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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산실 중구의 굴욕…올해 상영작 0편
2016-09-26 11:39:34최종 업데이트 : 2016-09-26 11:39:34 작성자 :   연합뉴스
2011년 이어 두 번째…출품 300편 모두 해운대 몰려, 행사 규모도 축소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20년 역사를 지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산실인 부산 중구가 남포동 비프 광장에서 올해 영화제 출품작을 한 편도 상영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게 됐다.
중구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비프 광장에서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영화제 때는 행사 20주년을 맞아 비프 광장 주변 극장 4곳에서 46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영화제 관련 행사도 12개나 열렸다.
2014년 행사나 영화 상영 수준보다 2배 늘어난 규모여서 영화제 태동지였던 남포동의 위상을 조금이나마 회복했다.
하지만 올해 영화제에는 69개국에서 출품한 300편 전부가 개·폐막식이 열리는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센텀시티와 해운대 등지의 영화관에서만 상영된다.
영화제 출품작이 비프 광장에서 한 편도 상영되지 않는 것은 영화제 전용관인 영화의 전당이 개관한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다.
중구는 축제 조직위에 올해 영화제를 앞두고 비프 광장 주변 극장에서 영화 상영을 요청했다.
영화제 측은 비프 광장 주변 극장을 대관하려면 비교적 예산이 많이 드는 데다, 협찬 감소와 부산시·조직위의 갈등으로 '남포동 영화 상영' 협의 과정도 늦어 어렵게 됐다는 답변을 내놨다.
영화배우 동선이나 진행 문제 등 '해운대와 남포동'으로 나뉜 영화제 이원화에 따른 고질적인 불편 문제도 다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프 광장에서는 영화제 전야제를 비롯해 개막식 생방송 중계, 원로배우 무대 인사, 역대 인기 작품을 하이라이트로 편집한 '다시 보는 BIFF', 배우·감독과 함께 무비토크쇼(10월 7∼9일), 영화 주인공 체험 등의 행사는 그대로 진행된다.
하지만 영화 상영도 없고 총 16개 팀의 영화감독·배우 무대 인사가 이어졌던 지난해보다 행사가 축소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구는 내년에는 꼭 주요 출품작을 상영하고 관련 행사를 유치해 서부산권 시민이 영화제를 쉽게 즐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구에 있는 남포동 '비프(BIFF) 광장'은 1996년부터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의 '메카'였다.
당시 광장 인근은 부산극장, 국도극장, 제일극장 등 대형극장이 몰려있는 부산의 '영화 1번지'였다.
당연히 영화제의 출품작 대부분이 비프 광장 일대에서 상영됐다.
그동안 매년 영화제 전야제가 열리면서 유명 배우와 감독이 남긴 핸드프린팅 전시는 비프 광장의 명물이 됐다.
영화제 측은 2002년부터 중구의 숙박시설 부족과 장소의 협소함 등을 이유로 상영 극장과 행사 장소를 중구와 해운대구로 이원화했다.
매년 개막식이 열렸던 수영만 요트경기장과 거리가 먼 것도 주된 이유였다.
2011년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영화의 전당'이 완공되면서 사실상 부산국제영화제의 '해운대 시대'가 열렸다.
비프 광장에서는 전야제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행사가 없었고, 그해 처음으로 상영작이 한 편도 없었다.
이후 중구는 해운대로 무게 추가 기운 영화제 태동지 명성을 되찾으려고 자체 예산을 투입하는 등 고군분투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태다.
win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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