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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제1회] 1800년, 화성(華城)
글/이기담(월~금 연재)
2009-10-01 11:37:23최종 업데이트 : 2009-10-01 11:37:23 작성자 :   e수원뉴스
►소설연재를 시작합니다
<해피수원뉴스>는 오늘(10월1일)부터 새 연재물로 '1800년, 화성(華城)'을 게재합니다. 
 
이 소설은 조선의 르네상스적 문화부흥기를 이끈 탁월한 군주, 정조 집권시기(1790년대)를 시간적 배경으로, 군사와 정치에서 동반 활약한 무사들의 활동영역인 장용외영과 조선 왕실 호위무사들의 비밀 양성 사찰이었던 묘적사를 공간적 배경으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세 무사의 삶을 통해 당시 정조시대가 갖는 무의 위치, 삶과 꿈을 그려갑니다. 더불어 백동수라는 인물과 이태와 강희를 키워내는 묘적사 주지이자 무술스승인 현의를 통해 조선무예의 혼과 새롭게 체계를 세워가는 <무예24기>의 이야기를 그려나갈 것입니다.
중견작가 이기담 씨가 엮어가는 소설  '1800년, 화성(華城)'에 독자여러분의 많은 사랑을 기대합니다.

[이기담 작가 이력]

▪출간작품
  -소설 <소서노>1.2권 /밝은세상/1997.1998년/2004 재판
  -<소설 광해군>1.2권 /창작시대/2000년
  -<바보가 된 고구려 귀족, 온달> /푸른역사/2004년
  -소설 <대조영>1.2.3권 /갑을패/2005년
  -<공민왕과의 대화>/고즈윈/2005년
  -<선덕여왕>/예담/2009년

▪그외
  - MBC 다큐 성씨의 고향 다규멘터리 집필 /1993년
  - KBS제1TV 'TV인생극장' 드라마 '천년의 슬픔' 집필/1996년


 
[연재소설 제1회] 1800년, 화성(華城)  _1
그림/장병엽

  1. 밀서를 받다

 
하늘이 어둡다. 
서장대에 걸린 황색 장용영 깃발이 장안문 쪽으로 휘날린다. 
치켜든 흰 칼날 위로 바람의 흔적이 재빠르다. 
휘검향적세(揮劍向賊勢)를 취하며 머리 위를 한바퀴 휘돌아 긋던 이태의 칼날이 갑작스런 바람의 흔적에 멈춰 선다. 칼의 그림자가 옅은 빛의 흔적 속에서 희미하다.  

1800년 6월 28일, 한낮은 바람도 없이 무더웠다, 
정조 24년 6월 기묘(己卯)일 술시(戌時:오후 7-9시), 한낮의 맹렬했던 더위는 밤에 부는 갑작스런 바람조차 낯설게 만든다. 일직선으로 흐르는 바람은 장용영 대장기를 향해 맹렬하다. 일직선으로 펄럭이는 깃발의 '장용(壯勇)' 글씨가 선명하다. 

이태의 마음이 바람을 따라 달려 나간다. 장안문을 거쳐 지지대고개를 넘고 남태령 고개를 달려   노량진에 닿아 한강을 건너서는 곧장 대궐로 향한다.
'희.......'
그의 마음에서 아지랑이 닮은 그리움이 피어오른다. 그의 가슴 속에는 얼마 전 희에게서 온 서찰이 들어있다. 일 년의 이별이 수십 년의 그리움이 되었다.  

문득 깃발에 멈춰있던 이태의 시선 안에서 바람이 사라졌다. 장안문 쪽을 향해 휘날리던 깃발이 얌전히 깃대에 붙어 내린다. 옅은 빛 속에서 흔들리며 드러났던 '장용(壯勇)' 두 글자가 끊어진 선들로만 남았다. 이태가 멈추었던 칼을 휘둘러 내린다. 

이태는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는다. 대궐에 있는 강희의 눈썹만큼이나 곱고 가는 그믐달이 서홍문 하늘 위에 걸려있다. 
이태는 휘검향적세에서 멈춰 휘둘러 내렸던 칼을 들어 진전살적세(進前殺賊勢)를 취하며 칼을 내리그었다. 

"저...파총관님!"
언제나 하루 일과가 끝나면 그림자처럼 이태의 뒤를 따라 무예 수련을 하는 석야다. 다시 내리긋은 이태의 칼날 위로 바람이 흐른다. 바람이 흐르는 칼날 위로 석야의 목소리가 담고 있는 경(驚)의 느낌이 얹혀졌다. 이태는 그에게 이유를 묻는 대신 천천히 칼을 내려 칼집에 칼을 넣었다. 수련 도중 춘득이 말을 넣어 끊거나 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김 초관, 무슨 일입니까?"
이태가 그의 장용영의 직위로 되물으며 그를 향해 뒤돌아섰다. 
"저기!"
지구관 김석야가 가리키는 곳은 장안문의 문루(門樓) 쪽이다. 좀 전 대궐을 향해 그가 눈길을 주었던 그곳. 이태의 시선이 무사다운 촉수로 장안문을 훑는다. 장안문 문루에 깃발이 횃불 속에서 올라있다. 대궐에서의 명을 알리는 깃발이다. 

이태는 멀리 말을 타고 서장대를 향해 내달려오는 병사의 흔적을 어둠 속에 감지한다. 말은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다. 이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의 달빛을 가늠한다. 이제 조금 있으면 술시가 깊어지는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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