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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임금님 행차는 대단하다며?”
[연재소설 232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8-20 10:19:43최종 업데이트 : 2010-08-20 10:19:43 작성자 :   e수원뉴스

그림/김호영


  서울에 있는 칠패(七牌) 같은 시전에 비할 바는 아니었으나 상가에는 없는 것이 없었다. 한양에서처럼 주단 등 포목을 타는 번듯한 선전(주단, 포목상)이며 면포전(綿布廛), 옷감인 명주를 파는 명주전(綿紬 또는 明紬廛), 생선들을 파는 내외어물전(內外魚物廛), 종이를 파는 지전(紙廛), 모시를 파는 저포전(苧布廛:), 모자를 파는 입전(笠廛)에 거울을 파는 소경방(昭鏡房), 금은방(金銀房), 복덕방, 쌀전, 약종상, 건재상들이 연이어 들어서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상밥집이며 장국밥집이며 술을 파는 작은 주점에서부터 기생이 있는 명월관까지 그야말로 화성은 없는 것이 없었다. 

  객주(客主)도 있었다.
  "우와, 저것이 뭐예요?"  무승 하나가  명주전 앞에서 물었다. 현의는 오래 전 이태와 주슬해, 그리고 강희와 나섰던 한양의 저잣거리를 떠올렸다. 그때 그들처럼 지금 세 아이의 사제가 된 아이들이 지금 그들과 똑같이 세상의 번다한 물건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몰라도 된다 이놈들아."  
  "피, 그러면 우리가 모를 줄 알고요. 명주잖아요."
  "정말? 곱다아....."
  아이들이 저들까지 수다를 떨었다. 그때, 현의와 무승들 곁에서 아낙들이 수다를 떨었다.
  "이번 임금님 행차는 대단하다며?"  
  "임금님 행차야 언제나 대단했잖어."
  "그게 아니고, 이번에 벌이는 군사훈련이 대단할 건가 봐."
  "어떻게?"
  "낮에도 하고 밤에도 할 거라는데?"
  "밤에도?"
  "그래. 성안에 사는 내 사촌이 그러는데, 밤 훈련에는 성안 사람들도 모두 참여한다네 그려."
  "어떻게?"
  "거야 나도 모르지."
  현의가 시선을 들어 화성을 한 바퀴 휘둘러보았다.  

  "스승님."
   곁에서 아낙들의 소리를 듣던 무승들이 현의에게 물었다. 현의가 함께 온 무승들을 보았다. 모두 다섯 명이었으나 그 중에 이태나 주슬해는 없었다. 강희도 없었다.
  "우리도 군사훈련에 참여하는 거예요?"
  현의가 아니다, 대답했다. 

  "그럼 구경하는 거예요, 우린?"
  이번에도 현의는 아니다 고개를 저었다. 현의는 임금의 명을 받아 이곳에 오면서 함께 온 무승들에게는 목적을 말하지 않았다.
  "그럼, 뭔데요? 태 사형이랑, 슬해 사형은요?"
  "이놈들, 그걸 내가 어찌 알겠느냐?"

  현의가 장난을 담아 호통을 쳤다. 그러나 현의는 안다. 이태와 주슬해는 지금 화성에 있다. 
  현의는 임금이 자신에게 내린 명, 화성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슬며시 웃음을 떠올렸다. 오늘 그는 이태, 주슬해와 더불어 생각지 못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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