉴스

건강칼럼

 

우리 몸의 소화기관 중 위장 뒤에 위치해 소화 효소와 호르몬을 분비하는 작지만 중요한 기관이 있으니 바로 췌장이다. 췌장의 '췌(膵)'자는 네덜란드어 kiler-bidde(분비샘 덩어리)를 18세기 일본에서 살(肉)+덩어리(萃)라는 의미의 '췌(膵)'라는 신조어로 번역하면서 구한말 시대 우리나라로 전해진 말이다. 즉 췌장은 그리스 시대부터 위장의 뒤를 받쳐주는 살덩어리 정도로 인식돼 이 같은 명칭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 의학의 발전을 통해 췌장은 80%의 소화샘 세포, 15%의 췌관 세포, 5% 정도의 내분비 세포로 이뤄진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 그리고 체내 혈당과 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기관임이 밝혀졌다.

 
 

예후가 좋지 않은 췌장암

췌장 내 세포에서도 악성 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그중 90% 이상이 췌관 세포로부터 기원하는데, 이를 '췌장암' 또는 '악성 췌장 선암'이라고 한다. 건강검진으로 조기 발견이 쉬워진 다른 암과는 달리 췌장암은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예후가 아직은 매우 좋지 않다. 췌장암의 치료 성적을 올리기 위한 방법은 조기진단 뿐이므로 특별히 위장 질환이나 담석이 없는데도 등과 배의 통증, 그리고 소화불량이 반복된다면 췌장암이 보내는 신호는 아닐지 의심해봐야 한다.
 

췌장암의 무서운 점은, 첫 진단시 이미 50% 정도의 환자가 (다른 장기로의) 원격 전이를 동반한 4기 췌장암 상태라는 것이다. 전이는 없더라도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암(주변 조직과 혈관까지 침범한 암)도 35%에 달한다. 이렇듯 췌장암은 미세 전이나 주변 장기로 침범하는 특징을 보이고, 항암치료에 쉽게 내성을 가지며 표적치료나 면역치료에서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더구나 수술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과거에 비해 높아진 생존율

하지만 6개월 전후였던 전이성 (4기) 췌장암의 생존율이 이제는 1년 전후로 향상되면서 치료해볼만한 난치병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당뇨병, 만성췌장염, 가족력, 췌장의 낭성 종양이 있는 고위험군에서 자주 검사를 받으며 조기 진단이 늘고 있고 있는 점, 효과적인 항암제의 개발, 수술 전후 적극적인 항암치료법이 췌장암 생존율 증가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암이 진행돼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어려울 때 시행하는 복합 항암 치료제의 병용요법이 소개되면서 생존 기간이 향상된 부분도 있다. 일례로 2011년 폴피리녹스 요법(FOLFIRINOX)이나 2013년 젬시타민 아브락산 병합요법(gemcitabine with nab-paclitaxel) 등은 췌장암 치료 성적을 크게 개선했다.
 

이에 더해 특정 유전자 변이에 따른 표적치료법도 한몫하고 있다. 췌장암 환자의 5~15%는 유전성과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잘 알려진 BRCA 유전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BRCA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여러 가지 암이 유발하게 됩니다. 특히, 유방암, 난소암, 췌장암은 이 BRCA 유전자 변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에 BRCA 돌연변이를 가진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올라파립(Olaparib)을 이용한 표적치료가 유지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내용이 2019년 발표되어 주목을 받았다. 더욱이 유전자의 특성과 항암 치료제의 특성이 잘 맞아떨어지는 경우 장기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어 표적항암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가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심 가져야 할 췌장암 증상과 위험요인

초기에 느끼는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췌장 머리 쪽에 종양이 발생하면 담도폐쇄로 인한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혹은 배나 등 쪽의 통증, 소화불량과 식욕부진, 급격한 체중 감소, 기존에 없던 당뇨 발생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기존에 당뇨 환자라면 갑자기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 현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췌장암의 위험 요인으로는 당뇨병, 음주로 인한 만성 췌장염, 흡연 등이 있다. 가족력이 있다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으며, 췌장에 낭성 종양이 있는 경우에도 발병률이 약간 상승한다. 때문에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진단 후에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일반적인 일반적인 상식 수준의 건강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충분한 영양공급, 규칙적인 생활, 금연과 금주, 수면과 휴식, 긍정적인 사고, 기름진 음식 피하기, 가족과 여가시간 보내기, 의료진을 믿고 협력적으로 치료하기 등 실천 가능한 습관들이 결국은 '보약과 명약'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췌장암 치료의 핵심은 수술과 함께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포함한 복합적 치료들을 얼마나 잘 완수하느냐에 달려 있다. 때문에 의료진과 함께 치료 과정 및 예후에 대해 충분히 상의하면서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를 성실히 받는다면 췌장암도 언젠가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자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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