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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
2016-06-20 07:00:01최종 업데이트 : 2016-06-20 07:00:01 작성자 :   연합뉴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미지의 섬 섬 전체 흐드러진 야생화들로 꽃향기 가득
산에는 약초·산나물, 바다엔 우럭·노래미 등 넘쳐나

(안산=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꽃향기를 가득 머금은 섬 풍도(豊島).

안산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을 가면 야생의 매력을 지닌 풍도에 닿는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봄이면 노루귀와 복수초를 시작으로 초롱꽃, 풍도대극, 붉은대극, 바람꽃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야생화가 지천으로 핀다.

달래와 두릅 같은 산나물에 약초도 많이 돋아 사진 동호회나 야생화 동호회에서 많이 찾는다.

지난해 말 산림청은 풍도를 대한민국 야생화 100대 명소로 선정했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수심이 깊어 심해에서 잡히는 우럭과 노래미 등이 풍부한 어장을 갖고 있다. 꽃게, 소라도 많이 나고 물때만 잘 맞추면 개우럭도 많이 잡힌다.

5∼10월은 우럭, 9∼10월은 농어와 망둥어, 6∼9월은 노래미가 많이 잡힌다.

면적 1.84㎢, 둘레 5.5㎞, 82가구 120여명이 산다.

여객선이 안산 방아머리항을 출발하자 가슴이 요동친다. 짙은 안개로 풍경은 답답했지만, 도시를 떠난다는 해방감과 섬 탐방에 대한 설렘이 교차한다.

망망대해를 헤쳐 1시간 30분 됐을까. 풍도가 가까이 와 닿는다.

안개가 짙게 끼어 쉽게 출입을 허락하지 않을 것만 같던 풍도에 첫발을 디뎠다.

청 단풍나무가 많아 풍도(楓島)로 불리었다. 그러다 청일전쟁의 첫 전투인 풍도해전에서 승리한 일본이 풍요롭다는 뜻을 담아 풍도(豊島)로 불렀다는데 우리 문헌에 그대로 표기돼 굳어졌다는 설도 전해진다.

한국전쟁 당시 인천 상륙작전이 시작되기 직전 유엔군이 길목에 있던 풍도에 들러 태극기를 꽂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선착장을 빠져나오자 바로 앞이 어촌계 사무실이다. 차를 두고 온 취재진에게 선뜻 1톤 화물차를 내준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차창 밖 해수욕장과 민박집, 마을 풍경은 햇살에 비쳐 그림처럼 아름답다. 흙길을 따라 5분 만에 흉하게 파헤쳐진 채석장이 보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돌을 캐 배로 실어 날랐단다. 채석장 관계자들이 형사 처벌을 받아 운영이 중단돼 지금은 폐허로 변했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가벼운 산행을 시작하자 새 소리와 파도 소리에 귀가 호강이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얼마 안 돼 풍도등대 앞에 다다른다. 등대에서 본 풍경은 다 비슷하겠지만 짜릿한 절벽 풍경과 탁 트인 바다는 가슴 속까지 뻥 뚫어주는 느낌이다.

후망산 동쪽 정상에 있는 이 등대는 인천과 평택, 당진항을 오가는 선박, 인근 해역을 지나는 여객선, 어선의 안전 항해를 위해 1985년 8월 점등했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섬의 서쪽 해안가에 우뚝 솟은 북배로 향했다.

선선한 바람이 땀에 젖은 몸을 식힌다. 마른 목을 적시는 물 한 모금의 시원함처럼 좋다. 산행 중에 산딸기를 따 먹는 재미는 덤이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10분 남짓 걷다 보니 북배에 닿는다.

북배는 배낭을 짊어진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장소다. 붉은 바위를 뜻하는 붉바위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붉은 바위와 푸른 바다 빛이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한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매에∼∼에

사방이 바위이고 급경사 절벽인데 이런 곳에 염소가 사나?

점점 크게 들려오는 울음소리에 의심은 확신으로 바뀐다.

수직으로 깎은 듯 아찔한 바위산을 흑염소 5∼6마리가 무리 져 지나간다. 눈으로만 담는 게 아쉬워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러댄다.

새끼를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인지 염소 울음소리는 멈추지 않고 산속을 메아리친다. 어느샌가 가파른 바위 지대로 몸을 숨겼다.

