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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그들은 하나 뿐인 목숨을 나라에 바쳤다
김우영 언론인
2022-06-27 07:41:03최종 업데이트 : 2022-06-27 07:40:42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호적나이 1928년생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9년이 지났다. 이른바 '3.8따라지'인 아버지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다. 듣기론 해병대 1기였다고 한다.

 

지금은 국립묘지인 이천 호국원에 어머니와 함께 영면하고 계신다.

 

 

작은 아버지들도 현역으로 입대해 월남전에 참전했다. 나와 내 형제들 모두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내 아들과 사위도 군복무를 이행했다. 그러니까 우리집안은 군 면제자나 기피자가 한명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이나 자식들 군 미필 문제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정치인들을 볼 때마다 당당하다. '사람들, 한 자리 하려면 병역의무는 마치도록 했어야지'라고 혀를 찬다.

 

 

호국 보훈의 달인 6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목숨을 국가에 바친 전몰장병들의 희생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나라면 총알이 빗발치고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용감하게 앞장서 적진을 향해 돌격할 수 있었을까?

 

 

지금은 뜸해졌지만 광교산행 때마다 산 능선의 6.25전사자 유해 발굴지 안내표지석에 멈춰서서 잠시나마 고개를 숙이고 명복을 빌곤 했다. 이 비석은 2015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수원시가 세운 비석이다.

 

 

광교산에서도 한국전쟁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면서 반격에 나선 유엔군은 패퇴하는 북한군을 따라 두만강 유역까지 진격했다. 그러나 중공군이 개입하자 후퇴해 서울이 함락됐고 미 제8군 사령관인 리지웨이 중장이 지휘한 '썬더볼트' 작전이 광교산 등의 전선에서 치열하게 펼쳐졌다. 3.8선 이남 수원과 이천을 연결한 방어선을 구축하는 작전이었다. 관악산과 청계산이 연결되는 광교산에 방어선이 만들어졌고 1951년 1월 30일부터 2월 10일 사이에 아군이나 적군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전투가 벌어져 양측에서 많은 전사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산화한 군인들의 유해는 수습되지 못했고 수십 년의 무심한 세월이 흘렀다. 다행히 국방부 유해발굴단이 2009년부터 1년 간 진행된 유해 발굴 사업을 통해, 국군 전사자 유해 5구와 유품을 발굴했다. 수원시는 현장에는 돌무더기를 쌓고 안내판을 세운데 이어 2015년부터는 수원시가 비석을 세우고 태극기를 게양했다. 뒤늦게라도 유해 발굴 작업이 이루어지고 비석이 세워져서 다행이다.

 

지난해 9월 70여 년 만에 아버지의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전진한씨가 훈장과 훈장증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9월 70여 년 만에 아버지의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전진한씨가 훈장과 훈장증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또 하나의 다행스러운 일이 있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전사한 전병규 일병(당시 24세)의 아들 전진한씨(70)에게 화랑무공훈장이 전달된 것이다. 고인은 임신한 아내를 남겨두고 입대한 뒤 강원도 철원의 전장에서 산화했다. 따라서 고인은 아들의 출생사실을 모른 채 세상을 떠났을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는 2019년 7월부터 '6·25 전쟁 무공훈장 주인공 찾기' 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수원시의 협조로 탐문과 추적을 거쳐 유족인 아들을 찾아냈고 훈장은 지난해 9월8일 수원시청에서 아들 진한씨에게 전수됐다.

 

"무공훈장을 받은 순간,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만난 것 같았습니다."라는 진한씨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28일에도 한국전쟁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싸우다 희생한 3명의 국가유공자(고 박채일 이병, 고 하규철 중사, 고 김종식 상병) 가족에게 무공훈장이 전수된다.

 

'1950년대 수원, 전쟁의 상흔과 또 다른 시작' 홍보물

'1950년대 수원, 전쟁의 상흔과 또 다른 시작' 홍보물

 

 

수원에서는 전쟁의 참혹함을 알 수 있는 전시도 볼 수 있다. 23일부터 8월 28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1950년대 수원, 전쟁의 상흔과 또 다른 시작' 테마전이다.

 

한국전쟁 직후 전쟁의 상흔이 남은 수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회로 한국전쟁 당시 수원의 상황과 사람들의 생활상, 도시 재건 과정 등을 볼 수 있는 사진·유물·영상 등을 볼 수 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 등 자료들도 볼 수 있다고 하니 호국보훈의 달 6월이 가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관람하시길 권한다.


저자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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