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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어울림' 회원들이 선행, 수원이 따듯하다
언론인 김우영
2019-11-18 11:43:41최종 업데이트 : 2019-11-18 11:43:57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어울림' 회원들이 선행, 수원이 따듯하다

[공감칼럼] '어울림' 회원들이 선행, 수원이 따듯하다

약 2년 전 이 즈음이다. 연시가 잘 익었을 때니까. 수원문화원의 원고 청탁을 받고 정조로와 관련된 이야기를 취재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옛 수원극장에서부터 수원비행장까지 갔다.

오전 10시 쯤 세류전철역 건물에 붙어있는 '하류천(下柳川)' 표석 사진 촬영을 마지막으로 취재를 끝냈는데 길 건너편에 행색이 남루한 노인 수 십 명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천사무료급식소'라는 간판이 있는 단층건물 앞이었다.

짐작대로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는 곳이었다. 끌리듯 들어가니 젊은 봉사자가 웃으며 "할아버지 아직 들어오시면 안돼요"라고 말한다.

'이런, 겨우 환갑이 지났는데 할아버지라니...흰머리를 염색해야 하나?'잠시 당황했다. "점심 먹으러 온 것이 아니고 궁금한 것이 있어 물어 보려고 한다"니 책임자를 불러준다.

천사무료급식소는 정부의 지원 없이 후원자들의 기부와 자원봉사자들의 봉사로 꾸려가고 있는 순수 선행단체였다. 이곳에서는 일주일에 세 번, 화·목·토요일에 70세 이상 홀몸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한다. 점심은 11시부터 배식하는데 노인들은 아침 일찍부터 와서 저렇게 기다린다는 것이다.

가슴이 아려왔다. 세상에... 배고픈 서러움이 얼마나 기가 막힌 것인지 나는 모른다. 가난하긴 했어도, 쌀 한 톨 안 섞인 꽁보리밥이나 거친 밀가루 수제비이긴 했어도 그래도 끼니는 거르지 않았다. 그러나 초등학교(초등학교) 다니던 때는 도시락을 가져 오지 못해 운동장 한구석에 멀거니 앉아 있거나 물만 마시는 친구들이 적지 않았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자원봉사 하는 청년 몇 명을 데리고 인근 과일가게로 가서 급식인원 숫자만큼 연시를 사서 들려 보낸 뒤 사진이라도 찍자는 것을 간곡히 사양하고 돌아 온 일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과일가게 주인이 내 가방에 빛깔 고운 사과 댓 개를 억지로 담아 주기도 했다.

몰라서 그렇지 우리 주변에는 이처럼 따듯한 밥 한 끼가 그리운 이웃들이 많다. 홀로 사는 노인 뿐 만 아니라, 취약계층 아동·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이들 결식아동에게는 꿈나무카드가 지급된다. 보호자의 식사 제공이 어려워 결식 우려가 있는 18세 미만 취학·미취학 아동(중위소득 52% 이하 가구의 아동)에게 제공되는 급식 카드다.

그러나 금액과 가맹점, 시기 등에서 한계가 있어 결식아동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현실적으로 5000원이면 한 끼 해결이 쉽지 않다. 일반 음식점의 한 끼 비용은 평균 7000~1만 원 선이다. 꿈나무카드를 받아주는 가맹점도 많지 않다. 그러니 결식아동들이 컵라면이나 삼각김밥 등을 먹으러 편의점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겨울이 시작되는 이 때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수원시와 맛고을 파장천 번영회 '어울림'이 13일 시청 복지여성국장실에서 '드림스타트 외식체험 협약'을 체결하고, 취약계층 아동의 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권혁목 파장천 번영회 어울림 회장(가운데)과 권찬호 수원시 복지여성국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협약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혁목 파장천 번영회 어울림 회장(가운데)과 권찬호 수원시 복지여성국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협약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어울림은 파장동행정복지센터 주변 1km 내에 있는 개인 사업자들의 모임으로,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수원시와 어울림은 드림스타트센터를 이용하는 아동 등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외식지원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수원시에 따르면 드림스타트 대상 아동 중 외식기회가 적은 아동을 우선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한 후 장안구 소재 콩마당, 7데일리 치킨, 다마보세 한식뷔페 등 3개 업체가 매달 18가구(72명)에 외식·반찬을 지원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편의점 음식은 간편하긴 하지만 한창 자라는 아동·청소년에게 영향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이자는 파장천 번영회 어울림 회원들의 따듯한 마음이 널리 확산됐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수원시에 거주하는 어린이나 노인 모두 시민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공감칼럼, 김우영,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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