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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참새미 ‘신선약수터’가 재산 1호
광교산에서 만난 사람 원종군 씨
2013-03-04 19:56:45최종 업데이트 : 2013-03-04 19:56:4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연수

샘물과 길은 주인이 특정되어 있지 않다. 샘솟는 물을 마시는 이가 주인이요, 닦여진 길을 걸어가는 모든 이가 그 길의 이용자가 되고 주인이 되는 것이다. 

수원의 명산 광교산에는 많은 등산로가 있으며, 약수터라는 이름이 붙여진 샘물이 곳곳에 있다. 광교산을 찾은 시민들은 숲속으로 곧게 뻗은 등산로를 걷고 시원한 샘물에서 목마름을 달랜다. 

기자는 광교산을 오르다 신성약수터에 이르러 한잔의 약수를 맛보기 위해 걸음을 멈추었다. 약수터 주변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 있었고, 눈이 녹은 곳은 질퍽거렸다.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있는데 쿵쿵 하는 소리가 났다. 시원한 약수로 갈증을 해소 하고, 소리 나는 곳을 바라보니 괭이를 들고 약수터 길을 다듬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공원 관리소 직원이 휴일인데도 쉬지 않고 약수터를 정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겐 참새미 '신선약수터'가 재산 1호_1
약수터 주변을 정비

괭이를 든 노인은 약수터 입구로 오더니 아무렇게나 노여 있는 돌을 바로 놓기 위해 땅을 파고 돌을 심고 있었다. 기자는 "휴일인데도 쉬지 않고 나오셔서 근무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하고 말을 꺼냈다. 기자의 말을 듣고 있는 그 노인은 "나는 약수터을 관리하는 직원이 아니라 이 약수터의 주인이요," 하신다. 
"그러시군요! 이 약수터 산의 주인이시군요." 하고 되물었다. "산의 주인이 아니라 약수터의 주인이지요, 신선약수터는 내 재산 1호입니다." 하신다. 

나에겐 참새미 '신선약수터'가 재산 1호_3
신선 약수

노인의 말씀이 의아해 기자가 다시 물었다. "산의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약수터의 주인이 된단 말입니까?" 
노인은 허·허· 허 하고 너털웃음을 웃고는 "나는 안성 일죽에서 25년 전에 이곳 파장동을 이사 왔는데 약수를 한 달에 1000(18ℓ)병 이상을 가져다 먹는어요. 그리고 나는 약수를 가져가기 위해 올라올 때는 항상 괭이를 가지고 와 약수터의 주변을 정비하고 있으니 내가 이 약수터의 주인이라 할 수 있지요." 하신다. 그러시면서 신선약수터의 내력을 말하기 시작했다. 

나에겐 참새미 '신선약수터'가 재산 1호_2
삼봉산 약수터 표지

"이산은 광교산 자락으로 작은 봉우리가 세 개가 솟아 있어 삼봉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삼봉 줄기를 따라 3개의 약수터가 있는데 이곳 신선약수터와 굴뚝 골, 삼익 약수터가 있다. 내가 처음 신선 약수터를 이용할 당시는 그저 땅속에서 솟아오는 샘물에 불과 했다. 그랬던 이곳을 내가 시청에 민원을 제기 하여 약수터 3개를 현재와 같이 만들어 놓았다. 

"굴뚝 골 약수터는 앉은뱅이가 약수터 물을 마시고 걸어 다녔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신선약수터는 한 여름에도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솟아올라 참새미 골이라고 하였다. 60대년 까지는 참새미에서 솟아오는 물로 농사를 짓고 있었으나 당시 헐벗은 산을 살리기 위한 살림녹화사업으로 산림이 울창해 지고 산업이 발전하자 참새미 골의 다락 논은 논사를 짓지 않았다. 참새미 신성약수의 지표면은 백토로 이루어져 있으며, 약수는 백토 아래서 위로 솟아오르고 있다."

"약수터는 햇볕을 받아야 한다. 약수터를 만들 때는 빗물과 햇볕이 들지 못하게 지붕을 만들었는데 내가 지붕을 치워야 약수가 건강 하다고 건의하여 여기에 있어야 할 지붕이 저 건너편이 설치되어 있다. 다른 약수터는 물이 흐르는 주변을 깨끗이 정비한다고 세면을 발라놓았는데 이곳은 자연석을 쌓아 놓아 친환경을 샘물을 유지하고 있다."

나에겐 참새미 '신선약수터'가 재산 1호_4
약수터 길 정비

"신성약수가 예전에는 저 위 언덕아래 있었으며, 물이 솟아오르는 곳에 세면을 발아 물길을 만들었는데 그것을 전부 헐어내고 그 자리에 밑 둥에 구멍이 난 항아리를 묻어 항아리에 물이 고이게 하여 이곳으로 흐르게 하고 있다. 약수터 공사를 할 때 내가 자문을 했으며, 저 위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몇 사람도 공사를 함께 도와주었다."고 하셨다. 

노인의 신선 약수터 사랑 이야기를 듣고 보니 사실 확인이 궁금했다. 기자에게 약수터의 내력을 이야기하면서도 괭이질을 멈추지 않는 노인과 작별인사를 마치고 약수터 위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았다.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괭이를 들고 약수터를 정비하고 있는 노인에 대하여알아 보았다. "안녕하셔요. 저 아래 약수터에서 괭이를 들고 계시는 분이 신선약수터를 이전 할 때부터 관리하셨다는데 아시는 분이 계신가요?" 말을 꺼냈다. 그러자 운동을 하고 있던 한분이 대답했다. "예 맞습니다. 저분이 이 약수터를 이전할 때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나도 가끔씩 공사할 때 함께 도와주었습니다. 저분은 신선약수터 주변을 1주일에 한 번씩은 관리하면서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약수터와 운동시설을 소중히 사용 하자고 당부의 말씀 하십니다." 하고 말해 주었다. 

기자는 노인의 성함을 여쭈어보았다. 내가 좋아 하는데 무슨 자랑할 일도 아닌데 하면서 이름 밝히기 꺼려했지만 거듭 물어보자 마지못해 자신의 이름을 '원종군'이라고 말씀 하셨다. 

자연은 주인이 특정되어 있지 않지만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소중히 관리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마음껏 사용하고 관리는 소홀히 하면서 살고 있다. 누구나 말한다. '자연을 사랑하자'고 그렇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내 자신도 부끄러워진다.

자연. 광교산 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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