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가 김남희씨의 여행이야기
2013-05-28 17:33:20최종 업데이트 : 2013-05-28 17:33:2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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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단순한 장소의 이동이 아니라 쌓아온 생각의 성을 벗어나는 것이다."
도보여행가 김남희씨의 여행이야기 _1 신영복 선생님의 말로 강의는 시작되었다. 도보여행가 김남희의 강연이다. 수원평생학습관 대강당에는 여행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여행에 목마른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2시간의 강연으로 훌쩍 멀리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다. 여행가의 강연이라고 하여 단순히 세계여행에 대한 이야기만 들을 줄 알았다. 하지만 삶의 철학, 특히 여행이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남달랐다. 이제부터의 여행은 뭔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결단을 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우리는 여행에서 무수한 만남을 경험한다. 타인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고, 문화를 만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만남은 '자기 자신과의 만남'이라고 말한다. 매일 반복적인 삶 속에서 반복되는 자신의 얼굴밖에 보지 못할 때 여행은 비로소 내 속의 다른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철저히 여행은 혼자 계획하고, 준비하고, 책임져야 하는 여행이어야 한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어떤 여행이 좋은 여행인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여행은 무엇일까를 고민해 보게 하는 화두를 던진다. 김남희가 말하는 6가지 '좋은 여행'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도보여행가 김남희씨의 여행이야기 _2 무엇보다도 혼자 하는 여행이어야 한다는 것. 관계의 그물망 속에서 중압감을 느끼고, 눈치를 보고, 자신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여행을 통해서 혼자만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두 번째는 '느린 여행'이어야 한다. 속도를 중시하는 사회속에서 모두 같은 속도를 강요한다. 이는 보이지 않는 폭력임을 주장했다. 여행만큼은 빠른 속도가 아니라 나의 페이스대로 천천히 해야 한다. 많이 보는 게 중요하지 않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생긴다. 세 번째는 나만의 주제와 스타일이 있는 여행이다. 어디로 가느냐가 중요하지 않고, 유명한 곳을 찾는 것이 의미있는 것이 아니다. 내 방식과 스타일을 찾아가는 여행을 계획해야 한다. 네 번째는 공정여행이라고 말한다. 책임여행, 생태여행, 윤리적 여행이라고도 말하는 공정여행은 문화에 대한 다양성을 진정 이해하게 만드는 길이다. 다섯 번째는 공주하고 준비하고 계획하는 여행이어야 한다. 준비하고 알고 가면 더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는 기록하고 남기고 공유하는 여행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행가에서 여행작가로, 이제는 여행활동가로 삶이 변화하게 된 작가의 인생은 길 위에서 시작된 셈이다. 많은 사람들이 용기와 대단한 결단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김남희의 삶 역시 우울하고, 찌질했다고 한다. 도무지 자신이라는 인간이 이해가 되지 않아 무작정 떠나게 되었다고 말한다. 10년간 그녀는 세계를 떠돌며 어떤 것을 배웠을까? 한 마디로 말하면 '긍정의 힘'이라고 한다. 자신을 긍정하고, 타인의 존재를 긍정하는 힘 말이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포기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눈물 흘리고 감동받는 것은 무엇인지 등이다. 또 다른 하나는 타인에 대한 존재감의 긍정이다. 타인이 없다면 단 하루도 생존하기 힘든 여행지에서 사람의 존재의 고마움을 깨닫게 된다. 또한 '지금 이 순간을 긍정하는 힘'이라고 한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삶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사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20년이 지난 후 당신은 후회하게 되리라. 당신이 한 일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하지 않았던 일들 때문에... " 하지 못한 일 때문에 후회하는 인생을 살 것인지는 스스로의 선택에 달린 일이다. 지금의 삶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길 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김남희 작가의 이야기는 모두에게 용기를 준다. 여행은 결국 현재를 사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도보여행가 김남희씨의 여행이야기 _3 그리고 작가는 자신이 여행했던 곳의 사진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스페인의 순례길 800킬로미터에 달하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 길을 통해서 느낀 것들,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부탄에서의 경험. 일본 베델의 집에서 본 '하향지향'의 삶 등을 사진과 스토리로 전달했다. 여행자의 이야기는 또다시 청중들에게 간접 경험이 되었다. 2시간동안 꿈꾸는 듯한 여행. 아마도 내 방식대로 살아가는 삶이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알게 되지 않았을까! 여행만큼 진짜 배움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끔 한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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