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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색동에 이렇게 큰 공구단지가 있었다니
산업단지 생겨 신바람 난 660여 점포 성업 중
2015-06-25 17:37:22최종 업데이트 : 2015-06-25 17:37:22 작성자 : 시민기자   이대규

주방에 수도꼭지가 새고 있었다. 손을 보려고 했지만 맞는 공구가 없어 전문 수리 점에 알아보니 비용이 너무 비싸다. 인근 공구상사에 가면 구할 수가 있겠다는 생각에 찾아갔다. 고색파출소 앞 사거리에서 북쪽 진입로를 따라 올라간다. 왼쪽에는 상우아파트가 있고, 길을 따라 더 들어가니 생각보다 큰 상가들이 줄지어 자리 잡고 있다. 

차를 타고 다니며 그동안 '수원공구단지'라는 안내판은 자주 보아왔다. 그냥 소규모의 동네 상가려니 싶었는데 이런 대단지가 들어서 있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지금도 공구상가라고 하면 서울의 청계천을 많이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곳에 가면 무슨 공구든지 값싸고 쉽게 구할 수가 있었다. 수원에 이사 와서도 전철을 한번만 타고가면 되기 때문에 아직도 그곳을 먼저 떠올리곤 했던 것이다. 

고색동에 이렇게 큰 공구단지가 있었다니_1
고색동에 이렇게 큰 공구단지가 있었다니_1

그런데 이처럼 많은 상가들이 있을 줄이야, 어느 집에 들어가야지만 필요한 공구를 구할 수가 있을지 몰라 한동안 두리번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눈앞에는 공조 닥트, 환풍기구, 전동동구, 베어링, 단열 닥트, 배관자재, 공구 철물, 건재, 호스, 톱날, 콤프레셔 등등 어지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싱크대에 연결된 수도꼭지 발부를 교체해야 했는데 일반 몽키나 집게로는 나사를 돌릴 수가 없어 기억자형의 길게 뻗은 집게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때 '수도꼭지, 싱크밸브'간판 글자가 눈에 반갑다. 찾아가 사장님께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높은 선반에서 꺼내와 싱크대용 집게라며 보여준다. 그것이면 될 것 같아 가격을 물어보니 9천원이란다. 더 비싼 것도 있었지만 자주 쓰는 전문가도 아니기에 그럴 것까지는 없을 것 같았다. 

50대로 보이는 사장님과 얘기를 나눠보았다. 이곳에 공구단지가 들어선 것은 지난 2007년이었다고 한다. 그때 상가를 분양받아 지금까지 9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들만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있었고, 오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가 없었던 터라 누구에게 말을 물어볼 수도 없었던 것이다.

고색동에 이렇게 큰 공구단지가 있었다니_2
고색동에 이렇게 큰 공구단지가 있었다니_2

그래서 사람이 통 보이지 않는다며 장사가 잘 되는가 하고 물어보았다. 사실 이 동네에 이사 와서 10년이 지난 뒤에 생긴 이곳 공구단지였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역시 처음에는 손님이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떠나는 집도 많았단다. 일반 가정집의 개인 손님들로는 밥 먹을 수 없다며, 공사 업자나 공장을 상대로 하여 겨우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메르스 파동으로 손님이 별로 없는 편이지만 이곳 고색동에 산업단지가 들어와 이제는 전에 비해서는 잘된다고 했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이곳에 공구단지가 들어온 것도 알고 보면 산업단지와도 무관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색동의 산업1단지가 처음 조성된 것은 2003년부터였으니 수원시의 기획된 작품이었을 것 같았다. 얼마나 다행인가, 이제 3공단이 들어선 가운데 앞으로 4공단까지 들어오면 전망은 더욱 밝아보였던 것이다. 

고색동에 이렇게 큰 공구단지가 있었다니_3
고색동에 이렇게 큰 공구단지가 있었다니_3

그동안 같은 고색동을 두고 자동차중고 매매시장과 함께 있는 '공구상가'와 이곳 '공구단지'가 많이 헷갈렸던 것이다. 이곳 사장님 역시도 손님들께서 많이들 그런 말들을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쪽 공구상가에서는 중고자동차수리와 관련된 공구들을 주로 많이 취급하며 소규모일 뿐이라는 것이었고, 이곳은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수원에서 뿐만 아니라 옛날의 청계천보다도 훨씬 더 크다는 주장이었다.

이왕이면 상가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곳 사장님은 밖에까지 따라 나오며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라며 알려준다. 한참을 헤맨 끝에 겨우 찾을 수 있었던 그곳의 굳게 닫힌 철문을 두드리니 안에서 인기척이 들려온다. 혼자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아가씨는 상가 현황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었다. 그래도 전체 점포수가 660여개라고 하는 것은 말해주었다. 놀라운 숫자였고, 벽에 걸어놓은 조감도를 보니 그 엄청난 규모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고색동에 이렇게 큰 공구단지가 있었다니_4
고색동에 이렇게 큰 공구단지가 있었다니_4

그러나 수원의 고색동에 이런 대단위 공구단지가 있다는 것을 일반인들은 아직 많이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정에서 필요할 때 이곳에 찾아오면 무슨 공구라도 구할 수가 있을 것 같았다. 이날 구입한 공구 덕분에 싱크대 수전 교체 작업을 무사히 끝낼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고색동의 '수원공구단지'그곳은 없는 것 없다는 서울의 청계천과 같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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