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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향숙 시인의 '찌푸림'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7-03-31 17:27:30최종 업데이트 : 2017-03-31 17:27:30 작성자 :   e수원뉴스
성향숙 시인의 '찌푸림'
성향숙 시인의 '찌푸림'_2


봄이다! 손드는 꽃들로 세상은 흥겨운 난리 중. 고통을 건너온 몸짓이려니 하면서도 꽃들 따라 도처가 환호작약이다. 꽃이란 자고로 예쁜 거니까, 저를 피우는 거니까, 열매를 예비하는 거니까, 등등 봄을 피우는 꽃의 짓에는 의미가 차고 넘친다.
 
'찌푸림'으로 세상을 다시 읽는 성향숙(1958~) 시인. 2000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 후 2008'시와반시'로 다시 등단했으니, 간을 좀 보다 활동을 본격화한 게다. '엄마, 엄마들'이라는 첫 시집 출간 후, '의식의 저편과 무의식의 이편 사이의 중간지대에서 탄생하는 시' 혹은 '풀린 대극을 중재하려는 노력' 등으로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찌푸림'이라는 제목이 환기하듯 시인은 '정오의 태양을 향한 편견'으로 찌푸림과 그 이면을 읽어낸다. 사실 정오의 태양을 올려보면 누구나 강렬한 빛에 얼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아니 제대로 올려보기조차 힘들다. 그 속에서 시인이 짚어내는 '편견', 그것은 어쩌면 '빛나는 얼굴에서 타인의 절망에 익숙한 원형'이다.
 
'그러니까/아름다운 노을은 고도의 먼지를 통과하는 것일 뿐/애초 붉은 색은 없다는 것'이다. 거듭 뇌어보는 이 구절도 '아름다운 노을'에 대한 편견을 깬다. 해질 때 생기는 노을의 실체가 '먼지를 통과하'며 만들어지는 것이니 그 또한 일종의 허상이라는 것일까. 그렇다면 '고도의 먼지'가 만드는 '찌푸림'? 다양한 표정의 이면 읽기로 촉발하는 상상이 우리에게 와서 다시 폭 넓히기 놀이를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구절은 '문을 닫으면 비명을 내지르는 어둠' 같은 구절이다. 문을 닫을 때마다 그쯤 서 있던 어둠이 왠지 뭐라고 하던 느낌. 그때 '비명을 내지르는 어둠'을 만나다니, 물컹 더듬거나 멀리 물리칠 수도 있겠다. 와중에 눈을 감으면 '꼭 감은 눈에 붉은색이 기울어지는 석양'을 보듯.
 
그런데 '다시 문을 열면 질겅거리는 염소''눈 못 뜨는 고양이' 역시 환함과 맞닥뜨렸을 때의 '찌푸림'을 담고 있다. 돌연한 빛에 대한, 급히 달라진 명도에 대한, 또 못마땅한 것들에 대한, 등등의 조건에서 순간 터지는 무조건적 반응들. 모두 '찌푸림'으로 귀속되는 표정들이 찌푸리는 상황을 다시 읽게 한다.
 
그렇다면 꽃들도 찌푸리는 것인가. 아니 꽃은 왜 내내 웃는다고 써왔지? 남의 생식기에 대고 킁킁대지 말라고 일갈한 꽃도 있건만(안도현)! 하고 보니 뒤집어보는 시의 맛이 더없이 진진하다. 그렇듯 '편견'과 익숙한 각도를 바꿔 봄꽃들의 색다른 표정을 읽어봄이 어떠할지?

성향숙 시인의 '찌푸림'_3
성향숙 시인의 '찌푸림'_3

수원의 시, 성향숙, 찌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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