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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
2014-04-14 12:45:21최종 업데이트 : 2014-04-14 12:45:21 작성자 : 시민기자   박종일

화사하게 꽃피는 춘삼월과 신록의 오월을 이어주는 사월의 중턱이다. 노란 옷으로 갈아입은 개나리가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생명을 다한 벚꽃들이 떨어지며 하얀 봄눈처럼 머리카락을 물들인다. 깊어가는 봄날 여행하기 최고의 계절이다.
지난 주말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을 다녀왔다. 어머님을 모시고 5형제가 함께한 '가족여행'이다.

행복의 열쇠가 '가족'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있다. 또한 가족끼리 무관심할 뿐 아니라 애정표시도 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가족전체가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세상이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온통 산 뿐이다. 확 트인 평지와 바다는 없다. 이곳이 5형제가 자란 고향이다.  
아들 다섯을 키우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매일 이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을 바라보며 웃기도 하고, 때로는 돌아서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분이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어머님이다
5형제 중 막내가 내년이면 오십이다. 하지만 팔순중반의 어머님은 아직도 자식들 걱정을 하신다. 

한평생 농사일만 하신 아버님은 언제나 낙천적이었고, 막걸리를 좋아하셨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곁에 안 계시다. 아버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 지도 18년이란 시간이 흘렸다. 아버님에게 죄스러운 것이 있다. 아버님을 모시고 여행다운 여행한번 못해본 것이 지금 가장 후회스럽다. 술과 놀기를 좋아하신 분인데....

아버님과 함께 만들지 못했던 추억을 뼈저리게 느낀 5형제는 어머님 생신인 4월에는 전 가족이 2박3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다. 행복한 추억 만들기가 17년째 이어지고 있다.
2014년도 가족여행을 11일부터 13일까지 경상북도에 위치한 백암온천에서 가졌다.
국내 유일의 방사능 라듐복합 온천으로 심도 77∼300m에서 솟는 천연 온천수를 어머님이 좋아하신다. 
11일 금요일 오전시간부터 시작된 가족여행은 백암온천에 숙소를 잡고, 주변 월송정, 불영계곡 등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며 추억을 만들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_1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_1

다리가 불편한 어머님의 건강을 생각해 여행은 주로 국내에서 즐긴다. 국내여행에서도 가볍게 걷는 것은 혼자 걷지만, 많은 시간 휠체어를 이용한다. 몸은 불편하시지만 아들내외와 함께하는 여행은 어머님에게 최고의 시간이다. 어머님의 입가에 행복한 미소는 떠나지 않는다.
지역의 특산물과 맛있는 산해진미를 마음껏 드시지는 못하지만, 아들내외가 먹는 것을 바라만 봐도 행복해하신다.

어머님은 아들내외에게 "우리 아들들 감사해요. 내가 부족한 것이 많아 더 많이 해주지 못했지만 재미있게 웃으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좋고, 무엇보다 다들 건강하니까 그게 좋아" 하시고는 "우리집안의 복덩이는 뭐니 해도 우리 며느리들이지, 우리 며느리들도 감사해요. 항상 서로 이해하는 며느리들이 있어 이 자리에 있는 내가 행복하다."고 말씀하신다.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막내가 일어나 "어머님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이 앞으로 10년, 15년 계속 이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렇게 되길 기도하겠습니다."며 "가족여행에 적극적인 참여뿐만 아니라 어머님을 극진히 모시는 형수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하자 막내 최고라는 연호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해를 거듭할수록 어머님의 건강에 이상신호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이 걱정이다.
남부지방에 불어오는 새봄의 기운을 받으며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고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든 2014년도 가족여행은 내 생애에 가장 행복한 여행이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될 2015년도 가족여행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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