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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33회] 1800년, 화성(華城)
글/이기담(월~금 연재)
2009-11-16 11:07:54최종 업데이트 : 2009-11-16 11:07:54 작성자 :   e수원뉴스
"가서 이곳 소식을 전하고, 화성문을 열지 말라 전하거라"
[연재소설 33회] 1800년, 화성(華城)_1
그림/김호영

현의는 응덕이 건넨 이태의 밀지를 펼쳤다. 그렇잖아도 핏기 없던 현의의 얼굴이 밀랍처럼 희게 변했다.
  "스승님....!"
  응덕의 목소리는 거의 울듯했다. 다친 현의를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의 상황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자신의 일이 무엇인지 그는 알지 못했다. 무엇보다 현의의 부상이 그의 넋을 나가게 했다. 밀지를 읽은 현의가 묘적사를 내려다보고, 응덕을 봤다. 

  현의는 모든 일이 분명해지는 듯한 선명함을 느꼈다. 보이지 않은 손은 이미 오래전에 치밀하게 계획하고 움직였다.
  '그렇다면....! 임금이 위험하다!'
  현의는 이태가 자신에게 밀지를 보낸 의도를 생각했다. 그리고 궁궐의 임금과 강희를 생각했다. 

  현의가 응덕에게 말했다.
  "지금 즉시 이태에게 돌아가라. 가서 이곳 소식을 전하고, 화성문을 열지 말라 전하거라. 그럴 리는 없겠지만 화성유수가 열라 명하여도 절대 열지 말라 전하거라. 내 살아남은 제자들을 데리고 갈 것이다."

  밀지를 쓸 도구도 시간도 없었다. 응덕이 다급히 말했다. 
  "그것보다는!"
  현의는 응덕의 마음을 알았다.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할 것이다. 얼른 가거라!"
  "하지만."
  응덕의 눈에 현의의 상태는 심각해보였다. 입은 승복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도대체 몇 군데 자상을 입었는지 알 수조차 없었다. 

  "어서!"
  현의가 낮고 강하게 말했다. 묘적사에서 사내의 다급한 소리가 들린 것은 그때였다.
  "왠 놈들이냐?"
  둘은 동시에 숙인 몸을 내밀어 묘적사를 내려다보았다. 승복을 입은 일단의 사내들이 묘적사로 뛰어들며 복면의 사내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현의는 그들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보았다. 사흘 전, 어명을 받고 한양으로 떠난 제자들이었다. 

  "스승님!"
  "너는 지체 말고 가거라! 어서!"
  현의가 낮지만 강한 목소리로 응덕에게 명했다. 응덕이 비로소 몸을 낮춘 채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등 뒤에 대로 현의가 말했다.
  "조심하거라."

  간절한 마음이 절로 일었다. 응덕의 움직임이 사라지자 현의는 다시 묘적사를 일갈했다. 그때 현의 곁으로 한 사내가 몸을 낮춘 채 다가왔다.
  "스승님."
  좀 전 네 명의 복면한 자들과 맞서던 그 사내였다. 스승의 눈이 재빨리 그의 온몸을 일갈했다.
  "영기야! 괜찮으냐?"
  "예. 저는 괜찮습니다...."
  영기의 시선이 스승의 시선을 따라 묘적사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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