이 일대가 바로 야생염소 서식지란다.

수십 마리가 사는데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주민들이 주기적으로 포획한다. 맛과 약재로 효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비싼 가격에 팔린다고 한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바위 너머로 안개에 갇힌 북배딴목이 살짝 보인다.

밀물 때는 풍도 안의 또 다른 섬, 썰물 때는 바닷길이 열려 풍도와 연결되는 모세의 기적을 연출한다. 딴은 외딴, 목은 목처럼 가늘게 이어져 있다는 뜻이다.

길이 열리지 않아 아쉬웠지만 숙박할 생각으로 섬을 찾았다면 다음 날이라도 꼭 둘러봐야 후회가 없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채석장 입구에서 다시 마을로 향한다. 차로 5분을 가니 해수욕장이다. 진달래석이라고 불리는 크고 작은 몽돌이 해안에 가득하다.

산책하기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대신 돌을 들춰가며 고동과 소라를 찾는 재미는 쏠쏠하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해수욕장이 잘 보이는 곳에 2층으로 된 어촌체험마을 건물이 있다.

1층은 마을회관이다.

나머지 1∼2층은 냉난방기, TV, 냉장고 등 편의시설을 갖춘 방 5개로 꾸몄다. 어촌체험 숙박시설인데 큰 방은 15∼17명까지 묵을 수 있다. 올해 7월부터 운영한다. 1박에 15만원.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해변 나무 데크 전망대에서 차 한잔 들고 서면 별장이나 카페가 부럽지 않다. 경관이 최고다.

바로 옆에 방 7개를 갖춘 민박집이 있다. 3인 기준 작은방 5만원, 큰방 8만원이다. 식사는 한 끼에 7천원으로 따로 받는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마을 안길을 따라 산을 오르면 이괄의 난을 피해 풍도로 피난 온 인조가 심었다고 하는 500년 넘은 은행나무 두 그루가 수호신처럼 서 있다.

나무 아래 샘이 있는데 주변 여러 섬 중에 물맛이 가장 좋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이어 풍도의 자랑인 야생화 군락지로 향했다.

꽃봉오리를 터트리는 봄이 아니라 아쉬웠지만, 요즘도 마을 뒤 후망산(고도 177m) 군락지에 오르면 숲에 몸을 감춘 참나리와 천남성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풍도 야생화는 개체 수가 많기도 하지만 이 섬에서만 피는 풍도바람꽃과 풍도대극이 일품이다. 풍도바람꽃은 2009년 변산바람꽃의 신종으로 학계에 알려졌고 2011년 풍도바람꽃으로 정식 명명됐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봄에는 복수초, 아기 솜털을 자랑하는 노루귀, 꽃받침이 꿩의 목덜미를 닮은 꿩의바람꽃 등이 만발해 눈길을 잡는다.

산에서 내려와 80년 넘은 대남초등학교 풍도분교로 방향을 틀었다. 왁자지껄한 소리는 들리지 않고 운동장이 한산하다. 전교생이 고작 3명이란다.

앞으로는 망망대해가 펼쳐지고 크고 작은 돌이 가득한 해변은 호젓한 마을 분위기와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탐방 내내 여유를 부리며 바람도 느끼고 햇살도 만끽했다.

야생의 매력을 눈에 담을 수 있는 보석 같은 섬이 바로 풍도다.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가고 싶은 섬] 야생의 매력, 안산 풍도_1

▲교통편

풍도행 정기여객선은 인천에서 출발하는 서해누리호가 1일 1회 왕복 운항한다.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오전 9시30분 출항해 대부도 방아어리항 여객선터미널(오전 10시30분)을 거쳐 낮 12시(짝수일)나 12시30분(홀수일) 풍도에 입항한다. 요금은 대인 기준 1만3천600원.

인천항에서는 2시간 30분, 대부도 방아머리항에서는 1시간30분 걸린다.

▲민박

풍도랜드(☎032-831-0596) 풍어민박(☎032-831-3727) 풍도민박(☎032-831-7637) 풍도바위펜션(☎032-834-1330) 하나민박(☎032-831-7634) 기동이네민박(☎032-833-1208)

▲ 대표 연락처

안산시 관광과 전형훈 (☎031-481-3409)

gaonnur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6/20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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