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돈 절약법
2013-05-24 22:32:16최종 업데이트 : 2013-05-24 22:32:16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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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미용실에 가는 횟수는 1년을 단위로 대략 몇 번이나 될까? 나는 요즘 젊은 여자들과 다르게 머리에 멋을 내는 편이 아니다. 나의 친구들은 머리카락을 쉬게 두지 않는다. 염색을 여러 번 하고 파마를 했다가 폈다가 다시 파마하는 등, 제집 문턱 드나들 듯 미용실 흔히 헤어샵을 자주 가곤 한다. 나의 돈 절약법_1 청담동 같은 곳에서 연예인들이 머리카락 길이를 한번 다듬을 때 드는 비용보다는 훨씬 저렴하게 이용하는 것이겠지만 비싸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살림을 안 하는 미혼인 나도 이런데 주부들이 돈이 아까워서 미용실에 자주 못 가는 이유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왕 머리를 자를 거, 조금 많이 길렀다가 한꺼번에 자르는 것이 이익일 것 같아서 나름 어느 정도 길이가 길 때까지 기다렸다가 미용실을 가는 편이지만, 요즘 날씨가 더워지니까 점점 짧게 자르고 싶은 욕망이 솟구쳐 올라서 가만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날을 잡아 미용실을 가려고 예약을 하던 찰나에 이모가 떠올랐다. 전직 미용사이고,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기술이 워낙 좋았던 이모에게 부탁하고 싶었다. 굳이 멀리 있는 미용실에 가지 않아도 되고, 가장 좋은 이점은 싸게 머리를 자를 수 있기 때문에, 이모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당연히 이모는 나의 코 묻은 돈은 받지 않겠다고 했고, 나의 머리를 잘라주는 대신 이러한 대가를 치르겠다. 대가의 종류는 대부분 이모 딸래미를 위해 헌신하는 것들이었다. 내가 시간이 날 때 가끔 어린 조카의 논술공부 가르쳐 주기, 학교에서 내 주는 그림 그리기나 만들기 숙제 도와주기, 주말에 어린이 도서관 가서 놀아주기 등등 물질적인 것 대신해 줄 수 있는 것들을 약속하고 내가 원하는 시기에 머리를 다듬어 주기로 약속했다. 가끔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은 것을 보면 이모도 그냥 하는 말인 것 같다. 공짜라는 것에 대해 내가 부담스러워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여태껏 이모 딸래미를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공부 지도와 숙제 지도를 해 줬기 때문에 이것을 퉁 치자는 의미로 이모는 불만 없이 나의 협상을 수락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이루어진 협상으로 나는 어제 내 머리를 이모에게 맡길 수 있었다. 이모가 예전에 쓰던 수십만원 짜리 가위와 온몸을 휘두르는 미용실 전용 천까지 가지고 왔다. 잘린 잔 머리카락들을 정리하는 네모 난 스펀지까지 다 구비 되어 있던 이모의 준비성에 가히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그냥 미용실에 있는 미용 도구들이 다 있으니 마치 내가 있는 곳이 미용실처럼 느껴졌다. 이모의 실력이 수준급이라서 미용실에 간 것보다 훨씬 내 마음에 들어서 계속 전직 미용사인 이모에게 나의 머리를 맡길 생각이다. 조금은 짠순이 기질이 있기는 하지만, 석 달에 한 번씩만 다듬어도 일 년이면 대략 4만 5000원을 아낄 수가 있다. 이 정도면 꽤 쏠쏠한 장사인 것 같다. 잘만 찾아보면 돈을 절약하는 방법들이 있다. 나같이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방법들도 결론적으로는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출을 줄이는 방법인 것 같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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