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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맛이 공존..생태교통마을 행궁동에 가자
2015-06-27 08:25:01최종 업데이트 : 2015-06-27 08:25:01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2010~2020년 사이로 석유공급이 침체하거나 감소하여 치솟는 유가에 세계경제는 요동칠 것이다.'
석유생산 정점 분야의 전문가들 즉 환경운동가들이 지적한 자원고갈 시나리오에 따른 가정이다. 경제가 위축되든 생기를 찾든지 간에 이 순환이 되풀이 될 때마다 유가의 폭등에 따라 세계경제가 좌지우지 된다는 건 기정사실이다. 결론은 지금 우리는 언젠간 화석에너지 고갈상태를 경험하게 될 것이란 사실이다.

21세기 지구촌 화두는 단연코 '기후변화'이다.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적(물론 논란이 있지만)되면서 '석유생산 정점과 기후변화' 라는 카테고리를 묶어 석유소비도 줄이고 이산화탄소도 동시에 감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도시 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환경 파괴의 주범 지구온난화 문제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무차별적으로 자동차 중심도시를 만들어 왔다. 이제 더 이상 늦출 수 없음을 깨달은 이들이 도시의 회복을 주창하고 나섰다. 2007년 세계지방정부 환경협의체 이클레이(ICLEI)의 전 사무총장이었던 오토 짐머만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 알려진 '생태교통(Eco Mobility)'은 그렇게 탄생됐다. 

멋.맛이 공존..생태교통마을 행궁동에 가자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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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맛이 공존..생태교통마을 행궁동에 가자_2
멋.맛이 공존..생태교통마을 행궁동에 가자_2

이제 우리에게 익숙해진 말이 되어버린 생태교통도시 수원! 
수원시는 2013년 9월, 석유고갈시대를 가정해 자동차 없이 살아보는 실험을 한 달 동안 진행했다. 당시 염태영 수원시장의 말마따나 '다소 무모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저탄소 녹색도시 건설이란 플랜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국제적으로 수원이란 도시를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며 도시의 품격을 드높였다. 물론 행사를 치른 후 적지 않은 문제점과 아쉬움 등도 남기기도 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사업 대상지였던 행궁동의 풍경은 '살고 싶은 마을'로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평일 오후, 생태교통 마을진입로인 화서문로 사거리로 들어섰다. 쓸모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과 역으로 사라진 것들을 돌아보기 위해서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겼다. 주 거리를 기점으로 방사선 실핏줄마냥 구불구불 이어지는 골목길, 어제와 오늘 무엇이 달라졌을까.
지나간 세월을 방증하듯 소나무거리로 명명된 중심도로에 소나무들이 줄을 지어 청청하다. 게릴라 가드닝으로 조성된 자투리 텃밭은 저마다 예쁜 꽃들로 피어나 투명한 햇살만큼이나 빛난다.

그럼에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차별화한 상점들이다. 처음의 어설픔을 넘어서 이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듯 보인다고나 할까. 예전 원도심 슬럼화 지역이란 이미지를 엿볼 수 없을 정도록 세련미와 고급스러움을 갖춘 도자공방, 효소 빵집, 규방공예, 아트갤러리 등과 함께 카페, 커피숍, 전통 음식점 등 먹거리까지 골고루 갖춘 아주 근사한 마을로 탈바꿈했다. 전형적인 저개발지역에서 탈피해 이젠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어울리는 격을 갖춤으로서 아무 때나 들러도 좋은 휴식· 휴게마을로 자리 잡았다.

상가가 밀집한 중심도로가 삶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동(動)이라면 또 다른 매력 정(靜)을 대변하는 곳이 골목길 탐방이다. 밖으로의 혼잡스러움을 벗어나 이곳으로 들어서는 순간 아찔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여기가 팔달문 성안(城內)풍경 맞아!"라고 할 정도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실물(實物)이 꽉 들어서있다. 예전 같으면 도시의 단절을 의미하는 코크리트 담장으로 인해 한낮이라도 스산했을 터인데 처처가 사랑스러움으로 생생 살아 움직인다. 굳건히 남아있는 70~80년대 건물과 기와지붕, 계절별 꽃들이 만개한 텃밭 모두가 생명의 개별성을 자랑한다. 무질서한 것 같지만 아주 단정하게!

멋.맛이 공존..생태교통마을 행궁동에 가자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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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맛이 공존..생태교통마을 행궁동에 가자_4
멋.맛이 공존..생태교통마을 행궁동에 가자_4

대부분 단독주택들이 밀집되어 있는 이곳은 대번 서민주택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비록 최첨단 아파트 단지, 과학이 접목한 시설은 없을지라도 세상 부러울 것이 전혀 없다는 걸 오후 반나절만 걸어도 절로 깨우친다. 저녁 빛이 사위는 순간 서장대, 화령전, 행궁, 그리고 성곽을 감싸 안은 노을빛을 만나는 순간, 탄복한다.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없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껴진다.

주말, 마을 전체가 문화공간인 이 길을 걸어보시라. 고요하지만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이 있다. 저마다의 공간이 은밀하게 황홀하게 단아하게 자리해 있으니 그 맛에 취해보시기 바란다. 
맞춤형 공방을 찾아들어가 반나절 부지런히 두 손을 움직여도 좋고, 포차에 들어가 계절 음식을 시켜놓고 막걸리를 마시며 밤늦도록 수다를 떨어도 좋다. 
자, 이제 주중 지루했던 일상을 탈피하러 멋과 맛이 공존하는 곳 행궁동 마을로 나들이를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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