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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의 화성은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
[연재소설 230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8-18 17:04:50최종 업데이트 : 2010-08-18 17:04:50 작성자 :   e수원뉴스

눈 앞의 화성은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 _1
그림/김호영


화성은 활기가 넘쳤다. 지리산으로 내려가기 전 보았던 수원의 흔적은 바뀐 이름만큼이나 다른 곳이 되어 있었다. 겨우 천여 명에 불과했던 사람들은 일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백성들로 인산인해였다. 한양의 종로거리에 버금가는 활기에 도를 닦는 현의마저 마음이 절로 들떠버리게 만들었다. 

처음 정조가 채제공에게 화성을 번성시킬 방도를 찾으라고 명했을 때, 채제공은 "길거리를 정연하고 빽빽하게 만드는 방법은, 전방(廛房)들을 따로 짓게 하는 것보다 더 나은 수가 없다"는 대안을 올렸다. 

더불어 채제공은 "1천여 호의 달팽이집처럼 생긴 오두막에 사는 가난한 백성들을 쫒아내는 것은 원망을 살 것"이며 "가진 것이 적은 사람들을 강제로 내몰아 큰 집을 억지로 지으라고 한다면, 비록 을러대고 권고해도 결코 해내지 못할 것"이라며 이들을 그대로 두면서 이들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강구해 올렸다. 

채제공이 올린 방법은 이러했다. 

첫째, 우선 서울의 부자 20, 30호를 모집하여 무이자로 1천 냥을 주어서, 새 고을에다가 집을 마주보도록 지어놓고 그들로 하여금 장사를 하여 이익을 보는 재미가 있게 한다.

둘째, 이 돈은 몇 해를 기한으로 차차 나누어 갚게 한다. 이렇게 되면 조정에도 별로 손해가 없고 새 고을에는 부락을 이루고 도회를 형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 개인의 힘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기와의 문제는 1만 냥 안팎의 돈을 시험 삼아 본 고을에 내주어 기와를 굽게 한다. 이를 사려는 사람들에게 팔되 절대 이익은 취하지 말고 본전만을 받는다. 그렇게 되면 기와집을 어느 정도 세울 수 있고 나라 돈도 축내지 않을 것이다.

넷째, 화성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이익을 내게 하기 위해서는 고을의 근방에다가 한 달에 시장을 여섯 번 세우고 세를 거두지 않는다. 한 푼이라도. 
단 조건으로 서로 장사하는 것만을 허락한다. 그렇게 되면 사방의 장사치들이 소문을 듣고 구름떼처럼 모여들 것이다. 전주(全州)나 안성(安城) 못지않은 큰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민들은 저절로 살림에 재미를 붙일 것이고, 비록 다른 고을의 백성들이라도 필시 모아들이기를 기다릴 것이 없이 제 발로 찾아올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채제공의 탁월한 제안을 반대하는 대신들은 없었다. 심환지를 비롯한 노론들도 드러내놓고 반대하지 못했다. 

정조는 "백성들을 모아들이는 계책을 시임·전임 고을 수령들에게 물었더니, 그들의 말도 경의 말과 같았다"며 실행을 명했다.

화성은 성 안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인산인해였다. 
살아오면서 그는 신읍의 탄생을 본 적이 없었다. 묘적사에서 임금을 위해 무사들을 기르고, 무예24기를 통달한 교관들을 길러내면서 장용영의 창설과 화성 신읍의 조성, 그리고 화성 축성까지 눈에 본 것처럼 세세하게 알고는 있었다. 
그러나 눈앞의 화성은 그가 상상하던 것 이상이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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