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하늘 같은 사람. 봄 하늘 같은 사람아_1 수원 시민의 숲이 있는 에르덴솜은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 40㎞ 떨어진 작은 시골 마을입니다. 주변은 물론, 사막이지요. 2011년 처음 그 곳을 찾았을 때 말 그대로 '황량(荒凉)'했습니다. 또 암담하기도 했습니다. 이곳에 나무를…. 언감생심(焉敢生心)이었지요. 그러나 재미는 그런 곳에서 시작됩니다. 누구나 할 수 있으면 무슨 재미겠습니까. 아무도 하지 못하는 일에 대한 도전이 삶의 원동력이지요. 우선 몽골 토양에 적합한 수종(樹種)을 선택하는 일이 급선무였습니다. 한국과 토질과 기후가 완연히 다르니 헛발질은 당연지사지요.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선정된 수종이 비술나무와 버드나무, 우흐린누드, 차차르간입니다. 조림지 주변 방풍목으로는 포플러가 선정됐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생존율이었습니다.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몽골의 긴 겨울을 견딜 수 있을까, 걱정은 토네이도처럼 밀려왔습니다. 첫 해인 2011년 겨울은 그래서 더욱 길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에 들어간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이 그랬을까요. 그러나 역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우리'를 도왔습니다. 첫해 생존율 88.89%. 1만 244그루를 심어 7천464그루가 살아남은 겁니다. 그때의 감격은 잊을 수 없습니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몰아치던 모래바람도 도처에 널려있던 설치류의 시체를 치우는 일도 모두 지난 일이었지요. 다음해인 2012년에는 1만 464그루를 심었고 생존율은 89.16%였습니다. 2013년부터 기존 1만 그루 심기에서 2만 그루 심기로 전략을 바꿨습니다. 사막화 방지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도부의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그 해 2만 255그루를 심었고 1만 8천 787그루가 살았습니다. 2014년에는 2만 41그루를 심어 1만 7천 404그루가 생존했습니다. 지구가 점점 앓고 있는 때문일까요? 2015년에는 2만 268그루를 심어 1만 4천 457그루 밖에 살지 못했습니다. 생존율 71.3%. 역대 최악입니다. 그런 까닭에 올해 몽골가는 마음은 조금 무겁습니다. '스스로 돕는 일'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스스로 돕겠다는 마음하나' 들고 갑니다. 그까짓 나무 한그루 심는다고 사막화와 황사를 막을 수 있겠냐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까짓 한그루 나무의 힘을 믿습니다. 그 믿음으로 5월 26일 몽골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그 길에 염태영 수원시장과 김동연 아주대학교 총장도 동행합니다. 염시장이야 경험과 애정이 있으니 문제없습니다만 김총장께서 모래바람을 견딜 수 있을까, 걱정입니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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