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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잡을 수 있다
'메르스 일성록', 가치 드러나
2020-02-08 19:31:32최종 업데이트 : 2020-03-02 16:21:1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하늘을 담은 만석거, 평화로운 만석공원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하늘을 담은 만석거, 평화로운 만석공원


인류는 문명을 이루면서 동시에 자연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문명의 이기는 공존의 시기를 지나 자연파괴에 가속이 붙었고 산업화시대에 접어들어서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파괴의 결과로 숲이 사라져 인류 스스로 생명의 숨통을 조였고, 지구온난화가 심해져 전 세계적 기상이변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매우 걱정스러운 시대에 살고 있다.

숲이 파괴되면서 숲속에 살던 생명체는 삶의 터전을 잃고 멸종해갔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도 전에 인간과 더욱 가까운 곳에서 접촉하면서 온갖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동물의 몸속에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와 치명적인 전염병이 된 것은 숲이 파괴된 결과 동물과의 가까운 거리에서의 접촉, 동물을 먹는 습관 등에 의해서다. 바이러스가 동물의 몸속에서는 공생관계에 있었지만 어쩌다 돌연변이로 인한 인수공통 바이러스가 되어 사람에게 옮으면 치명적인 질병이 된다. 인류가 자초한 일이다.

평화로운 만석공원, 평상시와 다름없이 시민들이 운동을 하고있다.

평화로운 만석공원, 평상시와 다름없이 시민들이 운동을 하고있다.


2003년 발생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4년 발생한 에볼라, 2012년~2015년 발생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근원이 박쥐로 알려져 있다. 사스는 관박쥐, 에볼라는 큰박쥐류, 메르스는 이집트 무덤박쥐가 주요 감염원으로 꼽힌다고 한다. 2019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최초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도 근원이 박쥐로 추정되고 있다.

박쥐가 범인으로 몰리는 이유는 박쥐는 세계적으로 약 1000종 이상이 존재할 정도로 종 다양성이 풍부해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면역력이 뛰어나 대표적인 인수공통 바이러스를 다수 보유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이란 동물과 사람 간에 서로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하여 발생되는 감염병을 말한다.

문이 굳게 닫힌 숙지공원 다목적체육관

문이 굳게 닫힌 숙지공원 다목적체육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한 인수공통감염병은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일본뇌염, 브루셀라증, 탄저, 공수병,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변종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 큐열, 결핵 등이다.

시민 침착한 대응, 불안요소 잠재워

7일 오후에 방문한 정자시장은 신종 코로나 탓인지 쌀쌀한 날씨 탓인지 한산한 편이었다. 상인들과 장을 보는 사람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무표정한 얼굴이다. 상인 김경은 씨는 "내일이 대보름인데 사람들 발길이 뜸합니다. 정월대보름은 우리의 큰 명절이라 평소 같았으면 시장이 인파로 넘쳐났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바이러스가 빨리 진정돼 장사가 정상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간절히 말했다.

썰렁한 정자시장의 오후

썰렁한 정자시장 오후

 
숙지공원에 있는 숙지공원 다목적체육관은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평소에는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들로 넘쳐났었는데 신종 코로나 예방을 위하여 임시로 휴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숙지공원 운동장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모자를 눌러 쓰고 마스크를 한 채 몇 사람이 운동장을 걷고 있을 뿐이다.

화서다산도서관에 갔더니 어린이자료실은 문을 닫았다. 안내문에는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수원시 직영공공도서관 17개관의 어린이자료실, 슬기샘 어린이도서관 등 어린이도서관 3개관, 사랑샘도서관 등 공공시설 내 4개 도서관, 인도래작은도서관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2월 3일부터 9일까지 휴관하는데 이 기간에는 도서예약, 상호대차, 책나루 서비스 등이 중단되며 상황에 따라 기간이 변동될 수 있다고 한다.

