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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영어 회화에 도전하다
2013-03-21 22:20:53최종 업데이트 : 2013-03-21 22:20:5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3월 들어 목요일마다 가는 곳이 생겼다. 바로 집 가까이에 위치해 있는 서수원 주민 편익시설이 그 곳이다.
이곳에서 봄 학기 영어 기초회화를 신청해서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늘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인지라 낯선 곳에 나서는 일이 익숙하지 않았다. 언제나 마음뿐으로 그칠 때가 많았다.

작년에 여행 작가 김남희씨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다. 여러 가지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나라에 대한 이야기와 탄소배출량이 가장 적은 나라이면서 세계에서 지속가능한 나라 1위로 뽑힌 자연을 보존하며 생존하는 쿠바에 대한 이야기 또한 인상적인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사적인 마지막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일흔을 훌쩍 넘기신 작가의 친정엄마께서 영어회화 공부를 하고 계시다는 이야기였다. 회화가 가능해져서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 발길 닿는 대로 자유스러운 여행을 해보고 싶기 때문이란다. 공정여행을 강조했던 작가의 뜻대로 그런 여행을 직접 해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당시 나도 결심을 했던 것이 바로 영어회화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한 삼 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가족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다. 여행사를 통해서 단체로 가는 것이라 별로 신경 쓸 일이 없다고 생각했고 가이드를 따라서 다니면 되는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삼 일째 되는 날이었던가? 두 시간정도의 자유 쇼핑시간이 주어졌다. 홍콩의 번화가에 일행을 내려놓고서 가이드는 사라져버렸다.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이라 홍콩에서 유명한 장난감 가게 이름을 사전에 알고 왔던 차에 쇼핑몰 직원에게 띄엄띄엄 장난감 가게 이름을 대고 길을 물으니 내 말을 알아듣는지 못 알아듣는지 영 대답이 시원치가 않다. 나 또한 무슨 소리인지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헤매다가 오랜 고생 끝에 그 가게를 찾을 수가 있었다.

그 기억 때문일까? 다음에는 기필코 영어회화를 잘 해서 제대로 본 때 있게 물어보고 다니리라 하던 기억이 있었다.

기초영어 회화에 도전하다_1
영어기초회화 강의실에서

기초영어 회화에 도전하다_2
앞에 나가서 간단한 회화를 해보는 모습

그 기억조차 희미해졌을 때에 다시금 결심을 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던 것이 또 결심만으로 그치고 시간이 흘러갔고 주민편익 시설을 이용하면서 그 강좌가 눈에 띤 것이었다.

그리하여 첫 발을 딛게 된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 우선 그 말로 나 자신에게 힘을 주고 싶다. 아주 기초적인 것이지만 입으로 내 뱉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이곳에 배우러 오시는 분들의 연령대 또한 다양하다. 나이가 들면 소쿠리 귀가 되어서 한 번 들으면 한 귀로 빠져나가서 힘들지만 그래도 자신감을 가지고 열성을 보이시는 어르신도 있다. 발음은 최대한 굴려야지 본토 발음에 가깝다며 시범을 보여서 한 바탕 웃음보가 터지기도 했다. 

여기에 모인 사람들 모두 저마다 배워야하는 이유를 갖고 왔기에 열성적으로 강사님을 따라한다. 쉽다고 느껴지는 회화 한 마디를 앞에 나가서 하다보면 처음 아이들이 말을 배울 때처럼 떠듬거리기 일쑤이지만 모두들 그 마음을 알기에 힘껏 박수로 응원을 해준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처럼 주위를 둘러보면 배움을 얻을 수 있는 많은 강좌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마음을 먹고 결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한 걸음 떼고 보면 다음 걸음은 떼기가 쉬운 법이 아닐까?
꽃 피는 춘 삼월에 배움의 꽃들이 저마다에서 피어나는 광경을 상상해 보는 것도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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