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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실리아 시인의 '은유적 생'
詩 해설 - 정수자 시인
2016-04-07 13:59:12최종 업데이트 : 2016-04-07 13:59:12 작성자 :   e수원뉴스
손세실리아 시인의 '은유적 생'_2
손세실리아 시인의 '은유적 생'_2


벚꽃대궐. 집안에 있기엔 너무 아까운 때라 꽃만큼이나 사람들도 도처에 붐빈다. 수원의 벚꽃이라면 단연 도청 옆길을 쳤지만, 이제는 광교산 저수지길도 벚꽃 명승지로 꽃난리를 부른다. 거기에 팔달산, 수원천, 그리고 아파트 단지들까지 벚나무 천지니 벚꽃이 도처에 궁궐을 차린다.
 
광교저수지 초입부터 장관을 이루는 벚꽃터널. 저수지 옆이라 꽃빛이 더 곱고 눈부시다. 이를 놓칠 리 없는 인산인해 발길이 꽃구름과 한패가 된다. 풍광 좋은 곳이면 영락없이 모여드는 밥집들이 또 사람들을 부르니, 이래저래 광교산 가는 길은 사람이 날로 넘치게 마련이다.
 
그런 밥집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삶의 밥벌이집이다. 시 속의 '산숙 씨'도 그런 '광교산 자락 무허가식당'에 들어와 일하는 사람. 고된 나날이지만 '왕벚꽃 터널 혼자 보기 아깝다며 육성 중계'해주는 감성은 잃지 않고 있다. 그것도 '손수재배한 시금치 앉은걸음으로 반나절 넘게 캐 손수레에 싣고 가게로 돌아가던 중'이라면 그 중계를 어찌 경청하지 않으랴. 슬며시 목이 메도 아닌 척 장단 맞춰줬을 듯.
 
'여기야말로 신의 직장이라''너스레' 속 사정에 시인은 찡했을 것이다. '노조 간부하다 미운털 박혀 잘리고 퇴직금 털어 손대는 일마다 거덜 나 남은 거라곤 바슬바슬한 몸뚱이뿐'의 밥벌이 길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화장실 문짝에'도 시를 붙여가며 자신의 생을 다시 일으키는 중. 게다가 '숯불제육구이에 동동주'라는 멋진 저작료도 주면서! 그럼 내 시는 얼마든지 걸어! 막 주고 싶어지겠다.
 
시를 쓴 손세실리아 시인(1963~)2001'사람의 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인이 그 저작료 수령을 미룬 채 기회만 엿본 것은 멀리 제주도에 가서 '시인의 찻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시인은 '까막눈' 어머니를 감동적으로 그려 이 땅의 어머니들을 돌아보게 한 전력이 있는데, 주로 현실 속의 고되지만 건강한 삶을 길어 올려 사람살이의 골짝을 곡진하게 보여준다.
 
물소리를 들으러 가기도 하던 밥집. 비 오면 수원천 행 물길에 제법 크게 곁들이는 도랑물 소리가 좋은 꼭대기집이다. 광교산 바람과 물소리를 비벼먹는 보리밥맛이 시내에서의 한 끼와는 다른 특별한 맛이라 많이들 찾는다. 광교산의 최대 혜택인 맑은 물과 바람과 나무들이 거기 있기에.
 
그럼에도 좋은 풍광을 식당으로 뒤덮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고요해서 더 찾아가는 절집들도 입구부터 먹을거리며 유흥장으로 번쩍거려 오래 누리고 전해야 할 풍치를 망쳐놓기 일쑤니 말이다. 떠들썩한 먹거리와 조잡한 기념품으로 그곳 본연의 고적한 아름다움을 해치는 것은 우리가 물려받은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수원쪽 광교산은 난개발이 적은 편이다. 그래도 인문적 가치를 앞에 두는 시정을 그려본다. 그것이 유기농채소나 꽃단지, 차량 통제 등으로 실현되면 풍경도 한층 아름다운 풍격으로 빛날 것이다. 많은 시민이 그 길을 자동차 소음 없이 좀 더 천천히 만끽하고 싶어 하니

손세실리아 시인의 '은유적 생'_3
손세실리아 시인의 '은유적 생'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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