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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야 할 이유
관계에서 ‘판단’하는 습관은 좋지 않다
2014-03-01 16:24:04최종 업데이트 : 2014-03-01 16:24:04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세정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야 할 이유_1
'사람은 책이다. 그 책을 다 읽으려면 과연 얼마만큼의 시간투자가 필요할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그의 모카신을 신고 두 개의 달 위를 걸어 볼 때까지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마세요.'
 얼마 전 읽은 '두 개의 달 위를 걷다'라는 책에 나온 글귀다. 나는 이 글을 읽고 한동안 책장을 넘길 수가 없었다. 지나온 삶과 현재의 일상에서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얼룩진 시선으로 판단하며 지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위 글의 정확한 뜻을 말하자면, 그 사람의 상황에 처해보지 않고서 함부로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사실, 나는 판단하는 것을 무척이나 즐기는(?) 사람이다. 어쩌면 그래서 이 글이 나에게 뼛속 깊이 와 닿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한 줄 글에 나도 모르게 깊은 자기반성이 스며들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내가 가지고 있는 얕은 배경지식과 부족한 성품으로 남들을 판단하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처음의 '판단'이 주는 관계의 장애

상대에 대해 한번이라도 '저 사람은 그렇구나'라고 판단하기 시작하면 웬만해선 처음 내가 판단한 기준이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그 사람을 그 내 판단기준 안에 집어넣으려는 경향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만일 그 사람의 진짜 다른 면모를 알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에 대해 처음에 안 좋은 시선을 가졌다면 좀처럼 그 상대에게 시간을 투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호감을 가진 사람보다는 비 호감인 사람에게 좀더 시간을 투자하고 그 사람의 장점을 알아갈 수 있는 시간투자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 역시도 그렇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잘 맞고 괜찮은 사람하고만 꾸준히 시간을 갖고 교류하기를 원한다. 

혹자는 말할지도 모른다. 뭐 하러 그렇게 힘들게 맘에도 안 맞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들이고 기다리며 인내해야 하느냐고 말이다. 그렇지만 가만히 생각해보자. 우리는 앞으로 뜻하지 않게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만남에서 원치 않는 교류를 지속해야 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그렇다면 그 때 적어도 지난 날 첫인상이나 내 판단기준에서 안 좋았던 사람들과 원활한 교류나 소통을 위해 애썼던 사람이라면 보다 수월하게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자기중심의 관계만 지속해온 사람이라면 엄청난 성장통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지 모른다.
 
판단에 의한, 불편한 관계 해소를 위한 시간투자

사실 나는 지난 얼마 동안 어쩔 수 없이 원치 않는 관계 속에서 소통을 끌어내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왔다. 그리고 최근에도 한 모임에 참여하면서 내 기준에 맞지 않고 별로 애정이 가지 않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매번 그 정기모임이 다가올 때마다 시간을 내서 가는 일이 탐탁지 않고 힘들었다. 그렇지만 그 때 내가 생각한 한 가지가 있다. '이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 좀더 시간을 들이고 그 사람들을 좀더 알아가야겠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감정은 정말로 내가 시간을 들이고 그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가면서 완화되어 가기 시작했다. 지난 날 그 사람에게 들었던 안 좋은 발언이나 행동들이 좀더 알아가면서 꼭 그렇지만은 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의외로 이런 일은 많다. 관계는 시간을 들여갈수록 얼마나 그 사람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을 상쇄하려는 지의 개개인의 노력에 의해 좋고 나쁨이 결정된다. 관계에 대해 좋고 나쁨의 기준을 둔다는 사실도 조금은 어폐가 있지만, 아마도 우리는 모두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계속 반성을 하고 있다. 
어제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한 누군가, 지난 날에 내 맘에 들지 않았던 누군가의 행동에 속상해하고 두고두고 되뇌는 내 자신에 대한 자아성찰을 하고 있다. 이렇듯 안 좋은 누군가를 지속적으로 만나고 알아보려는 노력은 일종의 자기와의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다. 

판단하는 습관이 주는 스트레스와 해결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듯 누군가를 자주 판단하는 나는 타인에게 어떻게 내 자신이 판단될지에 대해서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누구에게나 좋은 이미지를 주고 싶어서 때로는 가식적으로 자신을 포장하기도 하고 혹은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는 명목 아래 맘에도 없는 회유와 대화를 유도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서 내 자신을 점검하고 나의 잘못된 점들을 지속적으로 바꿔가려는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꾸 타인의 나에 대한 시선을 내가 조절하려는 것은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가 되기 쉽고 진짜 내 모습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또 한편 위험한 일이다.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야 할 이유_2
하나의 음식 안에도 여러가지 맛이 담겨있는데 하물며 사람은 어떠랴?

제일 좋은 것은 누구에게든 내가 가진 잣대로 판단하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다. '왜 저러지?'가 아닌 '그럴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좀더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나 자신도 누구에게든 좋은 사람 또는 뛰어난 인간으로 인정받기 원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누구나 부족하고 때로는 오해나 미움을 살 수 있는 존재다. 하지만, 자꾸 누구에게도 자신의 흠을 보이기 싫어한다고 해서 정말 흠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만인에게 좋은 이미지로 남는다고 해서 아주 멋진 사람으로 기억에 남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타인을 대할 때는 당연히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나 역시 누군가의 잣대에도 자유로울 수 있는 내 자신의 '다름'을 인정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어떤 관계에서든 진솔하고 거짓 없는 내 자신과 타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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