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창의 첼로 연주, 치유의 시간이 되다
수원시향 ‘차이콥스키 사이클Ⅱ’ 조영창의 첼로연주에 빠진 날
2013-03-22 13:04:35최종 업데이트 : 2013-03-22 13:04:3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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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화두가 되어버린 말 '힐링(healing)', 우리말로 해석하면 몸과 마음을 보듬는다는 '치유'. 이제는 치유라는 단어보다는 힐링이란 영어단어가 표준어로 들릴 정도로 보편적인 말이 된지 오래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22회 정기연주회 '차이콥스키 사이클Ⅱ'공연이 열린 문화의 전당 로비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 21일 목요일 저녁, 수원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자·김대진) 제222회 정기연주회 '차이콥스키 사이클Ⅱ'공연이 있었다. 이번 공연을 찾은 이유는 지난해 수원국제음악제때에 큰 감동을 선사한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때문이었다. 그때 첼로의 선율에 빠졌던 차에 이번 연주회 협연자로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라 불리는 조영창이 수원을 찾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관람을 결정했던 것이다. 오랜 가뭄에 반가운 봄비가 소리 없이 내리듯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33'의 협연에 객석은 30여분 동안 침묵했다. 현의 기운이 꽉 찬 무대와 관중석은 혼연일체가 됐다. 가슴이 터지고 숨이 막힐 정도였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몸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핑그르르 흘러내렸다. 나를 괴롭혀왔던 번뇌들이 사그라지는 순간이랄까.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음악이 다가와 살며시 안아준 것이다. 그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도 오랜 시간 위로가 되어주고 치유를 해줄 수 있는 선율이란 생각이 들어 마음속에 꾹꾹 간직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2부 교향곡 '겨울날의 환상'이 남아있었지만 중간 휴식시간에 슬며시 자리를 떠났다. 처음 있는 일이다. 예의는 아니지만 그 순간의 감동을 유지하고 싶었다. 조영창 첼리스트의 온몸을 불사르는 연주... 몸짓하나 손짓하나 놓칠 수 없었다. 나 자신의 눈 떨림 조차도 용서할 수 없을 정도였다. 무대 바로 앞에서 위대한 음악가의 영혼이 담긴 소리를 접하면서 정말 미쳐버릴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 조영창의 첼로 연주, 치유의 시간이 되다_1 바그너, 베르디, 푸치니 등 동시대를 풍미했던 고전 음악가들의 작품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의 음악이 관현악 중심의 악극이든 성악 위주의 가극이든 모두가 한 결 같이 감동을 안겨주며 사람들에게 다가서기 때문이다. 음악은 치유와 함께 우리사회 통합의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수원시만 하더라도 11시 휴먼콘서트가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장안구민회관 등 찾아가는 음악회가 곳곳에서 열린다. 또 티켓 가격도 매우 저렴해 음악회장의 문턱이 완전 낮아졌다. 그러니 자주는 못가더라도 아주 가끔은 클래식 선율을 찾아 상처입은 영혼을 치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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