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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한반도 시간여행
2017-05-13 08:01:01최종 업데이트 : 2017-05-13 08:01:01 작성자 :   연합뉴스
선사인 이야기 새겨진 반구대암각화
(울산=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까마득한 옛날. 단군이 즉위했다는 기원전 2333년보다 훨씬 오래전, 이 땅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누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었을까. 울산 대곡천 하류, 경기도 연천 전곡리, 해남 우항리에서 기록되지 못하고 흔적으로만 남은 한반도 선사인(先史人)들의 발자취를 찾아봤다.
화사한 햇살이 울산 두동면 대곡천 골짜기를 포근하게 어루만지던 지난 4월 초순 오후. 굽이 도는 물길을 따라 자리 잡은 낮은 봉우리들은 초록빛을 머금기 시작했고, 싱그러운 연둣빛이 번지는 천변 풀밭에는 제비꽃이 선연한 자줏빛 꽃잎을 활짝 열고 여기저기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윽고 오후 4시 무렵 물길 맞은편 반들거리는 황톳빛의 커다란 바위 절벽에 햇살이 닿기 시작했다. 절벽 오른쪽에 세로로 갈라진 부분이 빛을 받아 환하게 돌출하더니 돌연 절벽 전체적으로 그림들이 선명하게 윤곽을 드러냈다.
바위 절벽 왼쪽에는 고래가 무리 지어 유영하고 있다. 새끼를 등에 업은 듯한 귀신고래와 물을 내뿜는 북방긴수염고래, 혹등고래와 범고래, 작살을 맞은 고래를 볼 수 있고 거북, 상어, 물개, 물새도 있다. 바위 절벽 오른쪽으로는 호랑이, 사슴, 멧돼지 등 육지동물이 새겨졌고 군데군데 사람의 형상과 배·작살·부구(浮具) 등 물고기를 잡을 때 사용하는 도구와 사냥 도구도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가로 8m, 세로 5m의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에 새겨진 그림은 300여 점이나 된다. 마땅히 기록할 문자가 없던 7천 년 전 선사인은 돌로 바위를 쪼거나 긋고 갈아 그림을 그렸다. 마치 먼 미래의 사람들과 시간을 뛰어넘는 대화를 나누고 싶은 듯 바위에 또렷한 그림을 남겼다.
◇ 신비롭게 펼쳐지는 7천 년 전 역사책
암각화를 전체적으로 보면 주로 왼편에는 바다동물이, 오른편에는 육지동물이 있다. 수중과 육지 세계를 구분해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 표현된 동물은 22종으로, 전 세계 암각화에 나타난 동물 중 종류가 가장 많다고 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고래. 50점 이상이 고래 그림이다. 종류도 다양하다. 묘사된 고래를 보면 생동감이 넘친다. 마치 무리 지어 헤엄치는 고래를 하늘에서 내려다본 것처럼 표현했다. 세 마리가 나란하게 있는 북방긴수염고래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생동감이 느껴진다. 물을 뿜고 들이켜고 뿜는 동작이 차례로 나타난다. 작살을 맞은 고래는 고통스러운 듯 몸을 뒤틀었고, 줄무늬가 선연한 배를 드러낸 혹등고래는 물 밖으로 나왔다가 곤두박질하는 것 같다.
선사인의 고래잡이 모습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사람을 태운 반달처럼 휘어진 배 아래로 고래가 줄로 연결돼 있고, 고래 옆에서는 물에 뜨게 하는 도구인 부구도 많이 관찰된다. 선사인들은 밧줄이 달린 작살을 던져 고래를 맞힌 후 부구로 위치를 확인하고 고래가 지쳐 죽으면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사냥했다. 신기하게도 현대의 고래 사냥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상목 울산암각화박물관장은 "암각화를 새긴 집단이 실

[연합이매진] 한반도 시간여행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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