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북수원 쉼터 만석공원, 수원 연꽃단지 원조는 이곳!
2015-07-08 10:54:32최종 업데이트 : 2015-07-08 10:54:3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연(蓮), 뿌리부터 잎까지 버릴게 없다고 하여 식용으로서의 가치가 한껏 올라갔지만 사실 우리는,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적치유가 된다. 그 연꽃의 계절이 돌아왔다. 
내가 살고 있는 수원에서 멀지않은 양평 세미원, 그곳은 지금 연향(蓮香)으로 가득하단다. 하여 연 음식, 약선 요리 축제 '연꽃문화제'도 한창이란 소식이 들린다.

수원은 당수동시민농장 연꽃단지가 입소문을 타고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e수원뉴스 시민기자들을 통해 연일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금요일 저녁6시, 수원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아름다운 공간으로 조성된 이곳에서 '연꽃음악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그런데 아시는가. 연꽃단지는 북수원 시민들의 심신건강에 기여하는 만석공원이 그 원조라는 사실을.

북수원 쉼터 만석공원, 수원 연꽃단지 원조는 이곳!_1
북수원 쉼터 만석공원, 수원 연꽃단지 원조는 이곳!_1

한여름 뜨거운 온도가 연일 오르내리는 가운데서도 이곳 만석공원은 늘 인파로 북적거린다. 대부분 운동을 위해 찾은 사람들이지만 조석으로 풍기는 기운이 사뭇 다르듯 마음의 안정을 찾아 홀로 사색하는 이들도 제법 많다. 이를 테면 해가 떨어진 후에는 가족단위로 만석거 둘레길을 연속해서 도는 이들로 꽉 들어찬다. 그렇지만 이른 아침에는 다소 한가로운 가운데 이른바 연세가 쫌 되는 분들이 운동기구를 이용하거나 가벼이 산책하는 정도로 걷는 분들이다.

요즘 부쩍 무거워진 몸으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이곳을 찾는다. 어젯밤에 이어 오늘 아침에도 남편이 출근한 후 가벼운 트레닝복 차림을 하고 만석공원으로 향했다. 어스름 저녁도 좋지만 이른 새벽 사람들의 번잡함이 사라진 공원은 색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유유자적 걷노라면 상쾌하고 넉넉한 마음이 절로 샘솟는다. 단, 자주 걷는 길이라지만 어떤 눈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늘 사물은 다르게 다가오니 집을 나설 때 최대한 생각을 비워야 한다.

북수원 쉼터 만석공원, 수원 연꽃단지 원조는 이곳!_2
북수원 쉼터 만석공원, 수원 연꽃단지 원조는 이곳!_2
북수원 쉼터 만석공원, 수원 연꽃단지 원조는 이곳!_3
북수원 쉼터 만석공원, 수원 연꽃단지 원조는 이곳!_3

어라, 간밤에 도둑비라도 내린 것일까. 땅 곳곳이 젖어있다. 걷다말고 손바닥을 들어 하늘로 향하게 놓고 가만히 있으니 가랑비가 사선으로 허공에 빗금을 친다. 잠시 갈등하다 경기일보를 지나 편의점에 들어가 거금 1만원을 내고 삼단우산을 산다. 계획대로 가던 길을 가기로 한다. 본디 자연이란 비오는 날 최상의 풍광을 선사한다고 생각하기에. 

응, 뭐야. 공원 한 바퀴를 돌기도 전에 빗줄기가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그래도 장마철에 들어섰다하니 또 언제 쏟아질지 모른다. 유비무환이라고, 잘한 일이라고 애써 위무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연꽃단지 출발선상이다. 

이곳은 10여 년 전만하더라도 '수원화성국제연극제'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군자의 꽃'이라 칭하는 연꽃의 향연을 바라보면서 감상하는 무대는 가히 환상적이었는데 어쩐 일인지 슬그머니 사라졌다. 객석 면적의 협소함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1~2회 정도는 참여한 기억이 또렷하다. 색(色)과 수변공간, 공원의 백미를 보여주던 공간이었는데 참 아쉽다.

옛이야기를 되살리면서 연(蓮)무리가 우거진 나무 데크길로 들어선다. 입구에서 자신의 핸드폰을 이용해 그윽한 풍경을 담아내느라 사람이 지나쳐도 기척을 느끼지 못하는지 중년 여성은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연신 찰칵 소리만을 낸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새삼 느끼는데 예전보다 연이 많이 줄어들었다. 아직 기온이 맞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조건이 반영된 것인지 연꽃도 거의 피지 않았다. 무슨 일일까.

이럴 땐 나의 무지가 안타깝다. 식물 공부를 했어야 하는데, 알지 못함이 창피할 따름이다. 궁금증을 잠시 뒤로 하고 벤치에 다가설 무렵 무언가 묵직한 것에 얻어맞은 듯 감당하기 힘든 풍경과 마주한다. 잘입은 아웃도어 차림이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우울해 보이는 중년의 남성이 마치 숨도 멈춘 듯 고요 속에 앞만 바라보고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는 내가 인근을 한참동안 산책한 후 돌아왔을 때에도 처음 모습 그대로 앉아있었다. 힐링을 위한 사색의 시간을 누리고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생각만 하기로 했다. 

비온 뒤라서일까. 청정함 그 자체다. 눈을 살포시 감는다. 마치 누렇게 익은 벼이삭들이 바람의 흐느낌대로 이리저리 쓸리는 소리처럼 '싸아악~ 쓰으윽~' 소리가 강하게 귀를 때린다. 자연의 소리에 이어 시야를 연잎에 초점을 맞추니 아침이슬 또르르 맺힌 것이 한없이 예쁘고 사랑스럽다. 부들과도 이웃하며 한 장의 거대한 그림을 연출한다. 그야말로 이보다 좋을 순 없는 풍광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북수원 시민들의 행복이다.

북수원 쉼터 만석공원, 수원 연꽃단지 원조는 이곳!_4
북수원 쉼터 만석공원, 수원 연꽃단지 원조는 이곳!_4
 
그놈의 메르스로 인해 이곳만의 또 다른 매력인 분수대가 가동하고 있지는 않지만 하늘 끝을 향해 솟아오르는 물줄기가 퍼지는 날 이곳은 더 찬란히 빛날 것이다.
조원동, 송죽동, 정자동 등 인근 시민들의 안심 힐링처 만석공원, 220여 년 전 정조의 개혁정신이 오롯한 만석거와 영화정을 품고 있는 이곳이 영원히 사랑받으려면? 모두가 준수해야하는 공중도덕을 꼭 지켜야 한다. 우리가 다 알고 있고, 누구나 지킬 수 있는 약속이지만 소홀히 할 수 있는 일들 잊지 말자.

참, 덧붙이자면 2014년 10월부터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자전거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또 공원은 금연구역이다(흡연시 과태료 부과). 마지막으로 애완견을 데리고 올 때는 환경을 위해 반드시 배변봉투(불이행시 과태료 10만원)를 지참하고 목줄과 목걸이를 착용시키자. 만석공원 입구 오른쪽에 애견 배변 봉투함이 설치되어있으니 깜박했을 시 이용하면 된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