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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재발견, 서호천의 솟대공원
2015-05-09 11:51:53최종 업데이트 : 2015-05-09 11:51:5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정자3동 SKC공장 옆에 흐르는 서호천은 광교산 상류에서부터 서호저수지까지 흘러가는 하천이다. 과거에는 공장의 악취와 생활, 건축 폐기물로 쓰레기장 같았던 곳이 도심 속 공원으로 변모했다. 바로 서호천 솟대공원이다. 이곳은 2011년도에 만들어졌는데, 주민들이 만든 솟대가 높이 꽂힌 모습이 인상적이다. 솟대와 작은 정자, 흐르는 하천, 토끼들이 뛰어 노는 생태학습장, 텃밭까지. 이곳이 아파트와 공장 부근에 위치한 곳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수원의 재발견, 서호천의 솟대공원 _1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던 하천 옆의 공간이 공원으로 탈바꿈되었다

솟대공원 일대는 이제 정자3동 주민들에게 명소가 되어버렸다. 공원 한구석에는 2031년 11월 11일 11시 11분에 개봉 한다는 '타임캡슐'이 묻혀있다. 자로 잰 듯한 획일성, 전문가가 만든 세련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솟대공원은 모두 다 '서호천의 친구들'이 주민과 구상하여 하나 하나씩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서호천의 친구들' 마을 공동체를 꾸려가는 윤진석 공동대표를 찾았다.

이곳의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호천·영화천 살리기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쓰레기를 치우고, 악취문제를 개선하는 데에 힘을 모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환경 정화를 위한 자발적인 주민 모임으로 시작되었지만 공터를 이용하여 공원으로 조성하고 쉼터, 생태학습장으로 만들어나가는 변화를 이루어냈다. 서호천 일대의 주민들이 함께 가꾸어 나가는 마을 공동체, '서호천의 친구들'은 이처럼 지역에 대한 소소한 관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내가 사는 곳에 대한 애정과 함께 좀더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고 싶은 바램이 모아진 결과라고나 할까.

수원의 재발견, 서호천의 솟대공원 _2
생태학습장의 토끼 덕택에 아이들이 좋아한다

서호천 솟대공원에서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는 생태학습장은 동네 아이들에게 놀이터와 같은 곳이다. '서호천의 친구들'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앞으로 작은 연못과 야생화 단지까지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동네에 토끼가 사는 작은 동물원이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재미있어 할 것이다. 직접 먹이를 사갖고 와서 오이며 상추 등을 주는 아이들도 많고, 어린이집에서 일부러 소풍을 오기도 한단다. 그만큼 아파트 숲 사이에 친환경적인 생태 공간은 시민들에게 쉼과 힐링이 된다.

그뿐만 아니다. 서호천의 시민 생태 텃밭은 경쟁이 치열할 정도라고 한다. 매 해 텃밭 운영하고 싶다는 신청자가 늘어나는데 그만큼 직접 농사짓고, 텃밭을 가꾸는 것이 도시 사람들의 로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씨앗을 뿌리고 작은 싹이 나서 생명이 나라가는 과정 하나하나는 아이들에게 그야말로 산 교육이다. 직접 내가 먹을 거리를 가꾸는 것만큼 생산적인 일이 또 있을까!

수원의 재발견, 서호천의 솟대공원 _4
서호천 시민 텃밭

텃밭 중간에 물탱크가 하나 있는데 윤 대표는 신기한 점을 하나 설명해주었다. 물뿌리개로 물을 떠내면 다시금 일정부분 자동으로 물이 차오르는 것이다. 변기에 물을 내리면 자동으로 물이 넘치지 않게 정확한 양이 차오르는 것에서 착안하여 텃밭에 만든 물 탱크라고 한다. 매번 주민들이 '물 없어요' '물 안나와요' 등 고충을 이야기하길래 어떻게 하면 서로 편리하게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볼까 생각했다고 한다. 일부러 수도꼭지를 틀어 물을 보충하지 않아도 되니 편리하다. 물을 떠 낸 만큼 자동으로 물이 채워지니 넘칠 염려도 없다.

수원의 재발견, 서호천의 솟대공원 _3
'서호천의 친구들'이 만들어낸 친환경 도심 속 공원은 지역 주민들의 쉼터다


낫을 들고 풀을 베면서 토끼에게 줄 먹이를 직접 갈무리하고, 주민 텃밭의 보이는 잡초까지 일일이 신경써 가면서 말이다. 이처럼 자신의 일보다 공동체의 일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잘 굴러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정자3동의 서호천 솟대공원은 수원의 재발견이다! 수원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외곽지역이고, SKC공장과 신축한 아파트 등으로 친밀감이 적은 동네였다. 하지만 솟대공원과 텃밭을 둘러보고 난 후 이 동네에 살고 싶어질 만큼 애정이 느껴졌다.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고급 브랜드 아파트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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