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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사랑은 영원한 예술의 소재
뮤지컬 '아이다'
2013-02-21 08:26:10최종 업데이트 : 2013-02-21 08:26:1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비극적 사랑은 영원한 예술의 소재 _1
비극적 사랑은 영원한 예술의 소재 _1

사랑이라는 소재는 드라마, 영화, 뮤지컬, 소설 등 모든 예술 작품의 모티브가 된다. 진부해보이기만 하는 사랑이야기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사랑이야기, 특히 비극적인 사랑은 사람들의 가슴을 절절하게 만든다. 
나의 과거의 이루지 못했던 사랑, 신화와 전설, 역사 속의 사랑, 지금도 현재 진행중인 많은 사랑은 우리를 가슴뛰게 만든다. 삶의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유가 사랑이라는 것은 너무도 아름답지 않은가!

뮤지컬 '아이다'를 보았다. 줄거리는 이미 잘 알려져 있어서 별다를 것 없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금 뮤지컬로 보는 '아이다'는 비운의 사랑이라는 소재가 극을 풍성하게 만들면서 가슴 속에 잠자고 있는 사랑을 깨워나게 한다. 

이집트의 장군 라마네스는 옆 나라 누비아를 침공한다. 수많은 누비아 사람들이 이집트의 노예로 끌려오게 되고, 그 중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도 포함되었다. 공주의 고귀한 신분과 자태는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 법인지, 라마네스 장군의 눈에도 남달라 보인다. 누비아의 공주인 아이다는 노예가 되어,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의 시녀가 된다. 암네리스는 파라오의 딸, 이집트의 공주다. 라마네스와는 어린 시절부터 소꿉친구라 할 수 있을 정도이며, 앞으로 결혼할 사이이기도 하다. 암네리스 공주는 라마네스의 사랑을 얻기 위해 화려한 드레스로 몸을 치장하는 것이 일상이다. 그렇지만 라마네스 장군은 여자보다는 전쟁과 모험을 더욱 사랑한다. 그리고 점점 더 아이다에게 빠져든다. 노예로 끌려왔지만 아이다의 솔직함, 직설적인 말,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때문이다. 

뮤지컬 '아이다'에서는 두 여자가 등장한다. 암네리스와 아이다. 두 캐릭터가 선명하게 대비된다. 암네리스는 자신의 내면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며 끊임없이 외적인 치장에만 신경쓰는 속물로 비춰진다. 하지만 속마음은 장군에 대한 순수한 사랑으로 가득차다. 뮤지컬 안에서 암네리스가 화려하게 꾸며 입고, 시녀들로부터 달콤한 이야기만 듣길 좋아하는 모습을 보인다. 딱 철없는 공주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암네리스가 밉지는 않다. 모든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한 가지 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 사랑받고 싶은 마음, 자신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암네리스에게 그대로 보여진다. 곱고 예쁜 인형같은 모습이고만 싶다. 암네리스는 결코 사악하지도 않다. 마지막에 라마네스 장군과 아이다와의 사랑을 알게 되고, 배신감에 치를 떨지만 혹독한 처형을 내리지 않는다. 영원히 둘의 사랑을 이룰 수 있도록 한 무덤에 넣어 매장시키는 나름 따뜻한(?) 처벌로 인자함을 보인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남자이지만, 아이다와의 사랑을 저 세상에서나마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배려로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자 한다. 어쩌면 '아이다'에서 비극적인 인물이 바로 암네리스 일 수 있다. 파라오의 딸, 공주의 신분으로 잔혹한 캐릭터로 변할 수 있었지만, 암네리스는 자신 안의 '여성성'을 발견하여 진정한 사랑을 승화시켜낸다. 그래서 결코 영원히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다. 

한편 암네리스의 반대편에 선 대비적인 인물 아이다. 장군의 사랑을 얻어 평생 안락한 삶, 혹은 자신만의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다. 자신의 나라 누비아에 대한 사랑과 노예로 끌려온 동포애 대한 연민이 그 속에 있다. 하지만 아이다도 끊임없이 고민한다. 조국인가 사랑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라마네스 장군과 도망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한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누비아라는 나라였다. 아이다는 강인한 캐릭터다. 그리고 지혜롭다. 공주 암네리스에게도 솔직한 생각을 이야기한다. 아부하거나 아첨하지 않는다. 또 라마네스 장군에게도 "네 삶의 주인은 너야"라고 외치며, 라마네스의 아버지인 '조세르' 로부터 혹은 나라의 의무로부터 벗어날 것을 이야기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캐릭터다. 라마네스가 아이다에게 끌린 모습도 바로 이런 담대함 때문이다. 

자신의 인생을 상황에 내맡기지 않고,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강인한 정신력! 사실 남자들이 연약하고 보호본능 일으키는 여성들에게 끌릴 수 있다 .하지만 '아이다'와 같은 솔직하고, 진취적이고, 용기있는 여자도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아마도 라마네스 장군의 모헙심가득한 성격 때문에 아이다를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비극적 사랑은 영원한 예술의 소재 _2
비극적 사랑은 영원한 예술의 소재 _2

뮤지컬 '아이다'는 극으로서의 완성도도 높았다. 뮤지컬 애호가는 아니지만,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세트, 무대, 조명까지 완벽하다. 거기다가 9번이나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암네리스 공주의 모습과 배우들의 현란한 춤솜씨는 그 자체로 환상이다. 당연히 음악도 최고, 엘튼 존이 작곡한 웅장하면서도 힘있는 노래, 애절한 사랑의 아리아까지 가슴의 울림을 준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몸으로 느끼게 하는 뮤지컬은 모든 예술 장르가 통합된 형태이다. 문학, 역사, 의상, 미술, 음악, 춤 등이 종합적으로 표현된 뮤지컬 안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감각을 자극받는다. 짧은 시간동안 한 차원 높은 창조성을 경험할 수 있는 코스라고나 할까?

뮤지컬이 끝나고, 집으로 오면서는 암네리스 장군을 연기한 배우 김준현의 가슴 근육이 떠오른다. 암네리스와 아이다가 서로 어루만지면서 사랑을 노래하는 그 손짓이 기억난다. 그리고 온 몸을 내던지면서 다양한 춤으로 주인공들을 돋보이게 표현했던 연기자들의 모습, 몸 동작 하나하나가 생각이 난다. 뮤지컬 보면서 음악보다 연기자들의 '몸'에 빠져들기는 또한 처음인 듯! 많은 젊은이들이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뛰어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만큼 매력적인 에술 장르가 바로 뮤지컬이 아닐까...
뮤지컬 '아이다'는 4월 28일까지 서울 디큐브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150분 공연시간이다.

비극적 사랑은 영원한 예술의 소재 _3
공연 시작 전 촬영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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