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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오라버니 좋아해"
[연재소설 190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6-23 11:03:50최종 업데이트 : 2010-06-23 11:03:50 작성자 :   e수원뉴스
나도 오라버니 좋아해_1
그림/김호영


 곧 네 명의 무승들이 말을 타고 이태의 뒤를 쫒아 달려 나갔다. 나머지 세 명의 무승들이 제각각 자신들의 무기를 챙겨 들고는 강희를 뒤에 두고 강가 풀숲 쪽을 향해 섰다. 멀어진 말 탄 이태의 모습이 새처럼 작아졌다. 주슬해는 경계를 서는 대신 강희에게 물었다. 

  "괜찮아?"
  강희가 그를 보았다. 강희의 눈빛은 침착했다. 현의에게 받은 훈련의 강도를 감안한다고 해도 강희의 이런 태도는 놀라운 것이었다. 기습적인 공격을 받고 침착하기란 쉽지 않다. 처음 받아보는 공격이었고, 상처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강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독 묻힌 화살은 아닌 것 같아요."
  "그건 모르지."
  주슬해가 강희에게 대꾸하고는 백동수에게 말했다. 

  "먼저 희를 묘적사로 데려가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가서 스승님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백동수가 말했다.
  "그래, 그게 좋겠구나."
  곧 주슬해가 타고 다친 강희가 뒤에 태워졌다. 

  "괜찮겠어? 꽉 잡아. 잡을 수 있겠어?"
  강희가 괜찮다고 말했다. 강희의 대답과 동시에 주슬해가 말 옆구리에 박차를 가하며 달려 나갔다.
  그때 어이하여 이맛전에 와 닿는 바람이 상쾌하다 느꼈던 것인가. 주슬해는 강희가 겪을 아픔보다 강희를 뒤에 두고 달리는 것이 안심이었다. 자신의 허리춤을 붙잡은 강희의 두 손의 힘의 느껴져 당당한 느낌마저 들었다.
  
  "괜찮니?"
  강가를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었을 때, 주슬해는 물었었다. 대답과 함께 느껴지던 강희의 고갯짓의 감촉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그날, 주슬해는 화살을 뽑고 치료를 마치고 누운 강희에게 오랫동안 마음에 담고 있던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다.
  "나, 너 좋아해."
  말하고 난 뒤 주슬해는 자신의 말이 장난처럼 들릴 것이라는 것을 눈치 챘다. 눈치는 맞았다. 강희는 나두, 하고 대답했다. "나도 오라버니 좋아해." 

  "아니. 그렇게 말고. 나 너 좋아한다구. 스님과 약속 못 지키게 됐다구."
  그때 잠시 멈춰있던 강희의 눈동자, 주슬해는 그 눈동자도 간직하고 있다. 그러다 서서히 변해가던 눈빛 또한.
  "나두 스님과 약속......벌써 어겼어."

  그때 순간적으로 가슴을 휘감고 돌던 흥분도 생생했다.
  "오라버니. 난 태 오라버니를 사랑해. 태 오라버니랑 혼인할 거야."
  강희는 돌려가지 않았다. 

  "오라버니. 태 오라버니한테 질투 땜에 그런 거지? 실은 나한테는 관심도 없으면서. 그러지마. 왜 그래에? 태 오라버니 좋은 사람이잖아. 오라버니도 좋지만."
  충격이 쏘아올린 알싸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정신없던 견디기 힘들었던 감정도 선명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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