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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갑자기 안 들리고 어지럽다면? 메니에르병 의심해 보세요
구자원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2022-03-02 14:40:57최종 업데이트 : 2022-03-02 15:40:16 작성자 :   e수원뉴스

건강칼럼

 

갑자기 안 들리고 어지러워 병원에 갔더니 '메니에르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극심한 어지럼에 불쾌하다가도, 처음 듣는 생소한 진단명에 큰 병은 아닐지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설명을 들어도 정확히 무슨 병인지,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병인지, 나만 희귀한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이들이 많다.

메니에르병에 의해 청력 소실이 오래된 경우라면 회복이 어렵지만, 난청이 발생한 초기에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청력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메니에르병 환자에서 난청만큼이나 큰 문제가 되는 어지럼증의 반복도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한다면 대부분의 경우는 벗어날 수 있다.

 

메니에르병이란?

메니에르병은 프랑스 의사 메니에르가 1861년에 처음으로 기술한 질환으로, 재발성 어지럼, 청력 저하, 이명, 이충만감(귀가 먹먹한 느낌이 드는 현상)을 특징으로 하는 내이(속귀)질환이다. 어지럼증은 수십 분에서 수일까지 갈 수 있으나 대개는 몇 시간 지속된 후에 호전되며, 토할 것 같은 불쾌한 느낌(오심)과 실제 토하는 증상을 동반한다. 귀가 먹먹해 지면서 잘 안 들리고 이명이 나타나기도 한다. 초기에는 어지럼증이 발생할 때만 이명과 함께 소리가 잘 안 들리는 증상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청력이 떨어지고 평상시에도 이명이 들릴 수 있다.

 

메니에르병이 생기는 이유

우리 몸의 달팽이관과 전정기관 안에는 내림프액이 순환하는데, 이 내림프액은 매일 일정한 양이 만들어지고 또 일정한 양이 흡수되며 적정량을 유지한다. 이때 다양한 이유로 내림프액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흡수에 문제가 생겨 쌓이게 되며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이 점점 부풀어 오르게 되는데, 이로 인해 메니에르병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방법은?

메니에르병은 환자의 임상증상, 청력검사, 전정기능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임상증상이다. 보통 본격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 전구증상으로 이충만감과 같은 징후를 보이며 저음부에서 난청과 이명이 동반해 나타나기도 한다.
 

메니에르병에서 어지럼의 특징은 구역과 구토를 동반한 심한 어지럼이 있어도 반나절 안에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으로, 늘 어질한 느낌이 있거나 심한 어지럼이 며칠씩 계속된다면 메니에르병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또한, 메니에르병은 한쪽 귀에만 나타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충만감과 난청, 이명이 양측에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메니에르병이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초기에는 어지럼증이 있을 때만 청력이 감소해 평상시 청력검사를 하면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이럴 때는 어지러울 당시와 평상시에 두 검사 결과를 비교해서, 어지러울 때는 청력이 떨어졌다가 회복된 다음에는 청력이 정상으로 되는 것이 확인되면 메니에르병 진단에 가까워진다. 다만 이런 증상의 반복은 뇌종양의 일종인 청신경종양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MRI 촬영을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치료법은?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초기 단계, 급성기에는 어지럼, 오심, 구토 등을 억제하기 위해 진정제, 진토제 등을 복용하며, 증상이 자주 반복되는 경우 이뇨제를 포함한 혈류개선제를 처방하게 된다. 그 외에 필요에 따라 혈관확장제, 스테로이드 등을 복용하는데,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전이 없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그러나 메니에르병은 기본적인 생활습관이 안정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아무리 해도 자주 재발하고, 반대로 심신이 안정된다면 약 없이도 재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생활습관 교정이 약물치료에 앞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메니에르병의 예방에 기본적인 생활수칙은 ①저염식 등 식이요법을 지키고 ②술, 담배, 커피, 스트레스, 과로 등을 피하며 ③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으로 육체적 피로나 불면 증상 등을 개선하는 것이다.
 

물론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교정하고, 약을 열심히 챙겨 먹어도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8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전체의 약 15%의 환자가 이러한 케이스에 해당하며, 나머지 85%인 669명은 저염식, 충분한 수면 등의 생활습관개선과 이뇨제 등의 약물치료로 증상 조절이 가능했다.
 

이렇게 메니에르병이 재발하는 경우 고막을 통해 약물을 주입하거나 '내림프낭 감압술'과 같은 수술을하기도 한다. 다만 수술을 하더라도 미로절제술이나 전정신경절단술과 같은 큰 수술을 시행한 것은 1% 미만, 단 6명에서만 이루어졌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는 생활습관 교정, 약물치료, 간단한 주사나 시술 등으로 조절이 가능하고 재발하는 환자도 수술하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는 병이라 할 수 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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