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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구 향교로를 걷다가 만난 수원향교 옆 '유림회관'
유교 인문학, 기초한문, 서예 수업 등이 있는 명륜대학
2023-05-19 15:14:35최종 업데이트 : 2023-07-07 13:21:52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조선시대 교육기관 수원향교 옆, 이 시대의 교육기관 '유림회관'에서 명륜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조선시대 교육기관 수원향교 옆, 이 시대의 교육기관 '유림회관'에서 명륜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조선시대의 교육기관인 수원향교는 팔달구 향교로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은행나무가 멋들어진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봄의 풍경은 또 어떠할지 궁금한 마음에 찾아가게 되었다. 수원향교는 곧바로 들어갈 수는 없고, 오른쪽에 있는 사무실을 먼저 찾아가야 한다. 지난번에 왔을 때도 그랬는데 바로 옆에 있는 건물, '유림회관'이라고 적힌 건물이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번 기회에 유림회관까지 방문해 명륜대학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홍살문을 통과하려면 누구나 말에서 내려야 했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하다.

홍살문을 통과하려면 누구나 말에서 내려야 했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과거로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수원 근대 여행지로 손꼽히는 골목길을 지나 수원향교로 향하는 길, 어김없이 홍살문이 등장한다. 문 없이 기둥만 있는데도 문으로 불리는 곳, 붉은색 주칠한 홍살문은 그저 지나가기만 해도 무언가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예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 풍속에는 저마다 깃든 의미가 있기 때문이리라. 동짓날 일부러 팥죽을 챙겨 먹듯 붉은색은 귀신이 싫어하는 색이다. 우리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며 힘차게 발을 내디뎌본다. 

홍살문을 지나면서 잊지 말고 확인해야 할 것은 바로 하마비(下馬碑)다. 홍살문을 지나면 그길 부터는 신성한 공간이기에 누구든지 말에서 내려, 여기서부터는 걸어가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신분사회였던 그 시기에도 상징성을 지니고 있었다. 지금은 안내 표지판에 가려져서 비석이 잘 보이지 않는다. 왼쪽에 있는 색이 많이 바랜…, 그래서 역사와 전통이 느껴지는 하마비까지 마저 확인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 

홍살문 지나 정면에 있는 것은 외삼문이다. 외삼문의 문은 굳게 잠겨 있어, 오른쪽으로 돌아서 들어가야 한다.

홍살문 지나 정면에 있는 것은 외삼문이다. 외삼문의 문은 보완 상 굳게 잠겨 있어, 오른쪽으로 돌아서 들어가야 한다.


담장 너머 수원향교의 모습은 벌써 봄을 지나 초록이 짙은 여름으로 가고 있다. 풀냄새가 기분 좋게 불어온다. 지난가을에 방문했던 수원향교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외삼문을 지나 명륜당이 있고 계단을 오르고 오르면 대성전이 나온다.

이곳 대성전은 1983년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호, 2020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90호로 지정되었다. 경기도 내 향교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그 시절에도 학구열이 높았구나, 조심스럽게 예상할 수 있달까. 

정조의 어명으로 지어진 대성전의 모습, 우리나라 보물로 지정되었다.

정조의 어명으로 지어진 대성전의 모습, 우리나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며 사무실에서 방문 신청을 하면 누구나 안으로 들어가서 직접 명륜당과 대성전을 볼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 보물이기에 문화재 보호를 위해 안전을 지켜야 하고, 수원향교에 대한 안내와 설명이 있어야 하기에 '장의'가 동행하게 된다. 작년에 30분 정도 되는 투어를 경험해 본 바로는 자세한 설명을 듣고 궁금한 건 질문도 해가면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 시대의 유림이 있는 곳, 유림회관에서는 매해 명륜대학 수업이 운영되고 있다.

이 시대의 유림들이 있는 곳, 유림회관에서 명륜대학 수업이 열린다.


왼쪽에 있는 건물 유림회관은 명륜대학, 오른쪽 작은 건물은 사무실이다. 얼마 전에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현수막을 보았기에 안으로 들어가 몇 가지 문의를 드렸다. 혹시 다음 달부터 들을 수 있는 강의가 있는지 여쭤보니 "올해로 제32기를 맞이한 명륜대학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되어 11월 말까지 운영된다"며 "일 년 과정이긴 하지만 중간에 신청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요일마다 다양한 과목의 수업이 있으니까 무얼 들을지 정하기 위해 청강하러 와도 된다"며 직접 들어보고 결정해도 된다는 배려가 참 감사하다. 다만 그냥 오면 인원을 파악할 수 없기에 사전에 전화(사무실 031-245-7639, 8005)를 하고 오면 된다고. 명륜대학과 유림회관이 어떤 곳인지 방문해서 느껴보는 방법이 가장 좋을 듯하다.

전통적인 유교문화를 교육하는 지방의 유일한 교육기관!

전통적인 유교문화를 교육하는 지방의 유일한 교육기관!


수원향교의 역사는 칠백년이 넘었고 이곳, 명륜대학이 생긴 시기는 1994년이다. 대학, 중용, 논어, 맹자 등 유교의 경전을 가르치는 유학과를 개설하게 된 것. 우리나라는 유교 중심, 사람 중심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유교는 인의예지신 (仁義禮智信),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를 실천하고자 한다. 어질고(仁) 의롭고(義) 예의 바르고(禮) 지혜롭고(智) 믿음직함(信)을 말한다.

이처럼 인간이 중심이 되는 공부를, 요즘 시대에 어디 가서 배울 수 있을까? 전통 윤리를 기본으로 하며 한문반, 서예반, 청소년 인성교육 등 다양한 수업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수원향교에서는 매해 석전대제, 전통혼례, 전통성년례, 기로연 등 이제는 사라진 우리나라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명륜대학에서 공부하는 동안 직접 보면서 배우는 일이 많을 듯하다.  

전화로 먼저 문의를 드리고 난 뒤, 궁금한 수업이 있다면 청강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전화로 먼저 문의를 드리고 난 뒤, 수업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모집 대상은 수원시민 누구나! 연령의 제한이 없으며 수강료 또한 무료다. 입학금 5만 원과 교재비만 별도로 받고 있다. 시간표를 하나 받아보았는데 월요일과 금요일 수업인 유교 인문학은 ▲우리 예절 ▲동몽선습 ▲명심보감 ▲우리 음악 ▲다도 ▲시조창 ▲동양문화에 대해 배운다. 

화요일 기초한문은 ▲사자소학 ▲격몽요결 ▲추구 ▲시조창 ▲다도를 공부한다. 수요일과 목요일 경전반의 경우 ▲논어 ▲맹자 ▲대학 ▲다도 ▲시조창이다. 그 밖에도 목요일 한시반은 한시작법, 금요일 서예반은 한자 초급이 있는 등 몇 개 수업만 들어도 일주일 배울 거리가 한가득이다. 

마지막 수업 날짜는 11월 30일이며 12월 1일에 수료식을 하기까지! 일반 학교와 다를 바 없는 꽉 찬 프로그램이다. 조선시대의 교육기관이 수원향교라면 이 시대의 교육은 명륜 학교에서 배우면 안성맞춤이 아닐까. 수업이 열리는 유림회관은 꽤 높은 곳에 있어 수원향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기도 한다. 공부할 맛이 나겠다는 생각을 더해본다. 


<수원향교 안내>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향교로 107-9 수원향교
홈페이지 : http://www.skk-suwon.com/skin/
문의 : 031-245-7639, 8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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