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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바뀐 초등 1,2학년 교과서 보셨나요?
2013-03-07 08:50:24최종 업데이트 : 2013-03-07 08:50:2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의 새 교과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통합교과로 초등 1-2학년 교과서가 완전히 바뀌면서 과목 자체 명칭이 없어지고, 모든 교과가 복합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 십 년간 국어, 수학, 과학 등과 같은 과목명에 익숙해왔는데, 이제는 모든 교과가 활동위주로 바뀌었다.

새롭게 바뀐 초등 1,2학년 교과서 보셨나요? _1
새롭게 바뀐 초등 1,2학년 교과서 보셨나요? _1
 
이제는 '창의적인 인재'가 각광받는 시대이다. 
성균관대 최인수 교수는 '창의성의 발견'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책이나 강의를 통해 배운 것이 아닌, 일상생활을 하는가운데 습득된 지식을 암묵적 지식이라 한다. 이왕 대응되는 개념은 명시적 지식인데, 이는 교과서에 적혀있는 지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암묵적 지식은 현재 그 사회와 문화에서 사람들이 특정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달해주는 좋은 자료가 된다. 따라서 사람들의 진정한 판단을 읽으려면 암묵적 지식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 (p.27)

이런 시대적 추이에 따라 새롭게 바뀐 초등 1-2학년 교과서의 가장 주된 목표가 창의적인 인재 양성이라고 한다. 창의성에 대한 여러 가지 개념이 있을 터이지만, '전혀 상관없는 것을 연결짓는 사고능력' 혹은 '기존의 지식을 이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 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물론 새로운 것을 독창적으로 만들어내는 것도 창의성에 들어가는 개념이다. 하지만 많이 아는 것보다 아는 것을 활용하고 나만의 독특한 사고로 조합하여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창의적인 인재양성을 강조하는 바뀐 교육과정에 따라 과연 교과서는 창의적으로 바뀌었을까? 절반만 yes라고 평가하고 싶다. 우선 교과 과목의 명칭에 대한 신선함은 있다. 말하기, 듣기, 쓰기와 같은 기존의 국어과 과목을 '국어 생활'이라고 만들었다. '봄' , '여름' ,'가족'이라는 이름의 교과서도 있다. 
단편적인 정보나 지식만을 전달하는 내용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다양한 추리, 토론, 게임, 말하기, 글쓰기 등을 연계한 것이 흥미롭다. 

예를 들면, 오늘 아이가 첫날 배워온 것을 보니 국어 생활의 1단원 주제가 '구멍'이었다. 우리 몸 속에 있는 다양한 구멍들을 알아보고, 그것의 기능을 생물학적으로 생각해 보고, 재미있는 말놀이 표현으로 바꾸어 보게 한다. 유치원 교육과도 흡사하다. 여러 과목을 넘나드는 표현활동을 하게끔 지도한다. 
좋은 점은 배운 것을 잘 기억하고, 재미있게 생각하며, 교과서 내용을 편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2학년이 되어 학교에 이틀정도 가고 난 후, 수업이 재밌다고 이야기한다

새롭게 바뀐 초등 1,2학년 교과서 보셨나요? _2
새롭게 바뀐 초등 1,2학년 교과서 보셨나요? _2

'국어생활'과 함께 '봄'과 '여름', '가족'이라는 교과서도 있다. 이는 기존의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과목들이다. 예전에는 '봄'은 슬기로운 생활, 과학관련 과목에서 다루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봄'의 교과서 책을 보니 봄에 일어나는 자연현상, 봄이 되면 어떤 놀이를 할 수 있는지, 봄과 관련된 재미있는 노래는 무엇인지, 일기예보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 과학과 생활, 수학, 음악, 체육 등을 접목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교과서 자체는 매우 재미있게 구성되어서 부모의 입장에서는 마음에 든다. 문제, 혹은 걱정거리는 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흔히 우리나라 교육을 '19세기 학교에서 20세기 선생님들이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우스개로 말한다. 

40-50대 선생님이 대부분인 초등학교에서 이런 참신하고 새로운 내용을 잘 전달하고 가르칠 수 있을까? 새로운 교과서에 대한 연수는 교육청에서 당연히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갑작스런 교과과정 변동으로 인해 과거의 교수법과 학습내용을 몽땅 버린 채 새로운 것에 선생님들이 잘 적응할 런지도 걱정이다. 아이들의 적응력보다 선생님의 적응력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평가방식'도 역시 문제라고 생각된다. 과거처럼 객관식 시험으로 중간고사, 기말고사의 점수로 아이들의 학습여부를 평가하기 힘들 것이다. 점수화된 시험이 아니라면 교사의 면담, 관찰, 개인적인 평가로 아이들을 진단하는 것이 맞는 방식인데, 이것의 객관성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한 어쩌면 부모들은 바뀐 교과서나 수업 내용을 보고 '무엇을 배우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비난을 할지도 모른다. 

아이의 바뀐 교과서를 보면서 진정한 교육의 본질 혹은 학교가 어떠해야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무조건 많은 양의 지식을 빠른 시간에 암기하여 객관식 시험에 정답을 잘 맞추는 아이는 성공할 수 없는 시대는 분명하다. 그래서 조금씩 교과서나 교육현장이 바뀌고 있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재미있는 공부, 배운 것을 내 것으로 잘 만들어서 활용하는 지식,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새로운 것을 잘 연계시키는 학습내용 등 창의성이라는 키워드에 걸맞는 학습이 현장에서도 잘 이루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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