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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근로자들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 한국어교실 개강
2013-03-04 11:18:37최종 업데이트 : 2013-03-04 11:18:37 작성자 : 시민기자   채혜정

일요일 오전 9시.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에 외국인근로자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2013년도 1학기 한국어 교육이 개강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는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한 주말 한국어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많은 외국인근로자들이 몰리고 있다. 
강의시간은 오전 10시. 하지만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도 센터는 외국인근로자들로 가득 찼다. 한국어교육에 대한 열의도 느껴졌지만, 오갈 데 없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애환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근로자들_1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근로자들_1
 
일요일에 개강한 한국어 수업에 등록한 외국인근로자들은 약 340명.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는 밀려드는 신청자들을 최대한 수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센터에 마련되어 있는 강의실 크기나 그 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어학습을 원하는 모든 외국인근로자들을 수용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날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센터를 찾아왔던 외국인 근로자들은 대부분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등록을 하지 않고 개강 일에 무작정 찾아온 사람들 중 수업만 어떻게든 들을 수 있게 해달라고 하지만 강의실은 이미 의자 하나를 놓을 공간도 없었다. 
실망감을 안고 돌아가는 사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해 몇 시간을 계속 센터에서 서성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평일에도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한 한국어교실을 운영해보려 했으나 외국인근로자의 일터가 대부분 먼 곳에 있고 야간 근무 등의 이유로 평일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런 어려운 여건 때문에 한국어학습을 위해 주말에 센터를 방문하는 것이다. 
한국어교실에 등록한 외국인근로자들은 국적이 매우 다양했다. 캄보디아, 베트남이 제일 많았고 중국,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방글라데시, 영국, 캐나다, 호주 등 다양한 국적들이 모여 한국어를 배우고 있었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근로자들_2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근로자들_2

아직도 외국인근로자들을 보는 시선은 낯설다. 서양인들에게는 과잉친절을 보이면서도 동남아시아 등 비교적 어려운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겐 친절보다는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남문시장을 갔는데 물건도 못 만지게 하더라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다. 
한국어를 몰랐을 때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그냥 웃기만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반말로 '저리가'라는 말이었다고 씁쓸해 하는 외국인 근로자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행복해지고 싶고 존중받고 싶어 하는 마음도 우리와 같으며 그들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자식이며 가족의 일원이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때 독일로 광부, 간호 일을 하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건너가서 그곳에서 상상이상의 고생을 하며 가족에게 돈을 보내왔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고향의 그리움을 간직한 채 열심히 일하여 돈을 보내왔다. 

우리도 그런 시절이 분명 있었다. 우리에게 소중한 형이며 아버지고 가족인 사람들이 타국에서 표현 못할 고생을 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근로자들을 바라보는 눈길은 따뜻하지 않다. 말을 알아듣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서 막말을 하기도 한다. 
가족 중 누군가가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일한다고 생각한다면 좀 더 따스하게 친절하게 외국인근로자들을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외국인근로자들의 한국어 학습은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각각 열의들이 대단하고 또 절실하다.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에서 운영되는 한국어수업을 듣기위해선 반드시 신청접수를 해야 수강할 수 있다. 이날 오전에는 입문A와B, 초급A와B, 중급, 고급반 6개 교실이 개강했고 오후에는 입문A와B, 초급A와B, 토픽반이 개강했다. 

오는 9일 토요일에는 토요일 한국어교실이 개강될 예정이며 시간은 저녁7시부터 9시까지이다. 2013년도 1학기 한국어교실은 6월까지 약 네 달 동안 이루어지며 2학기 수업은 8월 중순에 시작될 예정이라고 하니 언어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주변 외국인근로자들에게 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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