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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들이 씨앗이 될 걸세”
[연재소설 120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3-18 13:24:59최종 업데이트 : 2010-03-18 13:24:59 작성자 :   e수원뉴스
그림/김호영


  "뭐, 만났었나 보지."
  "뭐?"
  "그찮아. 탁발하러 산을 내려가신 게 한 두 번이냐? 이 멍충아."
  "뭐, 멍충이? 멍충이는 너다, 멍충아. 한양에서 그곳이 얼마나 먼 길인데 만나냐?"
  "아까, 그러잖아 이 멍충아. 스님이 축지법을 쓴다고."
  "이게!"
  "지지지!"

  강희가 두 팔을 벌려 둘 사이에 끼어들며 소리쳤다.
  아이들의 투닥이는 소리는 빛의 속도로 산의 초입까지 나아간 어른들에게로 전달됐다. 

  "허허허, 조 녀석들이 다투나 봅니다."
  이덕무였다.
  "아이들은 싸우면서 크는 게지요."
  "헌데....... 저 아이들을 예서 거두실 겝니까?"

  백동수는 처음 아이들을 보는 순간 가졌던 생각, 쉽게 꺼낼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생각을 불쑥 꺼내놓았다. 현의가 걸음을 멈추고 백동수를 보았다. 그리고 아이들을 내려다보았다. 한 번은 겪고 지나가야 할 통과의례라 생각했던 문제였다. 더구나 강희의 존재는. 

  "저 아이들이 씨앗이 될 걸세."
  백동수는 현의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묘적사가 어떤 곳이 될 것인지 모르시는가?"
  "그야......."
  "아마도 아이들의 무예실력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걸세."

  그제서야 백동수가 현의의 말을 알아들었다.
  "아이들 실력이 그리 일취월장했다는 말씀입니까?"
  "내기를 하겠나?"
  "내기요? 내기도 규율 정하기 나름이지요?"
  "허어, 벌써 질까 봐 겁을 내는 것인가?"
  "무슨 말씀을요?"

  오고가는 농(弄) 속에 강희의 문제가 잠시 수면 아래로 감춰졌다. 하지만 현의는 백동수가 정작 묻고 싶어하는 것은 이태와 주슬해가 아니라 강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덕무 또한 그러할 것이라는 것도. 현의가 먼저 강희에 대한 말을 꺼내놓았다. 

  "저 아이가 궁금하시겠지."
  7년여의 세월을 준비한 뒤 자신의 결정을 알리면서 현의는 강희의 존재나 이태 주슬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달 전, 현의는 백동수에게 인편을 보내 임금의 제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보냈었다. 그날, 임금이 자신에게 내린 명을 받들겠노라고, 성심을 다해 받들겠노라고. 정조는 곧 경기도 남양주 묘적산(妙寂山) 옛 묘적사의 터로 올라오라는 명을 하달해 왔다.

 그러니까 지금 백동수와 이덕무는 그가 보낸 결심에 대한 앞으로의 일들을 협의하기 위해 그를 찾아온 것이다. 그러하니 그들의 만남은 7년여 만이었고, 그간의 세세한 현의의 사정을 그들은 알 수 없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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