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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과 함께한 제부도 나들이
2013-03-01 17:16:30최종 업데이트 : 2013-03-01 17:16:3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시골에 계신 어머님이 병원에 치료차 수원에 올라와 계신지도 3주째이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어디를 모시고 가고 싶은데 마음뿐으로 그칠 때가 많았다.

신랑이 쉬는 날을 택해서 어머님을 모시고 바람을 쐬러가자며 집을 나섰다.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가 어머님이 유난히 바다를 좋아하는 것이 생각이 났다. 물놀이뿐만 아니라 조개를 캐거나 맛 조개를 잡거나 비릿함이 풍기는 바다바람 까지도 좋아하시는 분이 바로 우리 어머님이시다.

그래서 생각난 곳이 수원에서 가까운 제부도였다.
바다구경 시켜드린다며 나들이 길을 재촉하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집에 있는 것이 젤로 편한데 그리고 움직이면 돈인데 뭣 하러 나가려고 일을 만드는지 모르겠네 그려" 말은 그렇게 하시면서 들뜬 표정과 즐거움이 한껏 묻어나는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었다.

가까운데 있으니 그리 염려하지 말라는 말로 우선 어머님을 안심시키고서 차에 올랐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한적함과 시골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논과 밭의 풍경들이 반가움으로 비치는 모양이다.
준비해간 간식으로 입을 다시면서 가다보니 어느새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바다 사이로 바닷길이 나 있는 모습을 참 신기한 듯 바라보신다.

혹시 들어갔다가 물이 차서 나오지 못하면 큰일이니 잘 알아보고 들어가자며 신신당부를 하신다.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어머니! 무슨 걱정이세요. 그러면 이곳에서 실컷 구경하고 놀다가 하루 자고 가면 되지요"
"얘들 걱정 때문에 네가 그럴 수 있냐? 말은 잘하네 그려" 어머님의 말에 다 같이 한 바탕 웃고서 절대 어머님이 걱정할 일 생기지 않는다. 는 다짐을 받고서 제부도 안으로 들어섰다.

어머님과 함께한 제부도 나들이_1
제부도의 빨간 등대를 배경으로 한 컷

어머님과 함께한 제부도 나들이_2
바다를 유난히 좋아하시는 어머님

역시 예상대로 바다를 바라보는 어머님의 얼굴이 유독 밝고 즐거운 소녀의 어여쁜 모습 같다. 바닷바람이 유난히 불어대서 어깨를 꾸부리고 종종 걸음 치는 내 모습과는 천지 차이이다.

제부도의 상징처럼 된 빨간 등대 앞에서 사진 한 장을 찍어 드렸다. 나이 든 늙은이 어디에 쓰려느냐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정말 환한 표정을 지으시는 멋쟁이 어머님이시다.
목재다리를 설치해 놓아서 낚시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보인다. 바닷바람이 거세서 잠깐 오고가는 것도 힘든데 힘든 줄 모르고 낚시 줄을 드리운 채 기다리는 그들의 패기가 문득 그리워지고 부럽다는 생각을 순간 해본다.

바다 풍경을 가까이서 즐길만한 곳이기도 하다.
바다를 낀 해안산책로 또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억을 만드는 장소이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풍광 좋은 바다경치를 보며 나누는 이야기의 맛은 어떨까? 좋은 추억이 될 듯하다.

한 바퀴 돌아보았다. 모래사장이 펼쳐진 해수욕장이 보인다. 곳곳에 쉬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쉼터이자 의자가 설치되어서 쉴 수 있는 고마운 공간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오가는 곳이 해수욕장과 매바위와 갯바위가 있는 곳이다. 특히 연인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바위의 모양이 특이하고 붉은 빛을 띠는 것이 눈길을 끈다.

어머님과 함께 해수욕장에서 매바위 있는 곳까지 걸어 보았다. 차가운 바닷바람에도 이곳저곳 살피고 구경하느라 추운 줄 모르는 어머님이시다. 오기를 잘했다는 말씀도 한 마디 하신다.

점심식사로 커다랗고 두툼한 해물파전과 바지락이 듬뿍 들어간 칼국수를 시켰다. 추위에 떨어서인지 뜨끈한 칼국수 국물에 자꾸 손이 간다. 
시장기를 느껴서인지 아니면 얄미운 바닷바람의 기승 때문인지 뜨끈한 칼국수와 파전이 게눈 감추듯이 싹 비워 버렸다. 

"아들 며느리 덕분에 좋아하는 바다구경 실컷 하고 좋아하는 칼국수까지 먹고 정말 좋다. 고맙다. " 언제부터인가 고맙다는 말을 자주하시는 어머님이시다. 그런 말을 듣기가 부끄럽다. 
오늘도 어머님을 통해서 나도 하나 더 배운다. 표현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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