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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장풍경과 인정이 살아있는 대추동이 조원 시장
2017-10-12 09:13:18최종 업데이트 : 2023-07-07 13:41:3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길고 긴 추석 연휴가 지난 직 후 수원의 조원시장(수원시 장안구 송정로 187번길 35-1) 골목은 너무도 조용했다. 인적이 드문 모습은 시장이라고 느끼기조차 어려웠다. 뻥튀기 외 몇 가지의 상품을 리어카에 싣고 길 모퉁이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아저씨의 모습은 너무도 한가로웠다.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어 썰렁하기만 하였다. 오늘 이 곳을 찾은 것이 나로서는 처음이 아니었다. 근처의 좁은 사거리 모퉁이엔 목욕탕이 하나 있다. 너무도 오래된 목욕탕이다. 퇴색된 글씨와 허름한 문, 없어질 것만 같은데 늘 영업 중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전통적인 재래식으로 다양하게 구비된 한증막도 없고 내부시설도 낡았고 열탕과 온탕도 비좁아 5,6명이 들어 가면 꽉 찬다. 그래도 물이 좋고 마음의 따스함이 있으며 가격이 다른 곳보다 조금 저렴하다.
추석절 직후 시장골목은 한가롭기만하다.

추석절 직후 시장골목은 한가롭기만하다.

점심때가 되어 콩나물 국밥을 먹기 위해 자주 찾는 단골집으로 갔다. 비좁은 식당이지만 점심시간이어서 그런지 비교적 많은 8,9명이 자리를 잡고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주인인 이경자(여, 75세)씨는 여기에서 영업한 지가 20년은 되었다. 가끔은 남편이나 큰 아들이 뒷바라지를 해 준다. 그런데 오늘은 혼자였다. "큰 돈은 못 벌더라도 단골손님이 있어 접지를 못한다"고 늘 말하곤 했다. 아침 8시에 문을 연다. 해장 손님을 받는다. 반찬의 모든 식재료는 원산지가 순수한 국내산인데 이 곳의 시장을 이용한다. 돌솥 비빔밥을 비롯하여 총 메뉴는 7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가격대는 모두가 1만원 이하이다. 완전한 서민을 상대로 한 가격이다. 다른 곳에서는 적어도 6천원은 줘야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데 여기는 기본이 5천원이다. 소주와 맥주도 오르기 전의 종전 가격이다. 모주 한 잔에는 1천500원을 받는다. "영업에 어려움은 없으시죠?" 물었다 "큰 불편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너무 뜨거운 국밥을 호호! 식히며 먹었다. 뱃속이 든든해졌다.
 
주변을 돌았다. 골목길이고 크게 볼 만한 것은 없다. 그래도 작고 아담한 가게이고 간판도 잘 디자인된 것이 보였다. 조금은 더 현대화하기 위해 대학과 1대 1의 협약을 하고 골목 시장을특성화하려는 수원시와 지역상인들의 유대감은 미래를 밝게 해 주었다. 자주 들르는 닭과 오리집 주인도 보였다. 곤지암 소머리 국밥보다도 더 맛있는 국밥을 만들어 내는 사장님 내외도 부지런하게 영업을 하고 있었다. 가마 솥에서는 모락모락 김이 나고 냄새는 시장 주변을 진동했다.
순수한 국내용 재료로 단골 손님을 모은다

순수한 국내용 재료로 단골손님을 모은다.

대추동이 문화마을 만들기 추진단에 기대를 건다.

대추동이 문화마을 만들기 추진단에 기대를 건다.

그 옆에 새마을금고엘 갔다. 상품권을 사기 위해서였다 골목시장 상품권을 살 때는 인심도 후해 총액의 5%를 할인해 주었다. 며칠 전 추석을 맞이하기 위해 산적이 있지만 한 사람의 선물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한 장에 1만원 짜리였다. 다시 다람쥐공원으로 갔다. 이름도 예쁘다. 타일에 그려진 수많은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을의 정체성을 살리고 주민 간 소통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주민 500여명과 봉사자들이 모여 1천400여장의 타일에 주민들의 마음과 소망을 담아 시공한 것으로 2012년 9월1일부터 28일까지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바로 이 곳의 역사를 말해주는 징표이기도 하였다. 이곳 상인들의 화합과 희망이 하나로 일치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대추동이 문화마을 만들기 추진단'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것이 더욱 놀라왔다.
 
조원동시장인 이 곳은 대추나무가 많은 마을이었다 그래서 '대추동이'라고 하였다. 인근은 '금당꼴'이라고 하여 현대화의 문명과 거리가 먼 샤머니즘 문화가 성행했던 곳이었다. 1975년도에 개설을 시작으로 1982년에 시장이 형성되었다. 2008년 5월22일에는 수원시에 인정시장으로 등록되었다. 현재 100여개의 점포와 150여명의 상인들이 주로 1차 상품을 중심으로 고객을 맞이하며 살아가고 있다. 옛 시골 장터의 정취가 물씬 풍기고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살맛나는 골목동네가 바로 이 곳이다. "상인들의 요망사항을 잘 받아들이며 이를 조원시장의 정영호 상인 회장이 잘 이끌고 있어 더불어 살아가는 느낌"이라고 과일가게 주인은 말했다.
 
이 곳의 상가는 모두가 중소형의 소규모이다, 그렇지만 대형백화점이 부럽지 않다. 40년 가까이 생사를 함께 해온 상인들이 적지 않다. 상가의 터줏대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적게 벌어도 크게 불편해하지 않는다. 시장 한복판에는 경로당이 있고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 서로가 가깝게 온 세대가 어우러져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도 이 곳의 면적으로 보아서는 좁지 않은 공간이었다. 어린이들은 보이질 않았다. 하나 하나 놀이기구를 살펴보았다. 조금은 구형으로 어린이들에게는 그리 인기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요즘 어린이들은 고급이기 때문에 놀이기구도 아무것이나 타지를 않는다. 손을 좀 보아야 할 것 같았다. 오랫동안 영업을 쉬었기 때문에 주변에는 휴지하며 비닐 봉투, 오물이 여기저기 눈에 보였다. 별도로 청소하는 사람도 보이질 않았다. 비좁은 도로, 아무렇게나 세워 둔 차량들, 사람들의 왕래도 결코 쉽지 않은 열악한 골목도로였다.
골목시장  활성화의 과제가 눈에 보인다.

골목시장 활성화의 과제가 눈에 보인다.

어느 상인에게 물었다. "여기는 그래도 상권이 활성화되려면 주차장이 필요하지요?" 수원시 매탄동의 매탄시장 이야기를 꺼냈다. "저도 가봤어요. 아마도 10억 정도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그 거금을 누가 내 놓고 주차장을 만들겠어요. 그리고 공간이 안 나오는데요" 하며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다. "그래도 재래시장을 살려야 하려면 해야지요. 정겨운 추억이 깃든 대추동이의 골목시장을 살려야 해요"라고 말했다.
 
다행히 좀 멀리 한일타운이 있지만 주변에는 대형마트가 없어서 그나마 다행인 것 같았다.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중소형 시장은 전부 죽는다. 이 곳을 이용하는 사람이나 이 곳에서 오래 상인활동을 한 사람은 결코 원하지 않는다. 이 곳을 대대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 아마도 다른 곳으로 이주하면 좋은 장터를 준다고 하여도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옛 재래시장의 모습과 인정이 살아있는 조원시장이 지역주민들의 사랑 속에 활성화되길 바란다.
김청극님의 네임카드

김청극, 대추동이, 조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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