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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팔달산 경기도청은 보존해야 할 근대문화유산
김우영 언론인
2022-05-02 08:39:48최종 업데이트 : 2022-05-02 08:39:23 작성자 :   e수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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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에 설명 했듯이 수원은 인천과의 치열한 유치전을 벌인 끝에 승리를 거뒀고 도청 소재지가 됐다.

 

인천시로서는 패배의 아픔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슬퍼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이후 광역시가 됐기 때문이다. 만약 이때 인천시로 경기도청이 이전했더라면 광역시가 된 인천에서 또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게 되고 예산도 낭비됐을 것이다.

 

 

도청이 들어서기 전 이곳은 수원공설운동장이었다. 1964년 10월 15일 이곳에서 열린 경기도청사 신축 기공식에는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해 3만여 명이 모였다.

 

 

1967년 6월 23일, 경기도청사 이전식에는 수십만 수원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각종 경축행사가 열렸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재조명되는 경기도청사 구관

 

 1967년 경기도청 전경(사진=경기도)

1967년 경기도청 전경(사진=경기도)

 

 

완공된 구관 건물은 당시 대부분 관공서와는 다른 형식으로 지어졌다. 'ㅁ'자형으로 건축한 것이다. 'ㅁ'자형 건물 중앙에 정원을 만들었다. 이 공간은 직원들의 휴식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고, 통풍과 채광 등의 기능적 특징도 지녔다.

 

 

또 눈에 띄는 것은 지붕 위가 독특하게 배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풍수지리사상을 반영했다는 설도 있다. 이는 팔달산과도 관련이 있다.

 

팔달산은 수원시 중심에 위치해 있다. 수원시 북쪽과 동쪽에는 광교산, 서쪽에는 칠보산이 있다. 이 중심에 팔달산이 있는 것이다.

 

 

일부 풍수지리학자들은 팔달산이 '엎어진 배의 형상', 즉 복주(覆舟) 모양이라고 한다. 아울러 '기와지붕 형상'인 하전(下殿)이라고도 한다. 이 역시 재물을 모으는 형태라는 것이다. 확인할 근거는 없으나 경기도청 구관 지붕에 배 모양 구조물을 만든 것은 아마도 팔달산의 형세와도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추축해 본다. 일부에서는 경기도청사의 위치가 큰 바다로 나가는 형세라고 해서 배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바로 옆 팔달산의 화기가 너무 세 기운을 막자는 취지라는 얘기도 있었고, 도청의 지형이 물의 흐름과 같아 배를 띄워놓자는 일반인들의 생각을 건축적으로 구현했다는 얘기도 있다는 도 관계자의 귀띔도 있었다.

 

 

경기도청사 구관은 2014년 8월에 문화재청에 근대문화유산 등록을 신청, 2015년 5월 공공행정시설 근대문화유산 등록 검토대상에 선정된 바 있다. 이어 2017년 8월 8일 경기도청사 구관이 등록문화재 제688호로 지정됐다.

 

 경기도청 구관(사진=경기도)

경기도청 구관(사진=경기도)

 

경기도청 구관은 한국 1세대 현대 건축가로 활동했던 김희춘(1915~1933)과 나상진(1923~1973)의 공동 설계 작품이다. 이 건물은 "팔달산 기슭에 수원화성의 각 시설물들을 존중, 수평성을 강조하며 안정적으로 배치"되어 있고 "미음(❒)자형 평면 구조를 통해 건물 안에 정원을 두는 구조의 도입,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평면과 형태 구성 등 1960년대 한국 건축계에 큰 흐름을 보이던 모더니즘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축가들은 전기한 것처럼 경기도청 구관 건물이 '모더니즘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 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옥상의 외벽 및 파라핏의 비스듬한 처리는 '브루탈리즘(Brutalism)'을 구사한 것이라는데 브루탈리즘은 전통적으로 우아한 미를 추구하는 서구 건축에 대해서 야수적이고 거칠며 잔혹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문화재청 자료엔 노출 콘크리트와 테라코타로 외벽을 장식한 디테일은 당시의 건축가들이 즐겨 사용하던 모더니티의 표현방법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돼 있다.

 

 경기도청 구관 중정(中庭)과 배모양 조형물(사진=경기도)

경기도청 구관 중정(中庭)과 배모양 조형물(사진=경기도)

 

건축적 가치 높고 역사적 큰 의미 지닌 도청 구관

 

 

자료에 따르면 ㅁ자 모양의 건물 가운데 마련된 중정(中庭 : 건물 안이나 안채와 바깥채 사이의 뜰)은 휴식공간인 동시에 건물 내 복도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상호관련을 맺는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계단실의 외벽에는 통기성이 좋은 창을 설치하여 닫혀 있는 중정과 공기가 순환할 수 있는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2,3층 전면의 테라스는 이용자가 업무공간인 사무실에서 외부로 바로 나올 수 있는 구조이며, 건물 외부 전체를 잇는 수평적 띠로 건물의 위압감은 줄이고 안정감은 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시대에 직원과 방문객을 고려, 옥상정원 건축물을 지었다는 것도 관심을 끈다.

 

주 출입구의 위치도 눈여겨봐야 한다. 주 출입구를 건물 모서리에 배치했는데 이는 'ㅁ' 자형 평면에 변화를 주기 위한 배려라는 것이다.

 

2층부터 상부에는 각 사무실로부터 외부로 나올 수 있는 폭 좁은 베란다 겸 외부 복도가 설치돼 있다. 이러한 건축요소들은 이 건물이 수평적으로 안정된 분위기를 자아내게 한다.

 

경기도청 구관은 전체적으로 원형 보존이 잘 되어 있고 내부 공간도 원래의 공간조직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건축적 가치는 물론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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