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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수원향교는 왜 주말에 문을 닫아 놓나요?"
김우영 언론인
2022-06-03 14:39:59최종 업데이트 : 2022-06-03 14:39:09 작성자 :   e수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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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9일 한낮, 영상 30도 가까운 무더운 날씨에도 수원향교 앞으로 2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다. 사단법인 화성연구회 최호운 이사장과 회원들이었다. 2022년 문화재 지킴이 문화재보호 지원사업인 '수원의 역사 수원의 문화재'모니터링 참여자들.

 

 

 

이 사업의 대상은 수원지역의 지정·비지정 문화재와 근대 유산이다. 문화재의 보존과 복원, 훼손 예방, 시민들의 문화재 보존에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비지정 문화재를 중점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이날은 두 번째 모니터링으로써 수원향교, 옛 수원문화원, 옛 수원시청(현 수원시가족여성회관), 부국원 건물이 대상이다.

 

모니터링은 수원향교 장의이기도 한 김용헌 이사와 수원화성박물관장인 한동민 부이사장이 이끌었다.

 

김용헌 이사는 향교 전문가답게 향교의 유래와 건축물의 특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이어갔고, 수원 근현대사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한동민 부이사장은 모니터링 방법에 이어 구 수원시청과 부국원 건물에 대해 설명했다.

 

 

수원향교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사)화성연구회 회원들(사진/김우영)

수원향교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사)화성연구회 회원들(사진/김우영)

 

부국원 인근의 한국기독교장로회 수원교회와 일제강점기 검사의 사택이었다는 적산가옥도 둘러봤다.

 

수원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수원교회를 '돌교회'라고도 부른다. 돌을 쌓아 지었기 때문에 소박하면서도 단단한 느낌을 준다. 수원교회는 1946년 시작된 수원 최초의 한국기독교 장로교회이자 수원시내에서 오래된 개신교 교회 중의 하나다. 현재 건물은 1956년 지어졌다.

 

교인이 아니었던 나도 이 교회에 몇 번 드나들었다. 서슬 퍼렇던 군부독재 정권 시절, 이 교회에서 시국집회와 강연이 열렸기 때문이다. 동수원교회와 함께 수원지역 민주 인사들의 성지이자 피난처였다.

 

 

 

지난 2020년 9월엔 이런 현수막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감동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방역에 교회가 앞장서지 못하고 오히려 방해하는 모습에 책임을 통감합니다. 죄송합니다. 세상과 지역사회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좋은 이웃이 되겠습니다. 코로나19 함께 이겨냅시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수원교회'

 

 

 

이날 모니터링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은 수원향교였다.

 

수원향교는 고려 충렬왕 17년인 1291년에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 화산 앞에 창건됐는데 조선 정조시대 현 위치로 이건됐다.

 

 

 

그리고 수원향교 대성전은 2020년이 12월 29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90호로 지정됐다.

 

대성전에는 공자와 안자, 증자, 자사, 맹자 등 중국과 우리나라의 설총과 최치원, 정몽주, 조광조, 이이 등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모니터링 하는 날은 휴일임에도 우리를 위해 출근한 직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계획처럼 오랜 시간동안 꼼꼼하게 살펴보지는 못했다.

 

보물로 지정된 대성전도 잠겨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

 

 

수원향교 (사진/김우영)

수원향교 (사진/김우영)

 

 

회원들은 "국가에서 보물로 지정한 대성전이 있는 수원향교는 수원의 자랑스러운 문화재이자 빛나는 관광자원인데 관광객이 많이 오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문을 닫아걸고 있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실제로 모니터링 중 굳게 닫힌 정문 틈으로 향교를 살펴보고 있는 관광객들을 여러 명 만날 수 있었다. 그나마 운이 좋았던 한 가족 관광객은 우리를 따라 들어온 덕에 내부 건물을 관람 했다.

 

 

조선시대 역대 왕·왕비와 추존 왕·왕비의 신주(神主)를 모신 사당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종묘도 매주 화요일을 빼놓고는 상시 입장할 수 있다. 국가 사적인 전주향교도 주말·휴일 개방을 하고 있다.

 

 

 

그런데 수원향교는 주말과 휴일에 굳게 문을 걸어두고 있는 것이다.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예산문제로 휴일·주말에 근무할 관리 인력을 둘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수원시가 적극 나서야 해결이 된다. 예산을 더 지원하거나, 아니면 관리 인력을 직접 파견해야 한다.

 

 

(사)화성연구회 등 문화재 지킴이 단체 회원들을 자원봉사자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들의 수원사랑, 문화재 사랑은 누구보다 깊고 뜨거우므로 약간의 식비와 교통비 정도만 지급해도 흔쾌히 참여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관광객과 시민들이 발길이 이어져 활기찬 수원향교를 상상한다.

 


저자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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