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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네깟 놈이 애들 셋을 상하게 해!”
[연재소설 194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6-29 11:31:32최종 업데이트 : 2010-06-29 11:31:32 작성자 :   e수원뉴스
그림/김호영


노살의 손이 망설임 없이 주슬해의 얼굴을 갈겼다. 주슬해의 얼굴이 등 뒤까지 휘돌아갔다. 작은 폭죽이 감은 그의 눈 안에서 터졌다.

  철석! 폭죽이 아직 사라지지도 않았는데, 다시 주슬해의 얼굴을 노살의 손이 강타했다. 다시 그의 얼굴이 등 뒤까지 날아갔다.
  "감히! 네 깟 놈이! 감히!"
  또다시 날아오는 노살의 손. 주슬해가 그의 손을 잡았다. 노살의 왼손이 이번엔 주슬해의 오른쪽 빰을 후려쳤다.
  "감히 네깟 놈이 애들 셋을 상하게 해!"
  노살이 토해낸 분노의 핵심은 주슬해가 생각했던 것이 아니었다. 주슬해는 어이가 없었다. 노살의 말 속에는 자신의 칼에 다친 세 사내의 목숨보다 그의 목숨이 중하지 않다는, 이제 너 따위는 쓸모가 없어졌다는 암묵적인 의미가 들어있었다. 주슬해가 소리쳤다.  

  "대체 왜 희를 잡아 가둔 것이오!? 대체 왜?"
  "내 말을 잊었느냐? 네 놈은 시키는 일을 하면 된다 하지 않았느냐!"
  다시 노살의 손이 주슬해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고, 주슬해가 그의 손을 잡았다. 앞뒤를 재지 못하는 주슬해의 성정에 노살은 슬몃 마음속 미소를 지었다. 생각지 않게 강희의 존재를 주슬해를 알아버렸고, 그로 인해 적지 않은 손실이 있었지만 주슬해를 이용하기는 더 좋은 여건이 마련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말하시오. 상관없는 아이를 어찌하여? 궁에 있는 아이를 어이하여?!"
  노살이 전신을 분노로 채운 주슬해를 보며 생각을 바꾸었다. 노살이 물었다.
  "알고 싶으냐?"
  "말하시오!"
  "그 년이 묘적사의 일을 알아버렸기 때문이지."
  노살은 주슬해의 표정에 이는 당혹의 기운을 읽었다.
  "그럼, 묘적사 일을 여기서!"
  "어찌 그리 놀라는가? 예상을 하고 있었을 터인데."

  아니다. 예상하지 못했다. 응덕에게서 묘적사의 소식을 들었을 때, 그들을 배신했으면서도 가슴 아팠었다. 현의의 부상에 고통을 느꼈었다. 비록 응덕을 죽이고 이곳으로 오면서 묘적사의 소식을 알리는 일을 덤이라 여기긴 했어도 심환지가 그 일을 하였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주슬해를 살피는 노살의 눈빛은 뱀처럼 차가웠다. 노살이 말했다.
  "후회를 하는 것이냐, 지금?"
  배신을 두고 하는 후회는 마지막을 의미한다. 주슬해는 대답하지 못했다. 극심한 혼란이 왔다. 주슬해는 다시 화성을 떠나면서 했던 생각, 토사구팽에 대한 고사를 떠올렸다. 

  "저 년을 살리고 싶으냐?"
  묘적사의 일 따위는 이제 물 건너가 버린 과거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지금 네 눈 앞에 있는 현실은 그것 뿐이라는 암묵적인 압박을 담아 주슬해가 물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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