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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 축제 진수 보여준 고색동 줄다리기
24일, 정월대보름 축제 열며 주민들 화합 다져
2013-02-25 10:48:33최종 업데이트 : 2013-02-25 10:48:3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대보름 축제 진수 보여준 고색동 줄다리기_1
대보름 축제 진수 보여준 고색동 줄다리기_1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농업이 생활의 근간을 이룬 만큼 농작의 풍요를 기원하는 풍속들이 대대손손 이어졌다. 
즉, 음력을 기준으로 하여 정월부터 섣달까지 반복되는 전승의례로서 닥쳐올 수 있는 액은 물리치고 만복은 불러들이는 세시풍속으로 주로 정월에 집중되어 있다. 
왜냐하면 일 년을 단위로 볼 때 이때가 농한기에 해당해 새로운 한해의 무사안녕과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기에 적당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세시풍속은 농사의 주기와 깊은 관련이 있는 만큼 산업 사회의 발달과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이른바, 서양문물이 우리생활에 밀려들면서 자연스레 잊혀지는듯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서면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가 대두되면서 마침내 민속문화의 본질인 마을공동체 회복의 중요성도 떠오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민속이 대부분 마을단위로 차이를 달리하며 전승되었던 만큼 '전통문화계승'이라는 화두로 마을 곳곳에서 복원의 바람이 때를 맞춰 일기 시작했던 것.

진정한 축제란 바로 이런 것

지난 24일은 세시명절 가운데 활발하게 행해지는 풍속일 중에서 오곡밥을 먹고 부럼을 깨물고 더위를 파는 '정월대보름'이었다. 
기자는 이날 아침 10시, 예로부터 정월대보름이 되면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민속줄다리기가 벌어진다는 '고색동 줄다리기(일명, 코잡이)' 행사에 다녀왔다. 

2년 전 대보름날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당시보다 훨씬 많은 관객들에 놀라고 또한 그들에게 무한 제공된 국수의 어마어마한 양에 놀라고,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이 되어 즐기는 웃음소리에 정말로 놀랐다. 
화합과 단합이란 바로 이런 것이란 진리를 새삼 일깨워준 날이었다. 

대보름 축제 진수 보여준 고색동 줄다리기_2
대보름 축제 진수 보여준 고색동 줄다리기_2

이날 수많은 인파를 무대로 집결시킨 '경기도당굿 공연'과 '국립국악원 공연' 그리고 줄다리기....등은 흥미와 재미를 선사하며 관객들을 몰입시켰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덩실덩실 춤을 추고 하늘 높이 웃음소리를 날리며 좋아했다. 

"어제 저녁만 해도 시어머니 잔소리처럼 지랄 같은 날씨였는데, 오늘 이렇게 맑고 화창한 날씨가 우리들을 반겨주니 올 한해 고색동은 물론 가가호호 태평하고, 지역경제도 일어나고, 모두 소원성취 하시길...."
경기도당굿 보존회의 굿 공연에 모두 합장하고 마음을 비울 즈음 나온 이말 한마디에 객석에서는 순간 폭소가 터지고, 국립국악원 단원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공연에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끊임없이 삶아지는 국수 가락

고색동 줄다리기에 앞서 아침 9시부터 열린 '당 제사'와 '줄 고사' 그리고 이어지는 축제들을 보러 온 관람객들을 위해 주최 측에서 잔치국수를 마련했다. 

마을의 주민들은 물론 외부사람들에게 무료로 대접하는 점심시간은 딱 한 시간이라고 했지만 낮1시가 지나도 계속해서 제공되었다. 
한쪽에선 끊임없이 국수가 삶아지고 그릇들이 헹구어지고 임시 무료급식소 비닐하우스엔 떡과 머리고기와 과일과 찬이 무한정 제공됐다. 
누구랄 것 없이 모두가 손을 걷어붙이고 자발적으로 봉사에 나서는데 그 풍경자체가 감동이었다. 

대보름 축제 진수 보여준 고색동 줄다리기_3
대보름 축제 진수 보여준 고색동 줄다리기_3

행사장 주변의 홍어집이며 국수집 등 이날만큼은 고색동을 찾은 손님들을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기꺼이 무료 급식소로 탈바꿈했다. 
오늘 하루 장사를 접은 마을의 식당만 봐도 단합이 어느 정도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자신의 평안을 빌면서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마을주민들의 단합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달집을 태우며 소원을 빌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모두의 소원을 담은 달집태우기다. 
코잡이 놀이가 끝난 직후 바로 태워진 달집...올 한해 나쁜 구설수는 물러가 달라고,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평안하게 해달라고 각자의 소원을 담아 빌고 또 비는 시간이었다. 

물론 줄다리기 3판이 정해진 각본대로 각시(여성)팀이 승리해 풍년과 행운이 있는 계사년이 될 거라고는 했지만, 줄을 잡은 이들과 그곳 공간을 채운 이들 모두는 한마음이 되어 한해의 안녕을 축원했다.

고색동줄다리기 복원에 담긴 의미는

이날 축사에 나선 박장원 수원시의원은 "고색동은 김덕수 사물패가 태동한 곳"이라고 했고, 이희남 고색동개발위원장은 "5일간 지신밟기에 열과 성을 다하신 최인석 노인회장께 감사드리고 고색동줄다리기는 수원의 자랑스러운 전통"이라고 했다.

민주당 신장용 국회 의원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고색동 줄다리기 복원이 갖는 의미를 되살리며 화합과 단합의 자리가 되길'바란다고 했다.
새누리당 배은희 전의원은 "대대로 내려온 세시풍속을 오늘 온가족이 체험하고 추억으로 남기는 축제"라고 했고, 정미경 전의원은 "십시일반 거둬 열게 된 오늘 이 행사를 보니 둥실둥실 춤추고 싶은 날"이라고 했다.  
모두가 일맥상통하는 덕담이다. 

대보름 축제 진수 보여준 고색동 줄다리기_4
대보름 축제 진수 보여준 고색동 줄다리기_4

고색동줄다리기의 역사는 수원화성축성 이후 양반계층과 평민계층인 농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행사로 전성기 때는 30여개의 두레패가 참가할 정도로 큰 행사였다. 집집마다 나누어서 그들을 대접했기 때문에 쌀이며 된장, 간장이 바닥날 정도였다고 하니 당시 줄다리기의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중단되었다가 마을의 액운과 대동단결을 위해 다시 이어지다가 1987년에 이르러 잠시 중단되었다. 그리고 1995년 동민과 청년회가 중심이 되어 전통문화계승을 위해 복원, 오늘에 이르렀다.(2003년 11월27일 줄다리기 및 당집-수원시향토유적 제9호로 지정)

민속은 우리들의 삶과 깊은 관련이 있기에 소중하다. 그 속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진 우리들의 문화자산이기 때문이다. 현실 문제를 일깨우게 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담겨있기에 문화적 전통으로 이어가야 한다. 사라져간 전통을 복원· 재연하여 오늘에 이른 '고색동줄다리기'가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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