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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색동 벽화 구경하고, 천사날개 그림 앞에서 사진도 찍고
2015-06-23 10:15:30최종 업데이트 : 2015-06-23 10:15:30 작성자 : 시민기자   박윤희

여느때처럼 사람들은 버스정류장에 내려 각자의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바삐 움직이기도 하고, 스마트폰을 쳐다보기도 하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앞만 바라보고 걷는다. 모퉁이를 돌아 몇 개의 건물이 나타나고 왼쪽, 오른쪽으로 몸을 틀어 너무나도 익숙한 집들과 상가들을 지나친다.
슈퍼, 교회, 통닭집, 자전거 수리점, 중화요리, 미용실, 문방구, 부동산, 분식집 등이 보인다. 그리고 붉은 벽돌의, 회색 시멘트의, 아이보리색의 담장을 만난다. 

고색동 벽화 구경하고, 천사날개 그림 앞에서 사진도 찍고_1
고색동 벽화 구경하고, 천사날개 그림 앞에서 사진도 찍고_1

때가 많이 묻고, 때로는 군데 군데 벗겨진, 어느 동네에서든 만날 수 있는 동네 안쪽의 골목길의 풍경이다. 낮은, 낡은 담장과 벽면에는 아이들의 낙서가 적혀있기도 하고, 근처 마트의 날짜 지난 세일전단지가 붙어 있기도 하고, 중화요리집 전화번호가 적혀있기도 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동네 골목길을 지나다닌다. 유모차를 밀고, 자전거를 타고, 장바구니를 들고, 떡볶이를 손에 들고, 전화 통화를 하면서 오고 간다. 빠르게 지나가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동네의 익숙한, 늘 그 자리에 있던 벽에 생명이 불어 넣어지고, 예쁜 그림이 그려지고, 벽에 이야기가 담겨진다.

고색동 벽화 구경하고, 천사날개 그림 앞에서 사진도 찍고_2
고색동 벽화 구경하고, 천사날개 그림 앞에서 사진도 찍고_2

권선구 고색동에 한달동안 작업한 벽화가 완성되어 마을주민들의 발길, 손길을 사로잡고 있다. 총 7군데의 벽화는 담장주인들의 동의를 얻어 전문가와 통장을 비롯한 단체원들 그리고 마을주민이 때이른 더위에 구슬땀을 흘려가며 완성되었다. 
"몇십년만에 붓을 잡아봤지, 학창시절 미술시간이 생각이 나네"
나이가 지긋한 마을주민은 오래전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노랑, 파랑, 빨간색의 페인트를 묻힌 붓을 들고 활짝 웃었다.

나무, 하늘, 구름, 꽃, 무지개, 아이들이 벽화에서 환하게 빛나고 있다. 완성된 천사의 날개의 가운데에 서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노란 해바라기 앞에 때마침 지나가던 나비를 발견하고는 자신이 그린 '꽃 그림이 진짜인줄 알았나 보다' 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고색동 벽화 구경하고, 천사날개 그림 앞에서 사진도 찍고_3
고색동 벽화 구경하고, 천사날개 그림 앞에서 사진도 찍고_3

어느 동네이든 마찬가지 일테지만 일반주택 밀집지역의 문제점은 어둡고,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하지 않아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탈선의 장소가 되기도 하고, 범죄가 우려되기도 하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규격봉투와 재활용 규칙을 무시한 무단 쓰레기로 몸살을 앓기도 하는 곳이다.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고, 분리수거에 대한 안내장을 붙이고, 호소를 해도 고쳐지지 않는 곳이 된다.

그런 골목에, 사람들이 지나갈때마다 눈살을 찌뿌리던 곳에 벽화를 칠하니 효과가 나타났다. 밝아지고, 환해지고, 사람들을 웃음짓게 하더니 담배꽁초도, 무단 투기 쓰레기도 줄었다. 

고색동 벽화 구경하고, 천사날개 그림 앞에서 사진도 찍고_4
고색동 벽화 구경하고, 천사날개 그림 앞에서 사진도 찍고_4

안전마을을 만들기 위해, 범죄예방을 위해,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마을가꾸기 위한 노력은 여러 가지가 있다. 치안을 강화하고, 법적인 대응을 하고, 감시하는 방법도 있지만, 안전, 밝은, 화사한 범죄사전예방환경디자인(셉테드) 기법의 효과도 크다는 걸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다. 

고색동은 앞으로도 마을벽화 뿐만아니라 동네의 공한지와 자투리땅에 마을화단을 주민과 함께 조성해 안전하고 깨끗한 지역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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