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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시인의 '흘러가는 실내포장마차'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7-03-10 16:14:23최종 업데이트 : 2017-03-10 16:14:23 작성자 :   e수원뉴스
광규 시인의 '흘러가는 실내포장마차'
공광규 시인의 '흘러가는 실내포장마차'_2

언제나 그렇듯 올봄도 봄 같지 않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힘들고 팍팍하기 짝이 없으니 말이다. 절대적 빈곤에 비하면 풍요로운 편이라도 먹고사는 일이 날로 무서워지는 것이다. 포장마차 같은 서민 술집이 그래서 더 많이 생기고 또 망하고를 반복하는 게다.

공광규(1960~) 시인도 그런 사람살이 속내를 잘 짚어준다. 1986년 월간 '동서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은 창작만 아니라 한국작가회의 같은 단체 일에도 적극적인 편이다. 시는 사회 저변의 삶에 깊숙이 닿으면서도 보편적인 서정성으로 호소력을 지닌다. 독자를 편안히 당기는 시편이 문학적 실천과 어우러지며 이루는 힘이라 하겠다.

이 시에는 수원의 어느 실내포장마차를 등장시킬 뿐이지만 그 속의 시간들이 짙게 배어 있다. '비 오는 날 울며 돌아온 수원의 그 술집'이라는 첫 구절부터 시 속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렇듯 시인이 그리고 있는 포장마차는 얼핏 보면 '아직도 폭발할 것 같은 몸으로/조심스럽고 깨끗한 연애를 꿈꾸'는 낭만적인 곳이다. 가벼운 주머니로 들어가서 낯선 사람과 한 잔이며 인생 얘기도 트기 쉬운 곳이 포장마차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다시 보면 '옆사람과 옆사람의 마음까지 울려주고 데워주'는 편안한 집 같은 곳. 그렇게 서로를 위로하다 '끝내는 튼튼한 가정을 위해 건배하는' 또 다른 ''이다. 민초들끼리 서로 짐작할 만한 속사정을 조금 털기도 하고 나누기도 하다가 응원하며 각자의 집을 향하는 것이다. 결국 잠시의 일탈로 새로운 충전을 하고 집으로 가는 쉼터다. 포장마차를 찾아드는 대부분 심정이 그렇지 않을까만.

수원의 실내포장마차를 읽자니 시인의 대표작처럼 회자되는 '소주병'을 지나칠 수가 없다. 짧고 쉽고 명료한데 울림은 길게 남는 시. 아버지들의 무거운 어깨를 연민으로 바라보며 다시 돌아보고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 깊다. 시대를 떠나 가장의 어려움이나 민초들의 애달픈 삶이 곡진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
술병은 잔에다/자기를 계속 따라 주면서/속을 비워간다//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길거리나/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문 밖에서/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나가보니/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빈 소주병이었다'

어찌 숙이지 않을 수 있을까. 국민주 '소주''아버지' '빈 병''흐느끼는 소리'에 어른대는 대한민국 아버지들께. 그뿐이랴, '빈 소주병'은 어느 실내포장마차를 가도 비춰지는 우리네 뒷모습도 같다. 거울 앞에서 꺼칠한 얼굴을 다시 쓸어본다. 시절은 하 수상해도 없는 힘을 꺼내며 오늘도 나선다.

어김없이 오는 봄. 꽃을 잘 피우려면 자신부터 힘차게 맞아야 하리.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 이성부) 같은 봄에 대한 예의로라도!

공광규 시인의 '흘러가는 실내포장마차'_3
공광규 시인의 '흘러가는 실내포장마차'_3

수원의 시, 수원의 시 해설, 공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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