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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자 시인의 '100원짜리 동전 두 개"
詩해설 정수자 시인
2016-12-15 18:00:31최종 업데이트 : 2016-12-15 18:00:31 작성자 :   e수원뉴스
김애자 시인의 '100원짜리 동전 두 개_2
김애자 시인의 '100원짜리 동전 두 개_2

해 뜨는 마을은 화성시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겨울바람이 차게 칠 때면 먼저 스치는 곳 중의 하나다. 늙고 아픈 사람들은 겨울에 몇 배 더 추울 것이기 때문이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된 우리나라도 곧 고령사회에 진입할 터라 이런 시설과 따듯한 복지는 점점 절실하다.
 
김애자(1943~) 시인은 1989'시대문학'으로 수필 등단을 한 후, 2001'예술세계'를 통해 다시 시 등단을 거쳤다. 수필집으로 '그 푸르던 밤안개'(1994)'추억의 힘'(2003)이 있고, 시집은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를 펴낸 바 있다. 서예에서 더 앞선 활동과 성취가 있었지만, 이제는 시인의 길에 집중하는 중이다.
 
수원에서 그것도 매탄동에서 30년 이상을 산 시인에게는 매탄동 시편이 꽤 있다. 수원 시편도 여럿 있지만 이 시에는 복지법인이 나와서 우리의 눈길을 더 끈다. 아무래도 수십 년 동안 '꽃동네''성 라자로마을' 같은 어려운 곳들에 소리 없이 봉사해온 독실한 신자의 모습이 겹치기 때문인가 보다.
 
'주름진 꽃송이들' '갈 곳 없는 노인들'이 모여 사는 집의 이름은 역설적으로 '해 뜨는 마을'이다. 그들이 둘러앉아 하는 '한글공부'란 한편으로 보면 천진하고 한편으로 보면 안쓰럽기 짝이 없는 노년의 그림이다. 그 속에서 시인은 동화 속 같은 어린 시절처럼 잠깐씩이나마 환해지는 할머니들을 바라보다 눈시울을 훔치고 만다.
 
평소의 인상과 행동에서 열정이 더 알려진 시인. 어쩌다 좀 소심해 보일 때는 바로 이런 모습이 드러날 때다. 일상 속의 봉사를 조용히 실천해온 시간과 상관없이 아픈 장면 앞에서는 차마 못 보는 심정이 앞서곤 하는 것이다. 슬픈 상황에서의 눈물이야 인지상정이지만 열정의 다른 면으로 보여 더 두드러지는 것이겠다.
 
그때의 '100원짜리 동 전 두 개'. '작고 여윈 할머니의 손이'/허리춤을' 뒤져서 건네는 동전 두 개는 감동 그 이상이다. 게다가 '커피 먹고 가'라고 아이 같은 말도 덧붙였으니 뭉클, 발길이 안 떨어졌을 법하다. 그렇게 평생 기억할 커피 선물은 세상의 어느 커피보다 뜨거운 마음을 담고 있어 덩달아 훈훈하게 만든다.
 
그런 공부의 놀라운 끝도 있었다. 경북 칠곡의 70~80대 할머니들이 한글 깨친 후 펴낸 시집 '시가 뭐고'. 틀린 글자 그냥 둔 채 입말로 엮은 삐뚤빼뚤 시집은 즐거운 충격이었다. 자식 키우고 집안 건사하느라 못 배운 한글의 뒤늦은 개화 그것도 예술의 꽃이라는 시로 이룬 쾌거다. 시란 과연 무엇인지 되묻게 하는 '뭐고'는 여전히 울림이 긴 물음으로 남아 있다.
 
어디선가 연필을 잡을 '떨리는 손'. '비뚜로 놓인 깍두기공책에/한 자 한 자' 써나가며 온 생을 담아보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마지막 한을 한글로 피워내기도 할 것이다. 그런 곳을 찾으면 오히려 힘을 얻어 온다고 시가 뇌어주는 듯하다. 온도가 내려갈 때마다 어딘가 더 깊이 돌아봐야 하리라.


수원의 시, 수원의 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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