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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문재 시인의 '팔달문시장에서'
詩해설 정수자 시인
2016-11-11 14:32:03최종 업데이트 : 2016-11-11 14:32:03 작성자 :   e수원뉴스
맹문재 시인의 '팔달문시장에서'_2
맹문재 시인의 '팔달문시장에서'_2


'왕이 만든 시장', 팔달문시장은 그럴 만한 곳이다. 정조와 관련된 표현이지만, 오래 전부터 붐벼온 수원 '일번지'이자 전통시장의 위상을 잇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니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내건 올해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갔을까.
 
맹문재(1963~) 시인은 1991'문학정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사과를 내밀다' 3권을 냈고 연구서와 평론집 등 저술도 매우 활발한 편이다. 문학의 사회적 실천에 무게 중심을 둔 시인답게 현재는 한국작가회의의 자유실천위원회를 맡아 뜨거운 활약 중이다. 시창작 강의 같은 일로 계속된 수원과의 만남이 수원에 대한 시로 우리 앞에 왔다.
 
'사람'다운 '사람살이'에 집중해온 맹문재 시인은 이 시에서도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 '사람을 만날 사람은 이곳으로 오라'는 시의 첫 행부터 그런 시관의 압축 같다. 시장은 사람이 없으면 성립할 수 없는 곳이니 얼핏 보면 당연해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 구절이 마지막에 더 큰 의미로 확장되는 것을 보면 단순치 않은 선언임을 알 수 있다.
 
'사람을 배울 사람은 이곳으로 오라'! '사람'이란 쉽게 말하면 사람다운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의 정의가 간단치 않아 뜻을 헤아릴수록 함의가 넓어진다. 시에서 그리는 '사람'은 물론 본래 사람이라고 부여된 상에 알맞은 '사람'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되새겨보게 하는 것이다.
 
이어지는 행에서 '물건''상도(商道)'가 나오니 시장의 특성과 관련되는 사람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솜씨' '활기' '이익'이라는 시장의 속성과 겹쳐서 읽더라도 '풍류''가치''이치'를 모르면 마치 '팔달문시장'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이는 팔달문시장에서 누구보다 '자부심 깊은 예의'를 읽어내는 시인의 시선에서 비롯되는 힘이다.
 
'상도를 배울 사람은' '물건을 배울 사람은' '이곳으로 오라'는 대목에서도 나타난다. 오랜 세월을 이겨온 전통시장의 저력을 인정하고 평가하는 느낌이다. 그렇게 보면 시장을 이루는 '사람'들 즉 민중 계층인 시장 사람들의 삶에 대한 흐뭇한 긍정으로 짚인다. 조금 평이한 표현들의 함의가 볼수록 넓어지는 것이다. 민중과 노동에 대한 시를 주로 쓰고 연구해온 시인이라 더 쏠려 읽나 다시 봐도 '사람'의 의미는 축소되지 않는다.
 
우리가 아주 지쳤을 때 시장을 찾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땀내 나는 현장의 목소리와 굵은 팔뚝과 부지런한 손길들에서 펄떡펄떡 살아있는 삶을 느끼는 것. 그렇게 하루하루를 온몸으로 살아내는 사람들의 건강한 힘을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활기도 충전하는 것이리라.
 
그래도 무릇 시장이 '이익'에서 '상도'로 나아가면 좋겠다. 그러는 가운데 이곳을 더 살 만한 세상으로 이루어갈 길도 보일 터. 내친김에 팔달문시장 구경 좀 하고 바짝 다가온 겨울옷이라도 사야 할까 보다.


맹문재 시인의 '팔달문시장에서'_3
맹문재 시인의 '팔달문시장에서'_3

수원의 시, 수원의 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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