화서다산도서관, 문이 닫힌 어린이 자료실

화서다산도서관, 문이 닫힌 어린이 자료실

 
유리문에는 예방행동수칙이 붙어있고 테이블에는 손세정제도 놓여있다. 2층 자료열람실에 올라가봤다. 직원은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고 있고 책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차분하게 책을 보고 있다. 도저히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못할 정도로 정적이 감돈다. 지극히 정상적인 일상이다.

만석공원에 갔다. 올겨울 추위가 없었다고 말하듯 얼지 않은 호수는 눈이 시리도록 맑았다. 호수에 물이 가득 찬 것을 보니 겨울에 눈이 내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올 봄 농사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만석거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은 평상시와 다름이 없었다. 마스크를 한 채 부지런히 앞만 보고 걷는다. 이들의 걸음걸이를 보면 바이러스는 듣도 보도 못한 남의 얘기인 듯 경쾌하다.

화서다산도서관 2층 자료열람실, 정적이 감도는 가운데 책장 넘기는 소리만 난다.

화서다산도서관 2층 자료열람실, 정적이 감도는 가운데 책장 넘기는 소리만 난다.

 
만석공원에 있는 수원미술전시관에서는 'Present-Fleck'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손 소독제로 손을 씻은 후 전시장으로 들어갔다. 선, 색, 공간 시리즈전이라고 하는데 추상화는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그림에 대한 설명도 없다. 오로지 그림을 보면서 느끼고 이해해야하는 것인지, 그림을 자세히 읽어도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작품의 난해함만큼이나 관람객도 보이지 않는다.

서호공원에 갔다. 역시 얼지 않은 물이 호수에 가득 차있고 철새들이 한가롭게 놀고 있다. 철새들의 낙원이 된 호수 둘레길은 인적이 끊어졌다. 어쩌다 한 두 명이 걸을 뿐이다. 파란 하늘을 오롯이 담은 호수는 평화로울 뿐이다. 올해는 조류독감도 잠잠해 더욱 철새들의 안전한 서식처가 되었다.

수원미술전시관, 전시 중이지만 관람객은 별로 없다.

수원미술전시관, 전시 중이지만 관람객은 별로 없다.

 
수원시 신속한 대응이 감염병 확산 막아

수원시는 시청 홈페이지 등 모든 홍보매체를 통해 신종 코로나에 대한 대응을 실시간으로 알리고 있다. 8일 오전 8시 기준 '신종 코로나, 수원시 대응 53보' 상황보고 내용을 보면, 확진환자 2명(2명 국군수도병원 격리치료 및 추가 역학조사 중), 의사환자 28명(자가 격리, 24명은 검체 검사 중, 4명은 음성), 자가 격리 대상자 75명이라고 밝혔다.

수원시는 '메르스 일성록'을 가지고 있다. 2015년 메르스 발생 당시 수원시가 겪었던 급박했던 상황과 대처과정, 시행착오와 개선과제 등을 자세히 기록해 언젠가 닥칠지 모르는 감염병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메르스 69일간의 기록을 백서로 만든 것이다.

평화로운 서호공원, 둘레길은 인적이 끊어졌고 호수에서는 철새들만 유유히 놀고 있다.

평화로운 서호공원, 둘레길은 인적이 끊어졌고 호수에서는 철새들만 유유히 놀고 있다.

 
메르스 일성록은 신종 코로나 사태를 겪고 있는 다른 지자체에 '감염병 관리 지침서' 역할을 하는 바이블과 같은 백서이다. 이 백서는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수원시의 노력이 감염병 퇴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원시민은 수원시가 공개하는 정보를 신뢰하고 지침을 따라야 혼선을 최소화 하면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 손바닥, 손톱 밑 비누로 꼼꼼하게 손씻기, 기침할 땐 옷소매로 가리기 등을 철저하게 지켜야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런 습관은 평상시에도 유용한 것이다.

'메르스 일성록', 신종 코로나,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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