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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저수지에서 봄햇살 느껴보세요
어머님께 서호저수지,농업과학관 구경시켜드리기
2013-03-08 00:03:49최종 업데이트 : 2013-03-08 00:03:4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시골에서 올라오신 어머님께 수원화성을 구경시켜드린 일이 있었다. 
처음에는 번거롭게 어디를 나가냐고 하시면서 집이 제일 편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처음으로 모시고 간 수원화성 나들이길이 마냥 좋으셨나보다. 안부전화를 하는 자식들에게 화성 나들이 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또 하시니 말이다.

수요일 오전 베란다를 통해서 들어오는 햇살이 밖으로 빨리 나오라며 손짓하는 듯하다. 아파트 생활이 답답할 법도 한 어머님을 모시고 걷기운동이 최고라며 밖으로 나섰다.
동네만 빙빙 돌 줄 아는 완전 초보운전이기에 가까운 공원을 찾다가 생각난 곳이 농촌진흥청안에 있는 서호 저수지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따뜻한 봄 햇살이 와 닿은 양 봄 향기가 솔솔 풍기는 듯하다. 날씨 한 번 정말 끝내준다. 삼삼오오 짝을 이룬 사람들의 행렬이 즐비하다. 봄 햇살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준비 땅' 하고 한꺼번에 몰려나온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 행렬에 어머님과 나도 끼여서 서호 저수지를 끼고 돌기 시작했다. 

두툼한 겉옷의 무게가 느껴지는 것을 보니 봄의 기운이 완연한 듯하다.
언제 설치가 되었는지 모를 저수지 풍경을 가까이 볼 수 있게 전망 망원경 두 대가 설치되어있다.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이는 오리 떼의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한참을 들여다보고 계시는 어머님이시다. 이럴 때는 정말 감수성 풍부한 소녀 같아 보인다.

서호저수지에서 봄햇살 느껴보세요_1
어머님과 함께 찾았던 서호저수지 모습

서호저수지에서 봄햇살 느껴보세요_2
농업과학관에서 체험해보시는 어머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한 바퀴를 돌고 저수지를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가졌다. 나오는 길에 농업과학관에 잠시 들러 보기로 했다. 농업에 관한 여러 가지 시설과 자료들이 있어서 어머님께서 좋아하실만한 곳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관람코스를 따라 통로를 타고 올라가다보니 '부여 서나성 통일신라시대 밭'이라는 커다란 사진이 걸려 있다. 부여에서 올라오신 어머님께서" 이런 곳도 있었네."하며 무척 반가워하신다. 
농사일과 관계된 농기구나 씨앗들 예전 물건들을 보면서 술술 어머님의 이야기 주머니가 풀어진다.
"저건 써레이고 당그레고 소시랑과 지게이고 싸리로 만든 삼태미가 있네. 예전 우리 동네에서는 바 삼태미라고 불렀는데 말이야" 지역 말이 섞인 말로 연신 이야기를 하고 계시는 어머님이시다.

물레와 디딜방아를 보더니 어머님께서도 해봤던 기구라서 더 반가운 마음이 든다고 한다. 80년대에 벼농사 품종으로 동진벼를 심었었는데 맛도 좋고 쌀도 많이 나고 정말 좋은 품종이었다며 이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반가운 모양이다.
요즘말로 완전 신난 어머님이시다. 어머님의 전문 분야에 가까워서인지 설명하는 목소리가 유독 크고 힘차게 들린다.

과학관 2층을 둘러보다가 쉴 수 있는 공간이 보인다. 실내 정원을 꾸며놓은 곳에서 졸졸졸 물 흐르는 물소리가 운치가 있다고 하시는 어머님! 투명 창을 통해서 바라다 보이는 저수지의 풍경에 "참 좋다."라고 하신다.

축만제 즉 서호는 천년만년 만석의 곡물생산을 축원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조선22대 정조임금이 농업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수리시설을 축조하여 축만제 즉 서호저수지가 생겨났음을 어머님께 설명해드렸다.

돌아오는 길에 어머님께서 나지막하게 말씀하신다. 
"다음에 또 너랑 나랑 운동하러 오자" 
"어머님께서 점심 쏘시면 오지요" 라는 나의 장난에 "그까짓 게 뭐가 어렵다고, 그러지 뭐" 
어머님과 나의 웃음소리가 차창을 넘어서 봄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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