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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게 한 가지에서 시작된다
[연재소설 180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6-09 10:46:19최종 업데이트 : 2010-06-09 10:46:19 작성자 :   e수원뉴스

세상 모든 게 한 가지에서 시작된다_1
그림/김호영


 그렇잖아도 백동수가 다녀간 이후로 깊은 고민에 빠져있던 현의에게 두 아이의 서로 다른 특색은 더욱 두드러지게 인식됐다. 

  "그것이 정말이냐?"
  현의가 모른 척 주슬해의 말을 받았고, 주슬해가 기세를 올려 맞장구를 쳤다.
  "그럼요. 내가 똥구멍을 까 볼까요, 스승님?"
  "에끼 이놈!"
  현의가 주슬해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스님, 빨리 보고 싶어요. 저 사람들 실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이태가 말했다.
  "안 보이느냐?"
  "예?"  이태가 당황했다.
  "예......."
  "스승님은 보여요?"
  주슬해가 물었다.
  "필종일시(必從一始)라 하지 않았느냐, 이놈들아."
  이태가 생각이 깊어지는 표정이 되었다. 

 주슬해가 말했다.
 "스승님 또 문자 쓰시네."
  현의의 표정이 엄해졌다.
  "내가 무얼 얘기하려는지 말해보거라."
  이태가 대답했다.
  "세상 모든 게 한 가지에서 시작된다........ 아!"
  이태의 눈빛이 환해졌다. 그의 대답을 기다리는 현의의 얼굴 또한 밝아졌다.
  "한 가지를 보면 백을 안다!"
  이태가 속담으로 말했다. 현의가 맞장구를 쳤다.

  "그렇지!"
  "치, 나도 아는 말이네요, 뭐."  
  "하온데, 제 눈엔 한 가지에서 백가지를, 아니 열 가지도 볼 수 없습니다."  
  "그래, 그럴 것이니라."
  주슬해가 뚱한 표정이 되어 말했다.
  "거 봐요. 태도 그렇다잖아요."
  "시끄럽다, 이놈아!"    
  "치, 맨날 나만 미워해 스승님은."

  주슬해가 삐친 척하고는 자리를 떠버렸다. 현의는 더는 주슬해를 타박하지 않았다. 대신 현의는 갈등해온 자신의 마음을 어느 정도 굳히고 있었다. 백동수가 이태와 주슬해 중 한 사람을 대궐 임금의 곁에 두고자 하는 것은 실력 보다는 '믿음'의 문제일 것이다. 

  부족한 실력을 핑계로 삼았지만 현의의 마음을 저어하게 만드는 것은 태와 슬해에게 갖는 자신의 애정 탓이 컸다. 한 번도 자신의 의도대로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겠다는 마음이 없었음에도 현의는 태와 슬해가 거친 세속 속으로 나아가기를 원치 않았다. 
 세속의 성공이 목적이 아니라면 부처를 모시고, 부처의 삶을 따라 사는 것 또한 나쁘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비록 태와 슬해에게 '스승'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고 있지만 현의에게 그들은 자식과 다름없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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